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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20%를 지켜라"…百, 'VIP 모시기' 경쟁


장기 불황·신규 출점 영향으로 'VIP 고객' 이탈 우려…혜택 강화 나서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최근 장기 불황으로 성장세가 갈수록 꺾이고 있는 데다 유통업체들의 잇따른 신규 출점으로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자 백화점들이 VIP 혜택을 강화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또 올해도 각 유통업체들이 여러 지역에 새로운 점포를 오픈할 것으로 알려져 '큰 손' 역할을 하는 단골고객 확보를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올해 VIP 고객 등급을 새롭게 개편하고 포인트 제도 신설 등 혜택도 대폭 확대한다. 특히 잠재적 주요 고객인 젊은 VIP 고객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우수 고객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 눈에 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부터 VIP 등급을 기존 3개 그룹에서 4개 그룹으로 확대하고 매년 등급별로 일정 금액의 포인트를 증정하는 제도를 신설하는 등 VIP 제도를 새롭게 개편했다.

먼저 올해부터 기존 VIP 등급인 프레스티지, 크라운, 에이스 3개의 그룹에서 최상위 그룹인 레니스 등급을 신설해 총 4개의 그룹을 운영한다. VIP는 연간 구매 금액이 2천만원, 3천500만원, 6천만원, 1억원 이상이면 각각 에이스, 크라운, 프레스티지, 레니스 등급을 부여한다. 에비뉴엘 VIP는 기존과 동일하다.

롯데백화점의 VIP 고객들은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 신설된 포인트제를 통해 등급별로 연초에 일정 금액의 포인트를 지급받아 호텔 패키지, 골프, 고급 레스토랑 이용권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이들은 롯데백화점 매장에서 롯데카드로 결제 시 등급에 따라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고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 미국 메이시스, 스위스 마노, 홍콩 타임스퀘어 등 총 8개 국가의 유명 백화점에서도 VIP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다음달부터 VIP 등급을 5단계에서 6단계로 확대하고 기존보다 낮은 기준의 새로운 등급을 신설하는 등 VIP 제도를 대폭 개편한다. 특히 분기별 구매 금액이 100만원만 넘어도 다양한 할인과 라운지 이용 등 혜택을 3개월 동안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신세계 VIP 엔트리(시작) 등급인 '로얄' 등급의 경우 연 800만원 이상, 12회 이상 구매고객이 대상이었으나, 새로 개선된 VIP 등급에서는 연 400만원, 24회 구매 이상 실적이 충족되면 신설된 '레드'(RED)등급을 부여받게 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VIP 제도의 엔트리 등급인 '로얄' 등급이 구매력은 약하지만 미래의 VIP 고객이 될 수 있는 20~30대 젊은 VIP 고객을 확보하는데는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고 판단해 이 같이 제도를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올해 4월부터 매달 신규 등급 회원을 선정하며 선정 후 3개월이 지나면 기존 조건에 맞춰 등급을 재심사한다. 또 이번 '레드' 등급 신설로 20만명이 새롭게 신세계의 VIP 고객으로 선정됐다.

신세계백화점 전략본부장 유신열 부사장은 "올해 내실을 다지는 원년으로 삼고 새로운 매출동력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첫 신호탄의 개념으로 이번에 VIP 제도를 개편하게 됐다"며 "새로운 VIP 제도를 통해 미래의 주요 고객인 젊은 VIP 고객을 선점하고 점점 늘어나는 스마트 쇼핑족과 단골고객까지 잡아 올해 불확실한 경제상황 속에서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 출점 확대로 VIP 고객 확보 경쟁 치열

이처럼 백화점들이 VIP 혜택 확대에 나선 것은 이들이 일반 고객에 비해 고객 수는 적지만 전체 매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세계의 지난해 VIP 고객 성향을 살펴보면 전체 고객에서 VIP 고객 비중은 약 3%지만 전체 매출에서 VIP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달했다. 또 내점일수도 일반 고객에 비해 약 7배 높게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 2015년 프레스티지 고객 매출이 전년 대비 25% 증가했으며 지난해 1~11월 VIP 고객 매출 신장률은 8.9%로 전체 기존점 평균 신장률 대비 약 6%p를 상회했다.

그러나 최근 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오프라인 매장 수를 늘리면서 VIP 고객의 이탈이 점차 많아지고 있어 백화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백화점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다양한 복합쇼핑몰이 각 지역마다 들어서게 되면서 우수고객 확보를 위한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도 롯데·신세계를 중심으로 5곳의 아울렛과 1곳의 교외형 복합쇼핑몰이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한 경쟁, 채널 다양화 등으로 고객 이탈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데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전체 고객 보다 매출 비중이 높은 VIP 고객을 위한 마케팅 활동에 좀 더 집중 투자하고 있다"며 "백화점 매출도 상위 20%의 고객이 전체 매출 80%를 차지한다는 팔레토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만큼 단골고객 확보를 위해 이들을 위한 혜택을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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