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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꽃피지 못한 AMOLED, 내년은?


'업계 활발한 참여→수요 진작'이 관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관련 올해 실적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 불어 닥친 세계 경기침체가 전반적인 디지털기기 수요를 떨어뜨리고, 관련 기업들의 활발한 투자도 가로막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09년 AMOLED 시장은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참여해 수요를 끌어올릴지가 시장 확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내년에도 전반적으로 디지털기기 수요둔화는 지속될 전망이나, 업계를 주도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칭)가 출범한다는 점이 AMOLED에 희망적인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AM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을 활용하는 디스플레이로, 현재 시장에서 폭넓게 쓰이는 액정표시장치(LCD)보다 화질, 소비전력, 두께 등 면에서 우위를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SDI가 업계 처음으로 대량 양산에 들어가면서 우리나라가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화질과 수명이 뛰어난 AMOLED가 저가 수동형(PM)OLED의 매출 규모를 초과하며, 미래 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경기침체 여파 AMOLED '흥행부진'

연초까지 '대박' 가능성이 점쳐졌던 AMOLED는 올 하반기 경기침체와 함께 흥행에 실패했다. AMOLED를 탑재한 MP3플레이어, 휴대형 멀티미디어 기기(PMP), 디지털카메라,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기기가 간간이라도 출시된 점은 긍정적이었다.

노키아, 삼성전자 등 주요업체들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초기 시장을 이끌어줘야 할 휴대폰들이 폭넓게 출시되지 못한 게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전자는 한정판인 'W2400 스페셜에디션'과 고가폰 '나이트 이펙트'에 이어 이달 22일에야 AMOLED 탑재 대량생산 제품인 '오리진폰'을 내놨다. 노키아 등 해외 주요기업들은 관련 제품 출시를 늦추고 있는 상태.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세계 AMOLED 누적매출은 지난 3분기까지 1억8천만달러 수준에 그쳤다. PMOLED를 합친 전체 OLED 매출은 3분기까지 4억7천만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4분기 OLED 매출은 앞선 1~3분기 평균보다 더 적어, 연초 올해 매출 전망치로 제시됐던 11억5천만달러 수준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200만개 이상을 기록했던 업계 AMOLED 출하량도 2~3분기는 각각 160만~170만개 수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삼성SDI가 올해 연말까지 자사 목표치로 제시했던 AMOLED 월 200만개(5.1㎝ 기준) 생산과 비교해 미약한 실적이다.

◆'가공할 위력' 삼성전자·SDI 합작사 내년 본격 출항

실물경기 악화 여파로 내년 전망 역시 불투명한 AMOLED 시장에서 기대해볼만한 호재는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합작회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본격 사업에 나선다는 점이다.

현재 삼성SDI의 100% 자회사 형태로 천안에 터를 잡은 이 회사는 내년 초 삼성전자와 5대 5 합작법인 형태로 AMOLED를 비롯한 모바일 디스플레이 사업을 시작한다.

현재 AMOLED를 포함한 삼성SDI의 모바일디스플레이(MD)사업본부와 삼성전자 LCD총괄의 중소형 LCD 생산용 2~4라인 및 인력 등을 통합하는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삼성SDI는 그동안 세계 AMOLED 출하량에서 70% 가량을 점유하면서 시장 형성을 주도해왔다. 여기에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기업인 삼성전자의 모바일용 LCD 사업과 AMOLED 연구개발(R&D) 역량이 결합하면서 전체 OLED 시장을 쥐락펴락할 위력을 확보하게 된 것.

올해 삼성전자 중소형 LCD 사업과 삼성SDI의 MD사업본부 매출은 각각 1조5천억원 안팎으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초기 매출 규모는 3조원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의 전자계열사 중 삼성SDI(올해 MD사업본부 포함 3분기 누적매출 3조7천억원), 삼성전기(3분기 누적매출 2조3천억원)와 함께 거대 전자회사로 자리를 잡게 된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AMOLED 사업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임하느냐에 따라 내년 시장이 활성화될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AMOLED 합작사 설립을 추진했다는 점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내포한 만큼, 새 회사의 활동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업계 '관망', 시장활성화 최대의 '적'

AMOLED는 LCD 대비 여러 성능과 기술적 우위에도 불구 가격이 비싸다는 난제를 안고 있다. 국내외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하고, 저렴한 부품·장비·소재 개발이 어렵다는 점, 수율이 떨어진다는 점, 대형화가 어렵다는 점 등은 모두 AMOLED의 가격과 직결되는 사안들이다.

이는 기업들이 활발히 참여했을 때 경쟁이 유발되면서 더 싼 제품의 개발, 생산력 향상과 다채로운 완제품 출시 등으로 AMOLED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말과 같기도 하다.

현재 국내에서 LG디스플레이(LGD)가 LG전자의 OLED 사업을 통합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LGD는 내년 LG전자와 38㎝(15인치) AMOLED TV 출시를 추진하는 등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대만에선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의 자회사 CMEL이 AMOLED 생산량 확대와 채용기기 대형화를 모색하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LCD 주도권 경쟁에서 우리나라에 밀린 일본에선 소니, 파나소닉 등 대기업을 비롯해 각종 장비·소재 기업들이 연합군을 형성하면서 AMOLED 싸움에서 반전을 모색하는 중이다.

AMOLED를 주력사업으로 가지고 있는 삼성SDI와 CMEL을 제외하곤 대부분 소극적인 투자와 함께 경쟁사가 먼저 시장의 기초를 닦아놓길 기다리는 측면이 강해, 시장 활성화가 지연되는 모습이다.

AMOLED는 종이처럼 얇고, 휘거나 접어서 휴대할 수 있는 전자제품 개발을 가능케 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체험을 선사할 수 있는 '꿈의 디스플레이'로, 내년 기업들의 활발한 참여가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뱅크의 지병용 팀장은 "현재 경기상황을 감안할때 삼성을 비롯해 AMOLED 관련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태"라며 "다만 내년 관련 기업들은 AMOLED 탑재 제품의 대형화를 추진하며, 기술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R&D 경쟁에 활발히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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