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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 검사 전격 강제수사…읍참마속이냐 해명수사냐


"나를 탄핵하라"…이원석 검찰총장, 돌연 초강수
압수수색 대상, 이 검사 자택·사무실 등 제외
혐의점 확인 동시에 '조직 내 기강확립' 노린 듯
'처남 마약' 경찰 수사 개입 의혹 '막판 변수'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각종 비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정섭 검사(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 가운데 이원석 검찰총장의 '결단' 배경이 주목된다.

이 총장은 지난 9일 "민주당의 검사 탄핵은 검사의 당 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 탄핵"이라며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책임진 저를, 검찰총장을 탄핵하라"고 했다. 이 검사는 최근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실상 마지막 의혹인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 지휘라인이었다.

그러나 대검찰청은 지난 20일 돌연 이 검사를 수원지검 2차장검사에서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로 발령냈다. 동시에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이 검사 처가가 소유한 골프장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15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을 격려 방문해 간담회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15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을 격려 방문해 간담회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돌변한 검찰 대응에 야권에서는 이 총장이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검찰은 더 이상 이 차장검사를 수사하는 척하는 쇼를 중단하고 사건을 공수처로 서둘러 이첩하는 것이 제 식구 봐주기 수사, 보여주기 수사라는 오명을 더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여론도 검찰이 이 검사의 무고함을 확인시키기 위해 이른바 '해명수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 검찰 흔들기에 초강수"

검찰 안팎에서는 일단 이 총장이 탄핵 등 정치권의 '검찰 흔들기'에 초강수로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총장으로서 '정치적 외풍' 쳐내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 총장을 잘 아는 여러 전직 고위 검찰간부들은 "이 총장이 그렇게 쉽게 움직이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면서 "검찰 자체적으로 자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결단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가만히 있으면 (정치권에) 자꾸 '제식구 감싸기'라는 명분만 주게 된다. 지금 상황에서 자정적 모습을 보여줘야지 탄핵 동력도 막을 수 있다"며 "이 총장도 이 사실을 잘 알 것"이라고 했다.

다른 검사장 출신 변호사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검찰에 대한 정치적 문제 제기나 탄핵 압박 속에 손 놓고 마냥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총장이 초강수에 나선 것도)뭔가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인식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장 의혹, 검사 여럿 포함됐을 것"

여기에 더해 이 총장이 검찰 내부 단속 효과를 노렸다는 시각도 있다. 고검장 출신의 또 다른 변호사는 "제기된 의혹 중 골프장 이용 편의 제공에는 여러 검사들도 관련자로 포함돼 있다. 감찰이든 수사든 해당 검사들도 조사를 받게 된다"며 "이 정도로(수사를) 확대한다면 이 정부 출범 후 느슨해진 검찰 내부도 자연스럽게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이 총장으로서도 조직을 일신 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했을텐데, 적절한 시기가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부패수사 전문으로 최근까지 현직에 있었던 한 고위 검찰간부도 "골프장 관련 의혹은 다른 검사들도 자꾸 거론 된다. (이 검사를 비롯해 해당 검사들까지)범죄까지는 아니더라도 진상조사를 통해 감찰이나 징계가 가능하다"며 "선제적 강공으로 검찰에 대한 정치권 공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검사에 대한 수사가 어디까지 들어갈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18일 민주당이 대검찰청에 제출한 고발장에는 자녀 위장전입과, 검사들 골프 예약 편의, 전과기록 무단 조회, 대기업 임원의 인사접대 등 4가지가 이 검사 혐의로 적시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가 지난 20일 압수수색한 2곳은 처가가 용인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과 이 검사 가족이 대기업 임원으로부터 접대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강원도 춘천의 모 리조트다. 두 의혹 모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다.

처남 자택, 압수수색 대상서 빠져

그러나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핵심 의혹 중 처남 집 가사도우미 등 전과조회 부분은 빠졌다. 이 검사에 대한 감찰에서 의혹이 해소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의 전 반부패수사 전문 검찰 간부는 "범죄정보 무단 조회 등은 '킥스'(KICS, 형사사법정보시스템)만 봐도 확인된다. 이 검사나 처남 주거지 등이 압수수색 대상에서 빠진 이유는 감찰 단계에서 이미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각종 비의 의혹이 제기된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가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로 근무하던 지난 4월20일 아파트 빌트인가구 입찰담합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각종 비의 의혹이 제기된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가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로 근무하던 지난 4월20일 아파트 빌트인가구 입찰담합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수사가 의외로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검사 처남 조모씨의 대마초 흡입 의혹이 변수다.

조씨 아내 강미정씨는 올해 2월 남편을 마약류관리법위반(대마) 혐의로 112에 신고했으나 자택까지 방문한 경찰은 조씨가 소변 검사를 거부하자 돌아갔다고 한다. 강씨는 3월 9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조씨를 정식으로 고발했다. 2022년 8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총 5회에 걸쳐 대마를 흡연했다는 혐의다.

강씨가 증거물까지 확보해 넘겼으나 수서경찰서는 석달 뒤인 지난 6월 21일 증거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불송치 결정했다. 조씨 소변과 모발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온 점, 강씨가 넘긴 증거물은 조씨 동의가 없어 임의성이 부정된다는 점, 조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는 점 등이 이유였다. 법조계는 경찰이 '증거물의 임의성'을 부정한 부분에 주목한다. 범죄 도구를 증거로 제출하는 것은 범인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처남 마약수사 무마' 의혹 폭발력 커

강씨에 따르면, 경찰이 조씨 소변과 모발을 임의제출받은 날은 고발일로부터 두달쯤 뒤인 5월 19일이었다. 통상 10일 이내 검사가 필요하지만 그 기한을 훨씬 넘긴 것이다. 강씨와 민주당은 경찰 지연 수사에 이 검사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직 검사가 친인척 마약수사를 무마했다면, 사안은 겉잡을 수 없게 된다. 탄핵이 문제가 아니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기소가 가능하다는 게 법조계 판단이다. 이 총장 뿐만 아니라 검찰도 내상을 입게 된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이 검사가 경찰 수사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대부분 낮게 보고 있다. 이 검사를 잘 아는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그림이 너무 뻔하다. 이 검사는 조심성이 많은 사람"이라며 "검찰이 수사 무마를 의심했다면 이 검사부터 압수수색했을 것"이라고 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도 "이 총장도 당연히 거기까지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월례회의에서 "검찰의 일은 완전무결함을 지향해야 하지만, 이 또한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라 문제가 없을 수는 없을 것이며, 그때 바로 겸손한 태도로 문제를 직시하고 바로잡아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엄한 경계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30일과 오는 12월 1일 양일에 걸쳐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와 함께 이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붙일 예정이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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