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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OO페이' 결제 전쟁 최종 승자는 누구?


[핀테크 혁신 어디까지 왔나](3) "한국 시장 잡아라" 숨가뿐 각축전

[장유미, 성상훈, 민혜정기자] 국내 핀테크 분야 가운데 사업화 면에서 가장 활성화된 분야를 꼽자면 단연 '간편결제'를 들 수 있다. 현금, 신용카드 없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로 바로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 시대가 열리면서 업체들의 주도권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가 선보인 '카카오페이'를 시작으로 국내 카드사·이동통신사·주요 포털·게임사·주요 결제대행(PG)사·유통사 등은 간편결제 시스템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또 간편결제가 점차 보편화되면서 시장 규모도 급격히 커지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지난 2013년 1분기 1조1천270억원에서 2014년 1분기 2조8천220억원, 올해 1분기 5조936억원으로 매년 두 배 가량 성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간편결제 시스템은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 ▲LG유플러스 '페이나우' ▲KG이니시스 '케이페이' ▲SK플래닛 '시럽페이' ▲옥션·G마켓 '스마일페이' ▲티켓몬스터·LG유플러스 '티몬페이' ▲인터파크 '옐로페이' ▲BC카드 '페이올' ▲네이버 '네이버페이' ▲비바리퍼블리카 '토스·토스페이' ▲ 신세계 'SSG페이' ▲삼성전자 '삼성페이' ▲NHN엔터테인먼트·한국사이버결제 '페이코' 등이 있다.

조금 과장해 표현하면 그야말로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간편결제가 선보이는 형국이다.

특히 온라인상에서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나우, 시럽페이, 스마일페이, 티몬페이 등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OO페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공인인증서 없이 스마트폰에 카드정보나 결제정보를 한 번 입력하면 이후 간단한 인증만으로도 쉽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어 각 시스템마다 가입자 수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3월 선보인 티몬페이는 9월 현재 8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카카오페이는 450만 명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10만 개의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페이나우는 현재 300만 명이 가입했으며 올해 말까지 500만 명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 달 초 출시된 페이코는 오프라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한 달 만에 가입자 수가 15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7월 등장한 SSG페이는 8월 말까지 다운로드수가 32만 건을 돌파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SSG 페이를 선보인 후 결제수단 구성비에서 복합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소비자의 다양한 결제수단 선택의 폭을 넓인 운영전략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올해 2분기 '스마일페이'를 통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1% 증가하며 직접적인 매출 상승 효과를 누렸다. 특히 고가 상품 구매 비중도 늘어 노트북의 경우 스마일페이 결제 매출이 575%, LED TV는 179% 신장했다.

이베이코리아 이준혁 G마켓 운영기획실장은 "과거 결제가 복잡했던 때에는 결제단계에서 구매를 멈추는 고객이 5~10% 가까웠는데, 간편결제 구현을 통해 이 비율을 크게 줄였다"며 "모바일 쇼핑 대중화로 기존의 금융서비스를 모바일 기기에서 최대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꾸준히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간편결제 경쟁, 오프라인으로 확대

국내에서의 간편결제는 현재 온라인상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오프라인에서는 도입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해외에서는 벌써 온라인상 간편결제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돼 글로벌 업체들이 오프라인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특히 중국에서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온·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해 가며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사용자 수는 중국에서만 3억 명을 넘어섰다.

이를 기반으로 알리페이는 한국,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알리바바는 국내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한국판 알리페이인 '코리안페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미국에선 애플 등과 제휴를 모색 중이다.

핀테크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페이팔은 클릭 한 번으로 온라인 구매를 할 수 있게 하는 '원터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북미 시장에 출시한 이 서비스는 이달부터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등 13개국으로 확대된다. 원터치 서비스는 앱뿐만 아니라 웹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페이팔은 지난 3월부터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며 국내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는 결제 서비스 '텐페이'를 텃밭인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 내놓았다. 텐페이는 국내에서 인터파크 쇼핑몰 내 중국어 사이트 결제 시스템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인터넷 스타즈라는 업체와 제휴해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결제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의 핀테크 기업인 유주닷컴은 한류 콘텐츠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5월 한국 지사를 세웠다. 이를 위해 국내 금융솔루션 서비스 업체인 페이뱅크와 손을 잡았다.

이처럼 글로벌 업체들의 공습이 거세지면서 국내 업체들도 서서히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NHN엔터테인먼트가 티머니와 제휴해 편의점 등 전국 10만 여개 가맹점에서 '페이코'를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도 SSG페이를 이마트, 스타벅스, 백화점 등 그룹 계열사 9곳에서도 쓸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확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스마트폰 '페이' 전쟁 2라운드 돌입

개별 기업들의 간편결제 싸움과 별개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굵직한 글로벌 IT 거인들의 '페이' 전쟁도 2라운드로 돌입하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전자, 애플, 구글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 확대를 통해 단말기 판매 확대는 물론 운영체제(OS) 확대 등을 노리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애플페이로 휴대폰 업체 중 가장 먼저 페이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용 결제기에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를 갖다 대면 결제가 되는 방식이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미국을 시작으로 지난 달 영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최근 한국 금융회사들과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을 위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분위기로 봐서 곧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 갤럭시S엣지+와 함께 삼성페이를 국내에 지난 8월20일 출시했다. 미국에서는 9월28일부터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연내에는 유럽, 중국에서도 삼성페이를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페이는 카드를 긁는 대신 스마트폰에서 카드 결제기로 암호화된 결제 정보를 전달하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이나 근거리무선통신(NFC)으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기존 가맹점의 카드 결제기를 교체하지 않아도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구글은 10월경에 출시할 일곱 번째 넥서스 폰을 통해 '안드로이드페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새 넥서스폰의 제조사로 LG전자와 화웨이가 참여할 전망이어서, 이 두 스마트폰 업체도 '페이' 전쟁에 참전하게 된 셈이다. 안드로이드 페이의 결제 방식은 애플페이와 유사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했지만 '보안·범용성·편리성' 등을 갖춰야 시장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스템 적용이 쉬운 온라인 시장과 달리 활성화되지 않은 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하는지에 따라 업체들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유미, 성상훈, 민혜정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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