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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악수합의'에 재판부 "무정산합의 증거 제출하라"[OTT온에어]


애초에 계약서 없어 생긴 분쟁…'암묵적 합의 vs 합의한 바 없다'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망 이용대가 소송' 재판부가 이번 분쟁 시발점은 '계약서 부재'에 있다고 지적했다. '무정산 합의를 했다'고 주장하는 넷플릭스 측에 '합의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정황이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최초 연결 당시 쌍방이 무정산을 선택했으며, 연결 방식이 변경된 지금도 '암묵적 무정산 합의'상태라고 주장하나 SK브로드밴드는 망 비용은 유상이며, 전용망 사용에 대해 '무정산 합의'한 적 없다고 맞서고 있다.

15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맞붙은 '망 이용대가' 소송 3차 변론이 열렸다.  [사진=조은수 기자]
15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맞붙은 '망 이용대가' 소송 3차 변론이 열렸다. [사진=조은수 기자]

15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망 이용대가' 소송 3차 변론이 열렸다.

이날 넷플릭스 측은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무정산 피어링'을 선택했으며 지금까지 지속 중'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넷플릭스 측은 'SK브로드밴드가 무정산 연결하기로 해놓고, 이제와서 대가를 받겠다고 한다'면서 '돈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합당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지적했다.

넷플릭스 측 법률대리인은 "시애틀IXP(SIX) 이용 시 쌍방합의 하에 무정산 연결을 했고 도쿄로 연결지점을 옮길 때도 마찬가지였다"면 "ISP 사이는 물론, CP와 ISP 사이에서도 서로에게 이득이 된다고 판단하면 무정산 피어링을 하나, 만약 어느 한쪽에서 이득이 없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피어링을 중단 또는 해지하면 되나 SK브로드밴드는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SK브로드밴드는 무상 합의가 존재한다는 점을 넷플릭스가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을 하고 있으나,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은 SK브로드밴드"라며 "돈을 달라고 하는 측에서 돈 받을 근거가 뭔지를 밝혀야 하는 것이지 상대방에게 돈을 안 줄 근거를 네가 밝히라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연결하면서 대가 지급을 전제로 하지 않은 사실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 측은 '대가 합의 불발로 넷플릭스가 SIX를 통해 SK브로드밴드에 일방적으로 연결했고, 도쿄 IXP 전용망을 제공한 시점 이후부터는 적극적으로 대가를 요구했다'면서 '넷플릭스가 계약서도 없는 악수 합의로 무상을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SK브로드밴드 측 법률대리인은 "넷플릭스는 별도 합의나 대가지급 없이 임의로 SIX를 통해 SK브로드밴드 망에 연결했다"고 주장했다.

SIX는 트래픽을 오픈 방식으로 교환하는 곳으로, ISP 또는 CP 누구라도 포트 비용만 내고 연결하면 별도 개별적인 합의나 대가 지급 없이 서로 트래픽을 소통할 수 있다. 단, 전용회선이 아닌 일반 망이므로 품질은 보장되지 않는다.

이어 SK브로드밴드 법률대리인은 "이후 넷플릭스 트래픽 증가로 다른 클라이언트 불만이 생기면서 망 연결 지점을 SIX에서 도쿄IXP로 옮겨 전용망을 제공했다"면서 "이에 2018년 10월부터 대가를 요구해왔으나, 넷플릭스 측은 당연히 무정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설명했다.

또 "명시적인 계약 체결 없이 유상 서비스를 무제한·무기한·무조건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는 것은 상행위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무상이라는건 서비스 제공자인 SK브로드밴드가 입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인 넷플릭스가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측의 날 선 공방에 재판부는 '이 분쟁은 애초에 계약서가 없어서 생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넷플릭스 측에 '무정산 합의를 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가장 중요한 게 지금 계약서가 없어서 이렇게 크게 문제가 된 것"이라며 "그런데 현재 명시적 합의에 대해서는 사실 입증이 불가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악수만 하면 끝난다고까지 하니, 정말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소액의 거래에서조차도 계약서를 쓰고 법률사무소에 가는데도 불구하고 이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거래 행위"라며 "합의에 이르렀다, 그렇게 볼 만한 그런 정황이 있는지 이 부분이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다음 변론은 7월 20일이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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