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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올림픽전사, 마음을 담은 편지]'아테네-베이징 金' 박경모가 男 궁사들에게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이라는 것은 자타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번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한국은 남녀 개인전 및 단체전 등 전종목 석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건은 남자부 개인전이 될 전망이다.

남자부 역시 세계 최강 수준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여자부에 비해서는 다소 고전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여자부의 경우 올림픽에 단체전이 생긴 이후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무려 6연패를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개인전에서도 여자부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기 전까지 6연속 정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부의 경우 단체전에서는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에서 대회 3연패에 성공했지만, 개인전에서는 아직까지 금메달이 없다. 이번 올림픽은 남자 개인전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는 무대라고 볼 수 있다.

박경모(37) 공주시청 감독은 2004년, 2008년 단체전 금메달의 주인공이다. 2008년 베이징에서는 개인전 첫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의 루반에게 112-113으로 패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남자 양궁의 개인전 금메달을 누구보다 바라는 그가 후배 선수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오)진혁아, (임)동현아, (김)법민아.

런던에는 잘 도착했니?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겠구나.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지 말고 열심히 싸우다 와라.

올림픽은 선수들 간에 실력 차이가 거의 없는 무대야. 경기 당일 얼마나 집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 너희도 잘 알고 있을 거야.

동현이는 벌써 세 번째 올림픽이고, 진혁이도 세계 대회에서 신기록을 많이 세워봤잖아. 법민이도 형들 따라 잘 하고 있고. 너희 셋이 똘똘 뭉쳐 서로 믿으며 활을 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세트제가 도입되면서 우리나라한테 조금은 불리해진 것 같다. 한 발이 승부를 가를 것이다. 나도 2008년 8점 한 발 때문에 개인전 금메달을 놓쳤었는데 너희는 그런 후회를 하지 않고 돌아오길 바란다.

나는 2008년 베이징대회 결승전에서 마지막 마인드 컨트롤에 실패했었다. 앞서나가다 보니 조금 더 욕심이 생기더라. '조금 더 집중하면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집중력이 흔들렸었지. 언제, 어느 순간에도 평정심을 잘 유지하도록 해라.

동현이는 그런 시행착오를 벌써 2번이나 경험했지? 이번에는 시행착오 없이 돌아오렴. 올림픽 첫 출전인 진혁이, 법민이는 겁없이 도전했으면 좋겠다. 아무것도 모르면 겁이 없다고 하잖아. 사선에만 서면 눈빛, 표정이 달라지는 너희란 걸 잘 알고 있기에 걱정은 없다.

국민들은 단체전은 물론이고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바라고 있다. 개인전에서 브래디 엘리슨(미국)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라는 얘기도 있더라. 하지만 후회 없는 경기만 펼친다면 금메달은 너희 것이다. 한국 남자 양궁의 자존심을 확실히 세워놓고 돌아와라.

요즘 다른 나라 선수들이 기가 살아서 한국 선수들을 만나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인터뷰를 하더라. 그런 걸 보면 조금은 화가 난다. 아직은 한참 아래인데 그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너희가 그들에게 '아직은 멀었구나, 내가 말을 잘못했구나'하는 생각을 심어주고 왔으면 좋겠다.

단체전 금메달도 마찬가지이지만, 개인전 금메달은 누구라도 꼭 한 번은 해야 할 일이다. 나, 그리고 선배들의 한을 풀어주고 오길 바란다. 대한민국 남자 양궁, 파이팅이다~!

조이뉴스24 정리=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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