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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잊힐 권리 있다"…정부 내년 시범사업 추진 [데이터링]


2024년까지 맞춤형 개인정보보호법 제정 방침

[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정부가 ‘잊힐 권리’를 제도화하는 등 아동·청소년이 정보주체로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오는 2024년까지 범국가적 체계를 구축한다. 현행법상 보호 대상을 만 14세 이상 청소년으로 확대하고 연령대별 보호 내용을 차등화해 맞춤형 개인정보 보호법을 제정한다는 방침이다.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최영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부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개인정보위]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최영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부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개인정보위]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최영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부위원장은 "아동·청소년 시기에 본인 혹은 제3자가 온라인에 올린 개인정보에 대해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잊힐 권리'를 제도화할 것"이라며 "내년 시범사업을 통해 표현의 자유 등 다른 원칙과 충돌하는 부분을 조정하고 권리 행사 요건, 절차 등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잊힐 권리' 지원 대상 게시물 유형은 크게 '본인이 올린 게시물'과 '3자 게시물'로 나뉜다. 본인 게시물에는 스스로 게시한 글‧사진‧영상을 포함해 제3자가 해당 게시글을 공유한 경우도 해당된다. 제3자 게시물에는 ‘셰어런팅(Sharenting)’과 아동‧청소년에 대해 비난‧비방 등 부정적 게시물을 올린 경우가 포함된다. 셰어런팅이란 ‘공유(Share)’와 ‘양육(Parenting)’의 합성어로, 부호 등 보호자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녀의 양육과정을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우선 정부는 본인이 올린 게시물을 대상으로 삭제 혹은 블라인드(가림) 처리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내년 실시할 예정이다. 2024년에는 제3자가 올린 게시물까지 삭제 대상을 확대한다. 법제화 작업과 함께 내년까지 온라인 게시물의 개인정보 탐지‧삭제 기술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다음은 최영진 개인정보위 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아동의 잊힐 권리 관련 정보주체가 현 시점에서 삭제를 요청할 경우 기업들이 응하지 않아도 되나.

개인정보보호법 35조에는 삭제권이 있는데 해당 내용이 구체화된 상태는 아니다. 절차나 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아 실질적인 권리 행사에 상당한 제약이 있다. 특히 아동·청소년의 경우 권리 사에 더 취약하므로 2024년까지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는 것.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등 다른 원칙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으므로 내년 시범사업을 통해 권리행사 요건과 절차, 방식 등을 정리할 계획이다.

-잊힐 권리 관련해 기업들의 협조가 필요한 것 같은데 페이스북, 유튜브 등 해외기업의 경우 협조가 좀 더 어렵지 않겠나.

국내기업과 비교했을 때 해외기업은 협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다만 개인정보보호 관련 글로벌 빅테크기업들도 국내 규정을 따르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일부 기업의 경우 좀 더 적극적으로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도 이들과 적극 소통하고 협력하겠다.

잊힐 권리 관련 문제는 법적 이슈도 있지만 기술적인 한계도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게시물이 링크를 통해 다른 개인정보 처리자로 넘어간 경우 이를 추적해 권리를 행사하는 게 상대적으로 어렵다. 유럽연합(EU)의 GDPR에서도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처리자가 지켜야 할 의무들을 규정하고 있는데 향후 법제화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성인도 아동·청소년 때 올렸던 게시글을 삭제 요청할 수 있나.

내년 시범사업을 통해 몇 살까지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지 여부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제도연구반에서 잊힐 권리 관련 연령과 대상, 절차를 어떻게 수립할지 들여다보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 활용 관련 연구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구글코리아도 참여해 논의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의 의견도 함께 듣고 있다.

-SNS나 일반적인 게시물에 대해서도 본인이 잊힐 권리를 행사하고 싶으면 삭제할 수 있는지.

블라인드 처리나 검색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다.

-셰어런팅 등 게시글 삭제 요청 관련 통계가 있나.

성폭력 관련 정보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에 기초해 성폭력 피해자가 요청한 경우는 있다. 전국 통계는 없고 성남시 등 지자체에서 파악하고 있다. 민간의 경우 디지털 장의사 업체들이 있는데 이들이 지자체 등과 협업해 삭제 관련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인 통계를 확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 패널티 강화 방안도 포함되나.

기업 책임이나 패널티가 강화될지 여부는 국회에서 논의할 사안이므로 현 시점에서 말하기 어렵다. 다만 현재 개인정보가 장기간 축적되는 경향이 있고, 아동‧청소년 설문조사를 해보면 90% 이상이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하다고 답하고 있지만 실제로 개인정보 보호 교육을 받아봤다는 응답은 35~36%에 불과하다. 그래서 2024년까지 법제를 정비하겠다고 하는 것.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일종의 조화와 균형이다. 아동 스스로가 개인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 학부모가 중요성을 인식하고 강제적인 처벌 없이도 개인정보가 보호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

-제조사 책임 강화 관련 적용 대상 기업에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도 포함되나.

인공지능(AI) 스피커 등에는 통신 기능이 포함된다. 통신 기능이 있으면 대화나 놀이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제조업체로 전송되기도 하는데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는 개인정보 처리자만 규율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으므로 제조업체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가이드라인 형식 등을 통해 제조·설계업체들에게 경각심을 높이는 차원에서 방향성을 잡고 있다. 제조업체를 제재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김혜경 기자(hkmind90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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