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필] 온라인 우표제는 정녕 실시되어야 하는가?


 

◆ 다음이 내건 온라인 우표제

2천만명 이상의 회원을 가지고 있는 다음의 메일서비스가 인터넷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다음에서는 다수의 인터넷 업체가 한메일 사용을 더욱 확산시켜나가는 데 보이지 않게 일조를 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데 2001년 10월 다음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인터넷업체를 향해 충격적인 사업안을 내놓았다. 자사의 회원들 중 한메일을 사용하는 회원에게 1천통 이상의 메일을 보낼 때 과금을 하겠다는 ‘온라인 우표제’가 그것이다.

다음의 주장은 이렇다. 한메일 계정을 가진 회원에게 동일 IP에서 1천통 이상의 메일을 보낼 경우 우표값을 내게 한다. 이것을 통하여 스팸을 방지하고 고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하겠다.

언뜻 보기엔 좋은 의도라고 맞장구 치고 싶다. 그러나 스팸메일 차단이 목적이라는 다음 측의 주장엔 억지스러운 부분이 상당히 많다. 정상적인 인터넷 비즈니스를 행하고 있는 업체라면 기업의 이름을 걸고 스팸을 보낼 수가 없다. 상업적인 메일의 경우에는 법적인 제약도 있다.

또한 다음 메일에도 수신거부 기능이 있다. 정상적인 인터넷 업체에서는 한 IP로 메일을 보내기 때문에 회원이 메일수신을 원하지 않을 경우 수신거부 기능을 사용하면 다시는 메일이 가지 않는다.

온라인 우표제는 스팸메일이나 상업성 메일을 차단할 수 없다 그렇다면 스팸을 보내는 불량(?) 업체가 보내는 메일이 시스템 과부하의 원인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들 업체는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스팸을 보낼 것이다. 온라인 우표제를 시행하면 돈을 내고서라도 보낼 것이다.

메일을 받는 네티즌이 피드백을 하면 차단을 하겠다는 다음의 주장은 이중으로 회원들을 괴롭히는 것이다. 또 다른 메일 주소로 보내면 어떻게 하겠는가? 결론적으로 네티즌이 원하지 않는 스팸메일은 온라인 우표제로는 차단할 수 없다. 차라리 다음에서 실명으로 메일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스팸메일을 보냈을 경우 법률적인 제재를 받으며 상업성 광고 메일에 관한 규제도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 제50조 광고성 정보전송의 제한, 제67조 과태료, 제11조 영리목적의 광고성 전자우편의 명시방법에 보면 광고성 메일에 대한 정의와 규제, 조치까지 명시되어 있다.

정부 차원에서의 규제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더 시정되어져 야할 사항이 있다면 이 또한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어져야 할 것이다. 아무리 다음이 메일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고 해서 다음이 정부를 대신할 순 없잖은가.

그렇다면 다음의 주장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정작 다음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스팸메일 차단이라는 거대한 명분이 아니다. 서비스 유료화라는 현 인터넷 업체의 가장 큰 숙제이다.

다음은 이를 정당하게 성공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우회적인 방법으로 업체들에게 과금하는 방식으로 떠넘기려는 것은 다음이 한국 인터넷 업체의 간판이란 스스로의 자신감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 오히려 회원들이 희생되는 현실

뷰티넷은 네티즌의 관심사항을 게시판에 올려 질문과 답변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게 해놓았다. 여성포털로서 커뮤니티 사이트를 원활하게 활성화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솔루션이라는 게 사이트를 운영해 본 노하우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러한 질문과 답변은 메일로 자동 발송되어 의사소통의 원활함을 구현해 놓은 것도 뷰티넷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뷰티넷 뿐만 아니라 많은 사이트에서 크고 작은 e-card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것 역시 메일로 전달되고 있다. 특히 쇼핑몰이 거래정보(주문/입금/배송 내역) 역시 메일로 통보된다.

이런 메일들은 해당 네티즌들의 필요에 의해서 행해지고 있다. 이것은 극히 초보적인 인터넷 이용원칙이기도 하다. 이런 서비스에 다음에서 과금을 하겠다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 그래도 다음이 기어코 업체에게 과금을 하겠다면 열악한 환경의 인터넷 업체들도 과금 비용을 직, 간접적으로 회원들에게 다시 부과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인터넷 업체들이 어디서 그 많은 돈을 충당하겠는가? 결국 회원들이다. 즉 다음을 이용하는 회원들은 겉보기엔 돈을 받는 듯하지만 뒤로는 자신도 모르는 돈이 마구 빠져나가는 이상한 형태의 상업 논리에 희생되어질 수 밖에 없다.

'온라인 우표제'만이 다음의 최선인가?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인터넷 비즈니스 전반의 문제를 고민해 보자. 수익창출을 위한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정당하고 합당해야 할 것이다. 양질의 정보를 유료화 하거나 질 높은 서비스로 과금을 정당화하는 방향 등 뼈를 깎는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해결책이 현재의 인터넷 비즈니스 전체를 끌어올릴 수 있는 생산적인 방식이어야 한다. 인터넷 업체 전반의 침체를 초래할 수도 있는 수익모델은 지양되어져야 한다. 남의 살 깎아 먹고 결국엔 제살 깎아 먹는 격이다. 이는 너무나 자명하다.

다음의 온라인 우표제는 네티즌의 참여를 통한 유료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메일서비스의 압도적인 힘을 이용해 중소 인터넷 업체에게 고통스런 비용을 요구하는 것일 뿐이다. 아직 자리도 제대로 잡지 못한 인터넷 업체들의 심장을 향해 겨누는 최대 위협의 총부리인 것이다.

이 총부리를 피하기 위하여 결국 대부분의 인터넷 업체는 자사의 회원 중 한메일 주소를 타업체의 것으로 바꾸게 하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도 인터넷 업체에게 과금을 하지 않는 메일사를 신중하게 고려해 보아야만 한다.

인터넷 업체 실무자들에게 하루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지나간다.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도 많은 인터넷 비즈니스의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에서 온라인 우표제를 들고 나옴으로 해서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쓰여져야 하는 한국 인터넷의 인력이 소비되어지고 있다. 과금 대상인 업체에게 일방적으로 돈을 내라고 강요하기 보다는 같은 인터넷 업체로써 고민을 같이하고 브레인 스토밍을 통해 더 나은 솔루션을 함께 찾아보는 방향이 더 유익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기꺼이 그렇게 할 의사가 있다.

다음은 MS의 차세대 운영체제인 윈도우XP를 불공정행위로 제소했으며 심지어는 판매금지 신청까지 했다. 시장의 압도적인 힘을 이용하여 메신저를 운영체제에 끼워팔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다음에게 묻고 싶다. 시장의 압도적인 힘을 이용하여 인터넷 업체에게 과금을 하겠다는 불공정행위를 하고 있는 업체는 과연 어디인가?

/서영필 뷰티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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