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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땐 발로 뛴다"···이재용, 직접 반도체 챙긴다


지난달 윤 대통령 취임식 참석 후 광폭 행보…내주엔 네덜란드 출장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 정부 출범 이후 해외 현장경영에 나서는 등 경영 활동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위기론이 불거진 반도체 사업을 직접 챙기며 삼성 반도체의 '초격차'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천명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7~18일까지 약 열흘간 일정으로 네덜란드 출장길에 오른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 합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법원에 출장기간 불출석 의견서를 냈고, 재판부도 이를 허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ASML을 방문했을 때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ASML을 방문했을 때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수급 협상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ASML은 EUV 장비를 독점 생산하고 있으며 네덜란드에 본사가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20년 10월에도 ASML 본사를 방문한 바 있다.

EUV 장비가 ASML에서만 생산되다 보니 공급량은 제한적이다. ASML에서 한 해 생산되는 EUV 장비 수는 한 해 30~40대에 불과하다. EUV 장비 한 대당 가격은 1천500억~2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수요 급증으로 3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EUV 장비 수급을 위해 줄을 서야 할 정도다. 평택 반도체 공장 증설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앞두고 EUV 장비 확보가 급한 상황이다.

삼성 반도체는 올들어서도 금메달급 성적을 냈지만 업계 안팎에선 삼성 기술 경쟁력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최근 이 부회장은 직접 현장을 뛰며 이를 불식시키려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후 잠행을 하다 지난달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기점으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 반도체는 1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26조8천700억원)을 달성했다. 미국 반도체의 자존심 인텔 매출(약 23조3천300억원)을 앞서며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그동안 파운드리 수율(생산품 중 양품 비율), 엑시노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성능, D램 공정 개발 지연 논란에 휩싸였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는 선두업체로서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다"며 "파운드리 5개년 수주잔액은 전년도 매출의 8배 규모"라고 해명했지만 뒤숭숭한 분위기는 지속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방한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달 20일 삼성 평택 공장 방문은 분위기 반전 카드였다. 삼성 반도체가 한·미 기술동맹의 구심점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렸고, 이 부회장도 바이든과 윤석열 대통령을 영접하고 삼성 반도체 기술을 소개하면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바이든 방한 이후 이 부회장은 반도체 초유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공격적인 투자 계획으로 공고히 했다. 삼성은 향후 5년간 45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미 세계 1위엔 메모리뿐만 아니라 반도체 설계(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도 정상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부회장은 대규모 투자 발표 후 엿새만인 지난 30일엔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삼성 서초 사옥에서 회동해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경쟁자이자 동반자인 두 회사의 수장은 메모리반도체, 파운드리 등 사업 전반에 걸쳐 협업 방안을 모색했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인텔이 중앙처리장치(CPU) 등을 제외하고 일부 칩 생산은 삼성에 맡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 반도체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이번 출장을 시작으로 해외 현장 경영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도체가 팹리스, 파운드리 등 복잡한 비즈니스로 얽혀 있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활발히 가동돼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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