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은 변신중]스토리지 시장의 화두 "기다려라 EMC"


IBM·HP·델·넷앱, EMC 정조준

[김관용기자 김수연 기자 김국배 기자] 'EMC를 넘어서기 위해!'

서버와 마찬가지로 스토리지 시장도 가상화와 클라우드 열풍으로 뜨겁다. 기업들 역시 다양한 저마다의 클라우드 전략을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기업 IT환경이 가상화·클라우드로 전환되면서 그에 맞는 스토리지 인프라를 필요로 함에 따라 선두 업체들은 리더십을 이어가기 위해, 후발주자들은 나름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스토리지가 데이터 저장 장치이기보다는 데이터를 관리, 보호, 확장, 활용하는 인프라스트럭처로 요구되면서 기업들 역시 '빅데이터 솔루션으로서의 스토리지'를 강조하며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공적은 EMC다.시장 환경에 맞게 스토리지의 기능적 변신을 이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들 모두가 시장의 절대 강자 EMC를 넘어서야먄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토리지 시장의 영원한 강자 EMC

국내 스토리지 시장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EMC와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의 양강 구도가 고착화 돼 있다.

이를 타파하고자 IBM, HP, 델, 오라클은 다른 IT자원들과 결합한 '토탈 솔루션' 전략을 펴고 있고 스토리지 전문 기업인 넷앱은 선두 업체들과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한국EMC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탈(脫) 스토리지'를 강조하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EMC가 지닌 스토리지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한국EMC는 지난 해 외장형 스토리지 시스템 시장점유율 33.6%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IDC가 국내 스토리지 시장조사를 시작한 2004년 이래 8년째 1위 자리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EMC는 지난 해 공장출고가 기준 매출액 9천93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15.3%나 성장한 수치를 보였다.

EMC는 전세계 외장형 스토리지 시스템 시장에서도 15년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28.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으며, 매출 또한 전년 대비 23.6%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같은 EMC의 성장세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라는 양대 기술 트렌드에 맞춰 인수합병과 스토리지 솔루션을 강화한 기업 전략 때문으로 분석된다.

EMC는 지난 2003년부터 VM웨어, 다큐멘텀, RSA, 아바마, 데이터도메인, 아이실론 등 50여개를 인수하는데 14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EMC는 이들 기업들과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원(One) EMC' 전략을 통해, 고객들이 EMC라는 단일 창구로 더욱 다양한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2009년에 인수한 데이터 중복제거 기업 데이터도메인의 경우 현재 EMC 내에서 디스크 백업, 복제 및 아카이빙 관련 솔루션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부서의 토대가 됐다.2004년에 EMC에 인수된 이후에도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VM웨어는 가상화를 채택하는 고객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EMC 제품군을 보다 폭넓게 해 주는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EMC는 빅데이터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그린플럼, 아이실론 등 빅데이터 관련 솔루션 업체를 인수하면서 관련 솔루션을 확보했다. 향후에도 지속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해 빅데이터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EMC는 RSA 조직을 중심으로 한 보안 분야에도 힘을 쏟고 있다. EMC의 보안 솔루션은 기업의 보안과 규정 준수를 위한 통합 솔루션으로, 고도화된 가시성과 분석을 위한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효성인포-히타치 '타도 EMC'

EMC 독주체제인 국내 스토리지 시장에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이하 효성인포)과 히타치데이타세스템즈(HDS, 이하 히타치) 연합은 '타도 EMC'를 외치고 있다.

히타치의 솔루션을 국내에 유통중인 효성인포의 국내 스토리지 시장 점유율은 한국EMC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 회사는 하이엔드급 스토리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면서도 클라우드 환경에 대응한 라인업을 통해 EMC를 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효성인포-히타치는 버추얼스토리지플랫폼(VSP)을 통해 가상화·클라우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VSP는 가상화, 계층화 등의 기술이 적용돼 각 데이터를 적합한 저장 공간에 자동 저장하는 시스템으로 국내에서는 현재 삼성전자와 삼성증권, 삼성SDI, 한국철도공사, 장애인고용촉진공단, 부산은행, 한양대병원 등에 도입됐다.

효성과 히타치는 '데이터센터 트랜스포메이션' 목표에 따라 고객의 IT 인프라를 '스마트 인포메이션'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클라우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한 SMB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클라우드' 솔루션으로 퍼블릭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 구축에 별도의 스토리지 구매 없이 클라우드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 스토리지 시장, 중위권 싸움 치열

EMC와 효성인포-히타치를 제외한 중위권 시장은 말 그대로 접전이다. 한국IBM과 한국HP, 델코리아, 한국넷앱 등이 국내 스토리지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기록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스토리지 시장점유율은 한국EMC와 효서인포-히타치가 각각 20~30%를, 한국IBM, 한국HP 등이 10% 내외, 델코리아, 한국넷앱이 한 자릿수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IBM의 경우 '스마터 플래닛(Smarter Planet)' 전략에 따라 스토리지 영역에서도 '똑똑한 스토리지'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빅데이터 관리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스토리지 최적화와 효율화 기술을 강조하고 있는 한국IBM은 빅데이터 관리와 스토리지 최적화 시스템,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스토리지 관리를 주 타깃으로 한다.

IBM은 그동안 기술 투자나 기업 인수를 통해 고객 맞춤형 스토리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2008년부터 XIV, 코그노스, 스토와이즈, 딜리전트 등 핵심기술을 보유한 스토리지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또한 고객과 파트너사를 위해 스토리지 생태계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전문 인력도 확충하고 있다.

한국HP 또한 그동안 준비한 스토리지 솔루션에 HP의 서버,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서비스 역량을 결집한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 전략을 펴고 있다.

HP는 실제로 스토리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스토어원스를 자체 개발하는가 하면, 스토리지 솔루션 기업인 레프트핸드, 아이브릭스, 쓰리파(3PAR)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특히 지난 2010년 인수한 쓰리파를 통해 한국HP는 국내 빅데이터, 클라우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쓰리파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에 적합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이다.

쓰리파는 스토리지 가상화의 대안으로 각광받는 씬프로비저닝을 처음으로 개발했으며, 스토리지간 데이터 이동을 유연하게 지원하는 피어모션 기능도 업계에서 유일하게 제공하고 있다.

'PC 회사'에서 '서버 회사'로 탈바꿈한 델코리아는 향후 스토리지와 네트워크를 포괄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스토리지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델코리아는 스토리지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국내 데스크톱 가상화(VDI) 시장의 확장과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아이스카시 방식의 이퀄로직 스토리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해 국내 아이스카시 시장에서 델의 이퀄로직 스토리지는 4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컴펠런트 스토리지 또한 인수 1년밖에 되지 않았던 지난 해 국내에서 3개의 고객사를 확보하는가 하면, 올해 들어서는 고객사를 6군데까지 늘렸다.

델의 스토리지 라인업은 이퀄로직을 인수하면서 재탄생한 중형 및 하이앤드급 스토리지, 컴펠런트를 통한 하이앤드급 스토리지, 파월볼트의 중형급 스토리지로 구분된다.

한국넷앱도 가상화·클라우드 열풍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지난 해 가상화와 클라우드로의 환경 변화에 따른 스토리지 수요 증가로 두산, 수자원공사, 한국전력 남부발전 등 다수의 데스크톱 가상화(VDI) 사업에 스토리지를 공급했다. 게임온과 더존 등에서도 시스템 가상화에 따른 스토리지 사업을 수주했다.

한국넷앱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최근 '애자일 데이터 인프라스트럭처'를 발표했다. 애자일 데이터 인프라스트럭처는 신속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능적인 데이터 관리와 중단 없는 운영, 무한확장을 그 특징으로 한다.

특히 애자일 데이터 인프라스트럭처는 유니파이드 아키텍처를 포함한 포괄적 데이터 인프라스트럭처 전략으로, SAN, NAS를 포괄하는 지능적인 데이터 관리와 무중단 상황에서의 스케일 아웃과 스케일 업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오라클·후지쯔 '우리도 스토리지 벤더'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며 하드웨어 벤더로서도 역할을 하고 있는 오라클과 클라우드 시장을 적극 공략중인 후지쯔도 스토리지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자 욕심을 내고 있다.

오라클의 스토리지 제품의 경우 현재 시장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NAS, SAN, 테이프(Tape), 가상화 소프트웨어, 운영체제(OS)를 포함한 완전한 스토리지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스토리지 분야에서도 오라클의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된 장비라는 점을 살려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오라클 스토리지는 '하이브리드 컬럼나 컴프레션'이라는 압축 기능을 통해 최대 50배까지 데이터를 압축 보관할 수 있다.

한국후지쯔 또한 지난 해 통신, 공공시장에 미드레인지급 이상의 고객을 잇달아 확보했다.한국후지쓰는 전년 대비 4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을 발판삼아 국내 시장점유율 '톱5'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후지쯔가 일본 스토리지 시장에서 1위를 점유하고 있는 만큼 독보적인 후지쯔만의 첨단 기술과 뛰어난 가격 경쟁력, 토털 인프라 솔루션을 통해 데이터 보호와 비즈니스 연속성 부분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해 국내 스토리지 시장 3천887억원 규모

지난해 국내 디스크 스토리지 시스템 시장은 대외 경기 악재에도 불구하고 대형 그룹사와 금융, 통신사의 지속적인 IT투자에 힘입어 견고한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IDC에 따르면 2011년 전체 디스크 스토리지 시장은 전년 대비 8.6% 성장한 3천887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용량 측면에서는 전년대비 57.2% 증가한 200페타바이트(PB)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IDC 박예리 선임연구원은 "최근 데스크톱가상화(VDI) 도입의 확산 추세가 스토리지 시장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분산 저장 환경의 중앙 집중화로 스토리지 용량에 대한 직접적인 니즈가 확대되고 있고 가상화 환경을 위한 스토리지 솔루션이 시장의 관심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IDC는 지난 해 국내 스토리지 소프트웨어(SW) 시장이 전년 대비 3.9% 성장한 1천485억원으로 추산했다. 향후 5년간 연평균 5.7%로 꾸준히 성장해 2015년에는 1천887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시장 성장은 가상 서버와 데스크탑 환경에서 자원의 데이터를 보호하는 진일보한 데이터 보호 및 복구 솔루션의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 연구원은 "SW 측면에서 데이터 중복 제거, 압축을 포함하는 데이터 관리 기술과 씬프로비저닝, 볼륨 관리, 서비스 모니터링, 자동 티어링 등 스토리지 자원 관리 기술 등이 시장의 관심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별 취재팀 if@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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