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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블루오션 바이오융합-상] 바이오화장품


"화장도 하고 건강도 챙기고"

바이오기술(BT)의 응용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BT는 누룩과 유산균 등 미생물을 발효시켜 된장과 김치, 치즈를 만들고 유전자 조작이나 세포 배양을 통해 신약을 개발하는 등 전통적으로 농업, 식품, 제약 등의 산업에 주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환경, 에너지, 화학, 전자산업 등과 융합하며 신산업 창출의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천연추출물로 만들어 질환도 고칠 뿐 아니라 해양 및 토양 오염도 복구시키며 맞춤형 의료까지 내다보는 각 산업분야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이뉴스24는 '新블루오션 바이오융합' 시리즈를 통해 기존 사업 분야에 BT를 융합해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바이오화장품, 기름오염 복구제, 바이오센서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미용과 치료를 동시에…'코스메슈티컬'

바이오기술과 화학이 만나 의약 및 병원 치료와도 경쟁하는 화장품이 등장하고 있다.

바이오화장품은 천연 추출물 또는 바이오 공정을 통해 얻은 피부 친화적 생체분자를 함유해 피부노화방지, 미백 등 기능성을 높인 화장품을 말한다. 바이오화장품은 일반 화학화장품과 달리 피부질환을 완화시키고 건강상태를 유지해 '약용화장품(코스메슈티컬 Cosmeceuticals)'으로도 불린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활용영역을 넓혀가는 바이오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코스메슈티컬이란 용어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피부과전문의가 기획한 화장품 브랜드에서 처음 등장했다. 국내에선 2000년대 초반부터 알려지기 시작해 여드름과 민감성 피부 개선, 미백, 노화방지 등 고기능성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바이오 화장품은 유전자 조작이나 바이오 공정기술, 천연 유용생물자원 탐색기술 등 BT의 발전으로 날개를 달고 있다.

대한화장품협회 '국내 화장품산업 시장동향'에 의하면 2006년 기준 국내 바이오 화장품은 식약청 등록기준 2천219개 품목에 생산액은 7천528억 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26% 성장했다.

전 세계 기준으로도 바이오화장품 시장규모는 2004년 80억 달러에서 2009년 11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화장품 넘어 의료기기·의약 꿈꾼다

최근 국내에서는 아토피 피부염 등 한국인에 흔한 피부질환을 겨냥하거나 피부 재생효과가 있는 다양한 바이오화장품이 선보이고 있다.

2000년 창업한 애경 자회사 네오팜(대표 박병덕)은 아토피, 민감성 피부에 효과적인 화장품을 개발해 이름을 알린 회사다. 네오팜은 피부생리 활성물질인 세라마이드 합성기술과 피부 장벽회복기술인 MLE(Multi Lamela Emulsion) 기술을 개발, 아토피, 민감성, 건성 피부 등에 적합한 스킨케어 화장품을 만들고 있다.

네오팜 홍보팀 이재이 차장은 "MLE 제형은 피부 각질층 내 지질구조와 유사해 피부의 장벽기능과 보습기능을 복원하는 효과가 뛰어나다"며 "아토피 피부염, 건선, 습진 등에 효과가 있으며 스테로이드의 부작용도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네오팜은 아토피질환보습제 '아토팜' 외에도 각질형성세포의 분화를 촉진하고 콜라겐 합성을 촉진함으로써 피부노화를 예방하는 신물질 K6PC-5를 개발, 이를 활용한 주름개선 화장품 'MLE 고운세상'도 선보이고 있다.

네오팜은 2001년 중국, 러시아로 진출을 시작했으며, 현재 미국, 영국, 대만, 호주, 중국, 러시아 등 6개국에 아토팜을 수출하고 있다. 대만은 현지제약회사인 영신약품과 제휴를 체결했고, 미국과는 피부과 교수와 협력 및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바이오벤처 다림티센은 고순도 의료용 콜라겐과 조직공학 기술을 이용한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일반의약품 승인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피부면역 반응을 제거한 고순도 의료용 콜라겐을 이온화해 만든 다림티센의 '티센 NF-10'과 '티센 ICM-10'은 국내 식약청에서도 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으로 허가를 받은 제품. 이 제품은 모공축소, 필링 후 표피재생, 잔주름 예방 및 개선, 여드름 흉터개선 등의 효능이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다림티센은 미국 화장품 전문 유통업체인 바이오 플로라를 통해 수출을 진행중이며, 2006년 대미 수출 200만 달러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꾸준한 수출고를 올리고 있다. 올해 수출액은 총 54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림티센의 이성기 부사장은 "고순도 의료용 콜라겐은 손상된 세포외 기실에 침투해 피부 재생을 촉진한다"며 "기능성화장품에 대한 승인이 별도로 없는 미국에서 FDA 일반의약품 승인을 받은 것은 연구진의 기술력에 따른 결실"이라고 말했다.

재생의료전문기업 세원셀론텍(대표 박헌강)도 고순도 의료용 콜라겐을 원료로 한 바이오콜라겐 화장품을 선보인다. 이 회사는 바이오콜라겐 화장품으로 토너·에멀전·에센스 3종 세트와 마스크팩, 자외선 차단제, 튼살 및 아토피 치료제를 개발했으며, 올 하반기 콜라겐 화장품 전문 브랜드를 본격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사 바이오콜라겐과 관련 "피부 보습과 탄력에 도움을 주는 아텔로콜라겐이 함유돼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며, 건강한 피부로 자연 재생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세원셀론텍은 미국피부과학회 등 세계 전시회 참가를 통해 미국, 이집트에 약 1억2천만원 규모의 화장품 완제품을 공급키로 했으며, 독일, 영국, 그리스, 브라질, 멕시코, 태국, 필리핀 등과 수출협상을 진행 중이다.

화장품 외에도 세원셀론텍은 주름개선제 '테라필'과 상처치료용 바이오드레싱제제 '테라폼' 등 바이오콜라겐을 응용한 의약외품 등으로 시장진출 성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폴리플러스 자회사 포휴먼텍(대표 이승규)은 작년부터 주름개선물질 FHT-503을 LG생활건강의 '오휘'브랜드에 납품하고 있다. 포휴먼텍은 피부질환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큰 문제로 꼽혀 온 물질의 낮은 피부 투과율을 새로운 단백질 전달시스템을 이용해 극복했다.

자체 보유한 2개의 단백질 전달체 (PTD Protein Transduction Domain) 기술로 피부투과율과 세포투과율을 향상시켰으며, 이를 이용한 기능성 화장품 원료, 경피전달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는 것.

PTD는 화학물질, 단백질, DNA 등을 세포 내로 쉽게 침투, 전달시키는 물질을 뜻한다. 회사측은 이를 통해 주름개선제 개발을 완료했으며, 현재 항아토피, 미백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성공, BT기술만으로는 부족

바이오화장품 사업은 장기간 고비용이 드는 신약개발에 비해 바이오벤처들이 수익창출을 위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다. 그러나 이는 바이오벤처가 바이오화장품 단일 사업으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는 뜻도 된다.

진입장벽이 낮아 바이오벤처 뿐 아니라 기존 화장품 업체에서도 바이오화장품 분야에 언제든지 뛰어들 수 있기 때문.

이에 바이오벤처 업계에서는 바이오화장품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바이오기술 뿐 아니라 화학 등 타 분야 융합기술 개발에 힘쓰고, 마케팅 및 영업능력을 보완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병덕 네오팜 대표는 "줄기세포나 세포치료제 같은 바이오기술 및 천연추출물 등 원료개발과 함께 제형화 기술이 함께 개발돼야 한다"며 "기술력이 뛰어나도 마케팅 능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여드름이나 아토피 같은 피부질환을 겨냥한 화장품은 틈새시장에 가깝고 소비자들이 실질 효능에 따라 선택하는 경향이 높지만, 노화방지나 주름 개선 화장품의 경우 원료 등 효과보다 브랜드명 같은 마케팅 능력이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

특히 인간 피부에 직접 사용되는 화장품인 만큼 안전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난 7월 한국바이오벤처협회 주관으로 열린 바이오화장품 특화 세미나에서 일본의 화장품 전문 상사기업 이와세코스파측은 화장품 원료로 필수확인사항으로 기능성, 생산성, 안전성, 안정성, 경제성 등을 꼽았다.

이와세코스파 관계자는 "바이오벤처기업은 신규성이 있거나 특징적인 소재를 개발하는데 뛰어나지만 용도에 적합한 효과나 안전성을 확인하는 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가 심한 미백제, 대량생산에 부적합한 보습제 등 제품화까지 성사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는 것.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품개발 초기부터 정확한 기술표준을 습득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소비자의 안전에 최우선 가치를 두는 기술표준을 장악해야 각국의 기술장벽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

다림티센 이성기 부사장은 "최고의 기술이 최고의 시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다림티센은 꾸준한 국제표준 활동을 통해 충분한 사전지식을 얻고, 미국 표준재료협회(ASTM) 위원장으로서 우리의 기술우위를 입증해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의약품같은 화장품으로 좋은 모델 제시"…박병덕 네오팜 대표

지난달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박병덕 네오팜 대표는 사업의 첫 구상부터 화장품과 의약품의 경계에서 시작, 대체의약품 및 신약회사로 발전시킬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네오팜은 화장품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초기 투자를 많이 들이지 않고 의약품 사업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네오팜이 아토피 질환 보습제 '아토팜'으로 소비자들에게 이름을 알리며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자 다른 바이오벤처들도 바이오화장품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박병덕 대표는 품질이 없었다면 네오팜이 바이오화장품 사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네오팜은 '품질에 만족한다'는 소비자들의 구전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입니다. 효능이 담보되지 않으면 새 마케팅 컨셉트를 잡아야 하는데, '아토팜'의 경우 2000년 출시된 이후 디자인이나 가격을 한번도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박 대표는 수많은 바이오기술이 있지만 기능적 원리보다도 실제 생체에 어떤 효과를 주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좋은 원료나 세포치료 등 새 바이오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형화 기술도 동반돼야 합니다. 네오팜이 개발한 MLE제형은 피부 장벽기능을 복원할 뿐 아니라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네오팜은 이같은 아토피 화장품이라는 틈새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의약품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진입장벽이 낮은 화장품 사업이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

최근엔 대덕 테크노밸리에 의약품 생산시설인 CGMP 규격에 준하는 공장을 준공했으며, 신약의 경우 각 부분에 강점이 있는 바이오벤처와 리스크를 공동 분담하는 전략을 택했다.

현재 네오팜은 약효지속형 치료제 개발업체인 펩트론과 당뇨 비만치료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신약개발 벤처인 레코켐 바이오사이언스와 아토피, 건선, 관절염에 효과가 있는 'PAR-2' 저해제도 개발하고 있다.

박 대표는 삶의 질과 관련된 피부과학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화장품 사업을 기반으로 피부 관련 대체의약품, 당뇨 비만 치료 개량신약, 염증 조절효과가 있는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강화해 삶의 질과 관련된 피부과학의 선도자로 발돋움하겠습니다."

한편 지난 2000년 애경에서 사외벤처로 분사한 네오팜은 국내 아토피 화장품 대표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창업 첫해 매출이 7억5천만 원에서 2006년 회계연도(2005년 7월~2006년 6월)에 100억4천만원으로 올라 13배 성장했고,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270% 급증한 25억원을 기록했다.

2001년부터 중국, 러시아 등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 영국 등 6개국에 '아토팜'을 수출하고 있다.

임혜정기자 hea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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