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라-못내린다' 이동전화 요금공방 여전히 평행선


 

이동전화사업자들과 소비자, 시민단체간에 첨예한 입장 대립을 드러냈던 요금인하 논쟁이 9일 공청회에서도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채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9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주최, 정보통신부 주관으로 은행회관에서 개최된 '시장환경변화에 따른 이동전화요금 현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소비자 시민단체들과 이동전화사업자들은 각각 '요금인하의 필수성'과 '인하 불가'를 거듭 주장하며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공청회는 오후 2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이내찬 연구위원의 주제발표를 거쳐 오후 6시까지 장시간 논쟁을 거쳤으나 양측의 입장 대립만 구체화할 뿐 일정 합의도출에는 실패했다.

정통부는 이날 공청회에 이어 개별적인 전문가 접촉과 정책 검토를 거쳐 이달말까지 인하여부 및 인하폭, 시기를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는 이동전화사업자는 물론 학계와 유선전화사업자, 학생, 소비자 400여명이 참석, 시종 일관 열띤 분위기로 토론에 참여했다.

소비자 시민단체 '연내 요금인하는 필수'

이날 공청회에서 소비자 시민 단체들은 이동전화사업자들의 흑자를 지목하며 연내 기본료와 통화료를 모두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YMCA 김종남 국장은 "선발사업자들이 정부의 인가를 핑계로, 후발 사업자들도 적자를 이유로, 정통부는 사업자들의 거부로 요금인하를 거부해 왔지만 국민들이 모두 비싸다고 인식하는 만큼 기본료와 통화료 모두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김국장은 "다양한 요금제도가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지만 최저기본요금제도 등 없어진 것도 있다"고 지적하고 "소량 사용자를 위한 요금제도가 부활해야 하며 표준요금과 기본요금, 통화요금이 모두 낮추는 방향으로 요금 수준이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박원석 국장도 "선택요금제는 통화량이 매우 적거나 많은 소수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다수 이용자가 표준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표준요금의 기본료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국장은 "정부나 사업자 모두 후발사업자의 누적적자를 요금을 못내리는 이유로 제시하지만 심지어 LG텔레콤도 상반기 경상 흑자를 거뒀다"며 "경영상태의 호전으로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므로 인하의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신규투자의 책임은 사업자에게 있지 소비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요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연맹 강정화 실장은 "소비자들은 이동통신을 매달 비용을 지급하는 보편적인 서비스라고 인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물가 수준에 맞춰 10% 정도 요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이동전화 요금의 기본료와 통화료는 인하됐지만, 선택요금에 대한 인하는 없어 소액 가입자나 특수가입자가 손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경품도 수수에게만 돌아가므로 소비자 전체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자들이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동전화 사업자, '도저히 못내린다'

소비자 시민단체의 인하 요구와 달리 이동전화사업자들은 경기 침체와 누적 적자 해소 차원에서 인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요금인하는 사업자들의 수익을 감소시키고 누적적자를 심화시켜 결국 투자 위축과 경기 위축까지 유발한다며 "현 상황에서 인하가 불가함"을 역설했다.

SK텔레콤 조신 상무는 "현단계에서의 요금인하는 사업자들의 즉각적인 투자감소와 IT산업의 전반적인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요금인하 보다 IT산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정부도 정치 논리로 요금인하 압박을 가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무리한 인하 요구로 이동전화사업자를 소비자의 적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KTF 오석근 상무 역시 "요금 인하가 투자감소로 이어져 IT산업을 위축시킨다"는 입장.

그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인프라 구축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므로 적기에 투자재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으며 현 시점에서의 요금인하는 유효 경쟁 기반을 약화시켜 독점으로 회귀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상무는 "요금수준은 후발사업자들의 누적적자 해소와 시장 경쟁 활성화 측면을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돼야 한다"며 정부의 신중한 정책 결정을 촉구했다.

LG텔레콤은 지금까지의 누적적자를 예로 들며 "요금인하가 불가능한 실정"임을 재차 강조했다.

임병용 상무는 "보조금이나 과잉판촉보다는 가격과 품질에 기반한 효율경쟁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소비자 편익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상무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이동전화시장은 요금만 있지 가격은 없었고 결정적으로 LG텔레콤은 재무 상황이 워낙 열악한 상황이라 요금인하의 여력이 아예 없다"고 밝혔다.

학계 및 정부 '산업 발전 고려하여 신중하게'

시민단체와 이동전화사업자들의 입장 대립에 대해 학계와 정부는 '산업 발전 고려하여 신중하게 정책을 확정지어야 한다'는 원론만을 반복했다.

학계는 그러나 '요금인하에는 정부의 합리적인 규제의 실시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시장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희대 강병민 교수는 "요금 규제 정책이 신중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너무 신속하고 단기간에 정책을 확정하는 경향이 짙다"며 "정기적으로 이런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교수는 "요금원가는 향후 수익과 원가를 추정해야 하는 것으로 손익계산서상 순익이 발생한다 해서 무조건 요금을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니며 통신산업은 중장기적으로 계획투자가 필요한 기반 산업임을 고려하여 경제적 관점에서 요금인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전영섭 교수도 "합리적인 요금 산정 기준을 마련해야함"을 전제로 "정부는 후발 사업자의 요금인하 여력을 감안하고 구조조정이나 경쟁여건의 확보, 어떤 목표를 가지고 규제를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통부 서홍석 부가통신과장은 "소비자와 산업정책 측면을 신중히 고려하여 신중하게 요금을 검토할 것이며 조정여부와 조정률에 대해 요금조정심의위원회를 통해 이달중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동전화 요금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가 일관되게 경쟁정책을 유지해 오고 있는 점"을 강조하며 "경쟁여건을 조성하면 가격경쟁은 자연히 일어난다는 논리에 따라 요금경쟁 활성화 방향으로 정부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경기자 y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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