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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 30년]생활 접목 기술로 세계 시장까지


편리해진 일상 생활, 그 배경엔 ITS·GIS 등 생활 정보화 가득

# 사례1.

일원동 자택에서 안암동에 위치한 학교까지 통학을 반복하는 대학생 A씨. 예전엔 버스카드와 지하철 정기권을 모두 챙겨야 했지만 언젠가부터 한 장의 카드만 이용하면 된다. 환승 요금 할인까지 되면서 그나마 통학의 고통이 반은 줄어든 기분이다.

# 사례2.

휴가를 맞아 해외여행을 준비한 직장인 B씨는 비행기 출발 시간보다 2시간 앞서 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손에는 작은 손가방이 하나 있을 뿐. 집 인근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에 구축된 공용체크인시스템으로 비행기 탑승수속과 수하물 탁송 처리를 이미 마쳤기 때문이다. 탑승수속 기다림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게이트로 향하는 B씨의 마음은 이미 하늘 위에 있다.

[구윤희기자] 사례1, 2에서 볼 수 있듯 IT기술은 우리 일상 생활에 소리 없이 스며들어 있다. 미처 인식하지 못했지만 불과 10년 전에 우리는 두 가지 교통 결제 수단을 들고 다녔고 택시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상상 밖의 일이었다.

정보화 시스템이 도입된 최신 아파트에 사는 거주민이라면 외부에서 점등이나 전열기구를 조절할 수 있게 됐고 연말세금 정산이나 부동산 등기부 열람 등을 PC 앞에서 처리한 지 오래다.

◆생활 정보화, 우리에겐 '편리' 중견기업에는 '기회'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ITS)을 포함해 일상생활용 정보화 기술은 이미 해외에서 인정받아 IT서비스 분야 수출 1등공신으로 자리잡은 상태. 여기에 UN에서 1등으로 인정받은 전자정부의 해외 수출 바람까지 불면서 전세계인의 일상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다.

일상생활 속 IT서비스는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IT서비스 중견기업들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기도 하다. 수년 동안 정체 상태인 국내 IT서비스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할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중견 IT서비스 A기업 관계자는 "전자정부 기술은 그룹사 지원이 없는 중견 IT서비스업체가 국내시장의 한계성을 극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전자정부나 ITS 구축 경험은 동남아 등 해외 진출을 통해 IT서비스 업계가 전반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신기술을 개발할 R&D 여력이 부족하고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모바일 플랫폼처럼 진입 비용이 높은 산업은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중견 기업들은 ITS나 전자정부 컨소시엄 사업 등에서 매출을 올려 왔다.

중견 IT서비스 B기업 관계자는 "큰 기업들은 신기술을 통한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었지만 우리같은 기업들은 100억, 200억 규모의 매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소규모 전자정부 관련 사업이나 ITS 사업에 끝까지 열을 올려 왔다"면서 "이 분야에 대한 개도국 수요가 생기면서 드디어 해외시장을 노릴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시장 진출까지 노릴 여력도 없었다'는 이들 기업들이 기존 기술을 십분 활용해 전세계인의 일상생활을 변화시키려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이지운 전무는 "해외 진출은 IT서비스 기업들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워낙 볼륨이 작고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을 노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탄력을 받을 단계"라고 분석했다.

◆소리 없는 큰 변화 배경엔 IT서비스 기술 있어

IT서비스 기업들의 명품 기술력은 보다 가까이, 우리의 일상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근간에도 자리하고 있다.

LG CNS가 2004년 구축한 서울시 신교통카드시스템은 이런 기술의 대표작이다. 스마트카드를 통해 버스와 지하철을 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 시스템으로 1천만 서울시민이 보다 수월하게 대중교통을 활용하게 됐다.

LG CNS 관계자는 "대도시 중에서는 최초로 성공적인 교통카드시스템을 구축해 해외 각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LG CNS가 2020년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다면서 발표한 '비전2020'에도 스마트 교통사업 등이 포함돼 있어 이 분야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1990년대에 이뤄진 대법원 부동산 등기 전산화 프로젝트나 국세청 국세통합시스템도 이 회사의 작품이다. LG CNS 관계자는 "대법원 프로젝트는 당시 국내 최대의 SI(시스템통합) 프로젝트로, 인터넷 환경의 부동산 등기부 열람 서비스를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 국세통합시스템 구축은 복잡한 세금과목 및 징수체계를 효율적으로 통합, 관리하도록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행정전산망 구축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SK C&C는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ITS) 등으로 공공시장을 공략해 왔다. 1999년 서울시 내부순환로 교통관리시스템을 바탕으로 첨단 교통모델 도시 사업인 제주시 ITS프로젝트, 광주광역시 교통정보센터 신호시스템 등 국내 주요 ITS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또 국토 분야 전자정부 구현의 필수 기술이었던 국가차원 토지종합정보망을 구축하기도 했다.

SK C&C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의 핵심 지리정보 인프라인 지형도 구조화와 지적도 및 용조지역 지구도 구조화를 전국단위로 이뤄 우리나라 GIS의 새 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119나 112와 같은 대민 안전 서비스에 활용되면서 대국민 서비스에 일조하고 있다.

이 회사가 구축한 국가안전관리정보시스템은 재해의 예방과 대비, 복구업무 자동화 등 국가안전관리업무 확대를 이뤄 국가적 재난 발생시 신속한 상황대처를 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자리잡은 상태다.

롯데정보통신은 교통선불카드 하나로 대중교통과 유통·소매점 결제 등을 이용할 수 있는 U페이먼트 사업을 통해 일상생활 정보화 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2010년 11월 열린 부산ITS 세계대회에서 롯데통합선불카드를 통해 버스·유료도로·지하철 및 택시 등 대중교통을 원스톱으로 연결하는 지능형 교통시스템과 롯데멤버십카드를 통한 교통 인프라 결제 등의 서비스를 선보이며 이 분야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아시아나IDT 역시 일상생활에 접목된 IT서비스 기술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0년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 공용체크인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는 탑승객들의 여정을 간소화했으며 지난 1월에는 인천국제공항 사이버터미널 시스템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이 사업은 사이트 접속 한번으로 항공기 예약부터 자동차 렌트, 휴대폰 로밍서비스 등을 손쉽게 해결하는 서비스다. 사이버터미널이란 웹 서비스를 통해 공항관련 업무 처리 및 공항 이용객 편의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항공IT 외에도 공동 현관기, 월패드시스템, 홈네트워크시스템 등 홈네트워크 시장에도 주력하면서 생활 속 IT를 실천해 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단순 홈네트워크 업체의 역할에서 벗어나 인프라 구축, 설치, 운영 및 네트워크 서비스까지 사전·사후 서비스 시스템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국내 경험 바탕으로 해외 전자정부사업 추진

RFID를 포함한 ITS, 축적된 정보화 기술 등은 전자정부 바람을 타고 해외로 진출해 전세계인들의 일상생활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평이다.

LG CNS 관계자는 "국내 공공정보화 분야의 성공사례는 국내에서의 역량을 확인시켜줬을 뿐 아니라 해외에 대한민국 정보화 역량을 수출하는 데도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 CNS는 서울교통카드시스템 구축 사업경험을 기반으로 뉴질랜드와 말레이시아 교통카드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최근에는 콜롬비아 보고타에 3억달러 규모의 교통카드시스템 사업을 수주하는 등 국내 전자정부 구축 사업경험을 기반으로 해외에서도 성공적인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모로코 사이버안전센터 구축사업을 계약하고 모로코 공공기관 정보시스템 보안을 지원하는 등 전자정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약 340억달러 규모의 이 사업에서 LG CNS는 모로코 정부기관 해킹을 방지하는 사이버안전센터 컨설팅과 설계, 구축 및 운영 지원을 담당한다.

포스코ICT는 IT와 엔지니어링 역량을 결합해 신호와 통신, 스크린도어와 자동요금징수시스템(AFC) 등 철도와 경전철에 적용하는 종합 솔루션을 확보한 기업이다.

철도사업을 통칭하는 '유니트랙' 브랜드를 만들어 브라질 지하철 스크린도어 공급 사업에 진출했고 동남아 신도시 지하철 구축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이 분야 레퍼런스를 쌓아가고 있다.

삼성SDS는 국내외에서 수년 동안 구축·운영한 전자정부와 조달 및 관세, 교통 사업 등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파이를 키우고 있다.

특히 코스타리카에서 113억원 규모의 전자조달시스템 사업을 수주하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코스타리카 전자조달시스템은 2008년 기준으로 63조원이 거래되고 3만9천개 공공기관과 15만개 기업이 이용하는 국가종합시스템이다. UN에서는 이 시스템을 국제표준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같은 레퍼런스는 전자정부시스템 해외진출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중국 청두 지하철과 광저우, 베이징, 텐진 등지에서 자동요금징수시스템(AFC)을 구축했으며 저렴한 구축 비용을 강점으로 내세운 무선인식(RFID) 요금징수시스템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기도 하다.

이 기술은 수동형 RFID 기술을 이용해 전자요금을 징수하는 시스템이라 기존 하이패스 단말기(OBU)를 활용한 자동통행료징수시스템(ETCS)과 달리 가격이 저렴하고 구축비용도 기존에 비해 50% 낮아 예산 부담이 적은 편이다.

삼성SDS는 도입에 따른 구축비용이 부담스러워 도입을 망설이는 해외 국가를 겨냥, 무선인식(RFID) 요금징수시스템과 함께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ITS), 스마트카드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IT를 접목해 생활수준을 높이는 사업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

◆전자정부와 ITS, 중견IT서비스 기업에게도 '기회'

한 IT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일상생활 IT서비스의 중심인 전자정부는 이미 일상화된 상태"라면서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아시아나IDT는 스마트IT기술을 활용한 스마트교통 사업이나 RFID 기술 기반의 솔루션 확보 등을 기반으로 동남아 등 해외 SOC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제2서해안고속도로 ITS 설계 및 구축 사업이나 동북선 경전철사업 등 주요 진행사업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도 공공 및 SCO 사업 분야의 노하우가 강점인 세무정보화 사업 경험을 살려 개발도상국 전자정부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2009년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전략과제로 선정된 세무정보화 사업을 통해 몽골 국세청 세무정보 전산화 사업을 수주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보였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채효근 실장은 "개도국은 정보화 인프라 구축이 한창이라 이 분야에 대한 수요가 많다"면서 "우리는 전자정부 프로세스를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빠른 시간에 구축할 수 있어 개도국이 이를 벤치마킹하겠다는 의지가 높다"면서 이 분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구윤희기자 yu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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