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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통 에너지회사서 혁신 성공할까…'은자 경영' 30년 E1의 승부수


전기차 충전사업·IPO 추진 이어 평택에너지 등 LNG 사업 본격 진출
전략가 구동휘 LS엠앤엠 대표, 종합에너지기업 겨냥 신사업 밑그림

[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30년간 LPG사업을 지속하며 조용히 내실을 다져온 '은자경영'의 대명사인 E1이 사업 다각화의 포문을 열어 제치고 있다.

LNG 사업 진출과 더불어 기존 LPG 충전소를 이용한 전기차 충전 사업에 속도를 내는 등 신성장 엔진을 위한 승부수를 던지는 모습이다. 조용히 LPG 유통사업만 추진해온 이전 경영 컬러와는 사뭇 결이 다르다.

E1 여수기지 전경. [사진=E1]
E1 여수기지 전경. [사진=E1]

◇LPG사업 안정성 있지만…에너지산업 신성장 동력 '필수'

E1의 변신에는 우선 매출의 98%를 차지하고 있는 LPG 유통사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사실 LPG사업이 당장 축소되거나 성장이 멈출 가능성은 없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LPG·에탄(Ethane) 수요는 2021년 50억3000만배럴에서 2028년 58억배럴 수준으로 연 평균 2.4%의 성장이 추정된다. 올해 국내 LPG 수요 역시 수송·석유화학용 수요 변동 영향으로 2.0% 증가한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다.

문제는 LPG사업 하나만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또, LPG사업은 유가와 가격 규제 등 외생변수에 취약하다. 기본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정하는 국제LPG가격(CP)에 의해 좌우된다. 국제LPG가격 하락과 LPG판매량 감소의 영향으로 지난해 E1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2.0%, 66.6% 감소한 7조8277억원, 931억원에 머물렀다.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 게 뻔해 미래는 장미빛으로만 보기 힘들다. LPG는 저공해 에너지원으로 타 화석연료 대비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수송 부문에서 전기차 수요가 점진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점은 분명 위기 요인 중 하나다.

구자열(왼쪽) LS그룹 이사회 의장과 구동휘 LSMnM 대표이사. [사진=LS]
구자열(왼쪽) LS그룹 이사회 의장과 구동휘 LSMnM 대표이사. [사진=LS]

E1의 변신은 LS그룹이 2세에 이어 3세들이 임원으로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LS그룹 전반에 혁신 바람이 부는 것과 무관치 않다. E1의 현재 최대주주는 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지분 12.78%)이다. 구 의장의 장남이 바로 E1 신성장사업부문을 지휘했던 3세 구동휘 LS엠앤엠(MnM) 대표이사다. 구 대표는 경영 전략가로서 이차전지 등 LS그룹의 신사업 밑그림을 그리는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1, 전기차 충전 사업에 이어 LNG사업 본격 진출

먼저 E1은 신사업으로 전기차 충전사업을 낙점했다. LS그룹과 공동투자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 계열사 LS이링크를 세운 것. LS전선과 LS일렉트릭 등이 보유한 전기·전력 분야 솔루션과 전국 350여 개의 충전소를 보유한 E1의 운영 노하우를 결합해 전기차 시대에 대비한다는 포석이다.

지난해 LS이링크는 설립 2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기업간 거래(B2B) 시장을 대상으로 전국의 주요 사업자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단계적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이 기세를 몰아 올해 내로 국내 IPO를 성공해 고도 성장을 일군다는 계획이다.

E1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LNG사업에도 본격 진출한다. 지난 15일 E1은 하나증권의 평택에너지서비스·김천에너지서비스·전북집단에너지 3개 발전소 지분 매각 입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경쟁사인 SK가스는 E1보다 먼저 LNG 시장에 뛰어들었다. SK가스는 현재 LPG·LNG를 동시에 생산하는 복합화력발전 '울산GPS'를 건설 중에 있다.

◇LPG사업도 강화...수익 활로 모색하는 E1

E1은 기존 LPG사업에서도 해외 신사업에 진출하는 등 수익원 다각화를 도모하고 있다. E1은 베트남 티엔펑 산업단지(꽝닌성)에 8만톤(t) 규모(프로판 5만t·부탄 3만t)의 LPG 냉동터미널 건설을 추진 중이다. 탱크터미널이란 육·해상을 수송하면서 석유 물류를 저장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저장시설사업이다. 베트남은 취사용 LPG가 일반적으로 보급된 국가로, LPG 기반 석유화학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E1 관계자는 "다변화 시대에 다양한 에너지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신사업을 지속 검토해왔고 지금까지 영위해온 에너지 분야 내에서 확장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984년 '여수에너지'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E1. 국내외 10개 판매 거점을 구축해 약 30년간 '땅집고 헤엄치는' 보수적인 경영을 해온 단기통 에너지회사 E1이 종합에너지 회사로 변신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시은 기자(isieun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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