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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현대·신세계 百 빅3, '대구대첩' 본격화


2조 시장 두고 격돌…신세계 오픈에 롯데·현대 리뉴얼로 '맞불'

[장유미기자] 40년만에 화려하게 귀환한 '대구 신세계'가 오는 15일 정식 오픈하며 대구‧경북 지역의 백화점 빅3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업계 강자로 꼽히는 롯데·현대를 비롯해 지역 전통의 대구백화점 등이 운영되고 있는 이 지역은 인구·소비잠재력·교통 인프라를 두루 갖춘 경북권역 최대 상권으로, 신세계의 합류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13일 신세계는 오는 15일 연면적 33만8천㎡(10만2천400여평), 영업면적 10만3천㎡(3만1천200여평) 규모에 다양한 쇼핑·문화 콘텐츠를 갖춘 대구점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신세계가 대구에 다시 점포를 오픈한 것은 40여년 만이다.

신세계는 앞서 삼성 계열사이던 지난 1973년 대구에 백화점 점포를 열었으나 4년만에 문을 닫았다. 대구는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이 무역회사 삼성상회를 처음 시작한 곳으로 삼성의 발원지로도 유명하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대구는 삼성의 출발지로, 신세계도 삼성 패밀리였기 때문에 대구에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며 "대구점을 통해 지역 발전과 상생에도 앞장 서 대구의 자랑거리로 우뚝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의 민자 복합환승센터인 동대구 복합환승센터에 위치한 대구 신세계는 아쿠아리움과 테마파크 등 다양한 시설을 앞세워 전국 가족 단위 관광객을 끌어모은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는 이곳에 총 8천800억원을 투자했으며 지역 내 1등 백화점으로 키워 내년에는 연매출 6천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또 현지법인 동대구복합환승센터(지분율 60%)를 설립해 지역 경제발전에도 한 몫 한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대구 신세계는 신세계그룹의 유통 노하우를 총집약시킨 복합쇼핑 문화공간"이라며 "복합환승센터의 이점을 십분 활용함으로써 전국 고객들이 찾는 대구·경북 지역 대표 랜드마크로 육성해 지역경제 발전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가세로 판 커진 대구상권…기존점, 손님 뺏길까 '전전긍긍'

올해 유난히 대형 신규 점포를 많이 출점한 신세계는 대구점을 끝으로 6대 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었다. 신세계는 올해 2월 강남점 증축을 시작으로 부산 센텀시티몰 증축, 시내면세점, 김해점 개점, 하남점 개점, 대구 신세계 개점 등을 통해 외형을 크게 키웠다.

특히 대구점 개점은 신세계가 올해 가장 공들인 프로젝트로 정유경 총괄사장이 많은 관심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점 내에 오픈하는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역시 정 총괄사장의 작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신세계는 대구지역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명품부터 여성·남성·스포츠·화장품 등 전 상품군에서 풀라인 브랜드를 구성함은 물론 토이킹덤·일렉트로마트 등 신세계그룹의 전문점까지 총 700여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현재 입점이 확정된 해외 유명 브랜드로는 루이비통·구찌·페라가모·생로랑·보테가베네타 등으로, 이달 말 구찌를 시작으로 버버리, 티파니, 디올, 불가리 등이 내년 초까지 오픈할 예정이다. 다만 루이비통과 함께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샤넬·에르메스 등의 입점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성구 등을 중심으로 현대백화점을 이용하던 이들이 신세계 대구가 오픈하면 그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신세계 측이 엔터테인먼트 시설 외에 MD 구성을 어떻게 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해외 브랜드 MD가 월등히 좋아 고객들이 신세계로 많이 이동할 지는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신세계가 공격적인 투자에 최신 쇼핑 트렌드를 반영하려고 노력한 만큼 기존 경쟁 점포들이 긴장감을 늦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신세계의 가세로 이 지역에서 영업을 하던 기존 백화점들은 고객을 뺏길 것을 염려해 최근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벌여 '맞불작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연매출 7천억원대를 기록하며 지역 내 1위 자리를 유지하던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9월부터 300억 가량을 들여 전 층에 걸쳐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에 나서 내년 하반기에 완료할 예정이다. 리뉴얼 완료 시 브랜드 수는 10~20% 가량 더 늘어날 예정이다. 또 '휴식이 있는 명품 백화점'을 콘셉트로 내부에 작은 정원을 설치하고 지하 1층 식품관 면적을 55% 가량 확대하며 델리와 명품 브랜드를 더 보강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대구점은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3대 명품인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이 모두 입점한 곳"이라며 "명품·수입의류 매장은 압구정 본점 수준인 총 60개로 구성돼 리뉴얼 후 고객들이 더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매출 4천억원대인 롯데백화점은 신세계 대구점 오픈을 앞두고 이를 견제해 지난해 3월부터 리뉴얼 공사에 돌입해 올 11월에 완료했다. 이번 리뉴얼 공사로 기존 롯데시네마가 있던 9~10층이 백화점 영업장으로 바뀌었고 옥외 주차장 6~7층을 증축하며 영업매장과 주차장이 확대됐다. 리뉴얼 및 증축 비용은 총 1천300억원이다.

면적은 3만3천여㎡(1만여평)에서 5만여㎡(1만5천여평)으로 50% 확대됐으며 입점 브랜드도 150여개가 증가해 700여개로 늘었다. 또 신세계가 지역 최대 규모의 문화시설을 구성한다는 점을 의식해 미디어파사드, 문화홀, 갤러리 등 문화시설 확대에 중점을 두고 리뉴얼을 진행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 대구점은 백화점 빅3 중 가장 먼저 대구에 입성해 10년 넘게 영업을 해 온 만큼 지역 우수고객들의 충성도가 상당히 높다"며 "이번 리뉴얼로 식품관 면적이 기존보다 30% 이상 늘어났고 남성관의 MD도 보강된데다 각종 서비스도 강화하는 등 고객들의 만족도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구·경북 지역에서 백화점 3사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치게 되면서 업계에서는 1조6천억원 규모인 이 지역 백화점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아직 MD력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아 집객력을 높이기에는 당분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이 고정고객을 확보하는건 최소 3년 이상 소요되는데 그것도 MD력이 충분히 갖춰졌을 때 얘기"라며 "백화점은 결국 해외패션 등 명품 MD가 중요하기 때문에 미완(未完)의 MD로는 고객 몰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신세계는 부산 센텀시티점을 성공 사례로 들며 대구점이 지역 내에 빠르게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해 6대 프로젝트를 완료함으로써 내년 백화점 영업 총매출액이 현대보다 앞선 업계 2위에 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전국 백화점 점포 수는 롯데백화점이 33개, 현대가 15개, 신세계가 13개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최근 인터넷, 모바일 등 다른 유통채널과 경쟁해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보고 아쿠아리움, 주라지 등 다양한 체험형 시설을 구성해 점포 경쟁력을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내년부터 이런 시설들이 충분히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며 철저하게 지역 1번점 전략을 펼쳐 다른 곳에 비해 경쟁우위에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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