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은 변신중]절대 강자 없는 애플리케이션 시장


ERP·SCM·CRM 시장 복잡한 역학구도 '눈길'

[김수연기자 김관용기자 김국배기자] 2천 억 원 규모의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고객관계관리(CRM) 시장은 크게 SAP와 오라클의 대결 구도로 요약된다.

SAP와 오라클은 ERP와 SCM, CRM 등 ERP의 확장 애플리케이션을 통합 제공하며 대기업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ERP, SCM, CRM 모든 영역에서 두 회사는 사사 건건 정면으로 부딪힌다.

둘 사이에 새롭게 등장한 플레이어는 IBM이다. 한국IBM은 '스마터 커머스'를 내놓으며 CRM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중견중소기업(SMB) 규모의 CRM 시장에서는 MS와 세일즈포스닷컴 진영이 한 축을 형성하고 중소기업용 ERP 시장에서는 MS와 더존비즈온, 영림원소프트랩 전선과 엠로, 네오시스템즈 등 국산 소프트웨어 진영이 경쟁구도를 만들어 내고 있다.

다른 분야들과 달리 애플리케이션은 강자가 있어도 '절대 강자'는 없다는 것이 특징.어제의 동지가 적이되는 시장에서 정상의 자리를 보장받은 강자는 어제에도 오늘도 없다.

◆ ERP "오라클, SAP 왕좌 빼앗을까?"

1천 200억 원(한국IDC, 2011년) 규모를 형성하는 국내 ERP 시장에서 SAP와 오라클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ERP 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들어섰다고 평가되는 상황에서 SAP는 점유율 1위사라는 우위를 앞세워 오라클 고객을 끌어 들이는 고객사 윈백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오라클 ERP의 최대 고객사 중 한 곳이었던 KT가 2010년부터, 효성그룹이 지난 2011년에 오라클의 ERP를 SAP 제품으로 교체한 것이 이러한 윈백 전략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오라클도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법. 뺏기는 자가 아닌 빼앗는 자가 되기 위해 오라클도 SAP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를 위해 오라클은 ERP와 CRM, SCM, BI(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등 기업의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해 제공하는 'E-비즈니스 스위트'로 애플리케이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오라클의 'E-비즈니스 스위트'의 경우 타사 제품과의 통합성을 자랑하는 기업용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제품으로, 재무관리나 ERP, CRM, SCM, HCM(인적자원관리), BI 등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 제품은 특히 SAP의 전략무기라 할 'SAP 비즈니스 스위트(SAP Business Suite)'를 정조준하고 있다. SAP는 ERP, ERP의 확장 솔루션 개념으로 SCM, CRM, SRM(공급자관계관리), PLM(제품수명주기관리) 등을 '스위트' 형태로 묶어 제공하고 있다.

결국 두 회사 모두 ERP와 CRM, SCM 등 다양한 솔루션을 연계시킨 '통합성'을 강화하며 대기업 시장에서 한 치의 양보 없는 전면전을 계속하는 셈이다.

중소중견기업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국내 기업인 영림원소프트랩, 더존비즈온이 강세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보다 고객 요구 사항을 신속히 반영할 수 있다는 점, 20년 가까이 다양한 산업군에서 ERP를 구축하며 업종별 노하우를 쌓아왔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고 MS는 높은 인지도와 친숙한 UI를 앞세우고 있다.

더존비즈온의 경우엔 중소기업 시장을 넘어 대기업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감과 동시에 클라우드 기반 ERP제품인 '더존 아이플러스(iPLUS)' 등으로 신규 고객 확보에까지 나서고 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중견기업을 타깃으로 한 ERP 제품 '제뉴인(Genuine)'으로 레퍼런스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지식경제부의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과제로 개발 중인 '통합 스마트 ERP'를 저렴한 비용의 SaaS(Software as a Service) 방식으로 제공하며 중견중소기업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겠다는 계획이다.

MS는 100인 이하 규모 기업을 타깃으로 한 'MS 다이나믹스 NAV(Microsoft Dynamics NAV)', 100인 이상 규모 기업용 'MS 다이나믹스 AX'로 시장 공략 중이다.

MS는 오피스 프로그램과 ERP 데이터간의 통합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이번 4분기 클라우드 플랫폼 '윈도 애저' 기반 ERP 솔루션 'MS 다이나믹스 NAV 2013'을 출시해, IT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 SCM "오라클·SAP 대결 + 수성하는 국내 기업"

300억 원(한국IDC, 2011년 기준) 규모의 국내 SCM 시장에서도 오라클과 SAP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국내 기업인 엠로와 네오시스템즈가 이들 글로벌 기업의 기세에도 꿋꿋하게 영역을 수성하는 모양새다.

SAP와 오라클은 각각 대기업 고객을 타깃으로 한 '비즈니스 스위트', 'E-비즈니스 스위트'를 통해 ERP, CRM 등과 통합·연동되는 확장 ERP로서 SCM을 제공하고 있다.

오라클의 경우, 최근 실버크릭 시스템즈, 데이터노믹 등 관련 기술 보유 기업을 인수하며 SCM의 기능을 강화해 왔고, SAP는 '경쟁사는 자사가 제공하는 수준의 ERP, SCM, CRM 간 통합성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지속 전달하고 있다.

SAP는 올해 클라우드로 구매 SCM(SRM)을 제공하는 아리바를 인수, SAP SCM 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는 IT 환경을 클라우드 영역으로 넓혀가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AP, 오라클간의 대결 구도 속에서 국산 기업인 엠로와 네오시스템즈 등은 고객사에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커스터마이징 제공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워 자기만의 영역을 지켜내고 있다.

특히 엠로는 구매 SCM 솔루션 '스마트스위트(SMARTsuite)'로 대기업 시장을 타깃으로 사업을 전개, 대우조선해양 통합 구매 시스템 프로젝트, 포스코그룹,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 SK그룹, 두산그룹, KT, 아모레퍼시픽 등에 시스템을 공급했다. 엠로는 또한 이들 기업의 새로운 정보화 사업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기업들이 자신들의 특성에 맞는 구매 SCM 솔루션과 시스템을 요구하는 만큼, 외국계 기업의 글로벌 표준 프로세스보다 국내 산업과 기업에 더 적합한 '스마트스위트'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게 엠로 측 설명이다.

네오시스템즈의 경우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한 대기업·중견 기업부터 규모가 작은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중소 기업까지를 아우르는 제품 라인업으로 국내 물류 산업계를 공략하고 있다.

특히 국내 물류·유통회사의 규모에 대한 고려 없이 제공되는 외산 ERP가 고객사의 불만을 야기한다고 보고, 국내 기업 규모, 이들이 원하는 기능에 맞춘 솔루션·시스템을 구축해, 외산이 줄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게 이 회사의 전략이다. 현재 네오지스템즈는 KNL 물류, 글로비스, 동원레스코 등 200여 개의 레퍼런스를 확보한 상태다.

◆ IBM의 CRM 사랑에 '오라클' 긴장, MS는 세일즈포스닷컴과 정면 승부

470억 원(한국IDC, 2011년 기준) 규모의 국내 CRM 시장은 오라클과 세일즈포스닷컴, SAP가 비등비등한 점유율을 갖고 주요 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MS와 IBM이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대기업 CRM 시장에서는 오라클과 IBM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최근 IBM이 '스마터 커머스' 전략을 통해 관련 시장에 나서자, 오라클은 자사 CRM 솔루션인 '고객경험(CX)' 애플리케이션이 IBM의 '스마터 커머스' 보다 훨씬 넓은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견제구를 날렸다.

오라클은 지난 18개월 동안 고객경험 솔루션 개발을 위해 ATG, 팻와이어 등 수많은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인수했고, 이를 통해 고객 라이프스타일과 모든 접점에 걸쳐 향상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도록 지원하는 완벽한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기업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도전하는 IBM은 '스마터 커머스'로 기존 CRM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을 가능케 해주는 'CRM 이상의 CRM'을 실현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IBM이 강조하고 있는 '스마터 커머스(Smarter Commerce)'의 핵심은 기업의 모든 운영요소의 구심점에 고객을 위치시키고, 이를 중심으로 전사 밸류 체인이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결과를 내도록 고객·파트너와의 협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IBM은 기존의 CRM과 SCM, ERP를 통합해 'IBM 스마터 커머스'라는 형식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CRM의 경우 구매(Buy), 마케팅(Marketing), 판매(Sell), 서비스(Service)의 네 단계의 상거래 과정에서 단순히 마케팅 단계에 국한되기 때문에, CRM뿐 아니라 ERP, SCM 등 마케팅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활동을 아우르는 개념의 '스마터 커머스'가 필요하다는 것.

'스마터 커머스'를 활용해, 기업은 구매, 마케팅, 판매, 서비스 등 네 가지 영역 모두를 하나로 통합해 정보의 흐름이 소비자 단계까지 원활히 이어지도록 할 수 있다는 게 IBM 측 주장이다.

SMB CRM 시장에서는 MS와 세일즈포스닷컴의 대결이 관전 포인트. MS는 높은 인지도, 친숙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오피스 프로그램과의 통합성 등을 강점으로 내세워 CRM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되는 'MS 다이나믹스 CRM 온라인'을 출시하며, 세일즈포스닷컴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2008년부터 클라우드 플랫폼 '포스닷컴'을 기반으로, CRM을 제공하며, IT 비용을 절감하고자 하는 국내 중견중소기업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 왔다.

하지만 '다이나믹스 CRM 온라인'을 출시한 MS, 지난해 10월, 클라우드 SaaS기반 CRM업체 '라이트나우'를 인수한 오라클 등 경쟁업체들의 클라우드 CRM 시장 공략 움직임이 본격화 되면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특히 기업의 IT 자원 사용 방식이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클라우드 기반 CRM 부문의 경쟁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 취재팀if@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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