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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新성장 투자] "삼성 450조"…尹에 화답한 이재용·정의선·신동빈 [종합 2보]


삼성·현대차·롯데, 새 정부 들어 잇따라 국내 투자 계획 내놔…SK·LG도 발표 임박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새 정부 출범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이후 재계 투자 시계가 다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친기업'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에 화답하기 위해 5대 그룹을 중심으로 투자·고용 등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두 번째)과 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기념 촬영한 모습.  [사진=미국 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20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두 번째)과 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기념 촬영한 모습. [사진=미국 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국내외서 450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는 삼성이 지난 5년간 투자한 330조원 대비 120조원 늘어난 것으로, 이 중 80%인 360조원은 국내에 투자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다양한 공식 행사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과 대규모 투자에 앞장설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해 온 바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27일 정부가 주도한 '청년희망온(On)'을 통해선 "저와 삼성은 세상에 없는 기술, 우리만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열심히 경영하고 투자하고 좋은 일자리 만들어서 나라 경제에 힘이 되고, 또 제일 중요한 우리 사회를 더 따뜻하게 만드는 데 노력을 조금 더 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 받았다.

이번 450조원 투자는 미래 먹거리∙신성장 IT에 집중된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일자리 창출 ▲대·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 육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뿐 아니라 국내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평가되고 있는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바이오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개 분야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며 "삼성의 핵심사업 및 신성장 IT는 기업과 산업 생태계가 상호작용을 통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5년은 새로운 미래 질서가 재편되면서 한국 경제의 발전과 쇠락을 가르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의 '미래 먹거리와 신성장 IT' 집중 투자는 향후 5년간 삼성이 한국 경제 재도약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사회 전반에 역동성을 불어넣음으로써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신규 사업 추진으로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5년간 총 37조원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신성장 테마인 헬스 앤 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부문을 포함해 화학·식품·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또 코로나19 이후 위축됐던 유통∙관광 산업 역량 강화를 위한 시설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 CDMO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인 만큼 롯데는 해외 공장 인수에 이어 1조 원 규모의 국내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 모빌리티 부문은 올해 실증 비행이 목표인 UAM(도심항공교통)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중심으로 투자한다.

또 유통∙호텔 등 운영 점포와 연계 복합 충전스테이션 설치 등 충전 인프라 사업도 본격화한 롯데는 시설 투자를 통해 연간 충전기 생산량을 1만 대 이상 규모로 확대한다. 롯데렌탈도 8조원 규모의 전기차 24만 대를 도입하며 전기차 생태계 활성화에 힘을 쏟는다.

롯데케미칼은 5년간 수소 사업과 전지소재 사업에 1조6천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 또 자원 선순환 트렌드에 발맞춰 리사이클과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 분야에서 2030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해 친환경 리사이클 제품 100만 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외에 화학 사업군은 7조8천억원을 투자해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과 범용 석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설비 투자와 생산 증설에 나서 지역 경제도 활성화시킨다는 방침이다.

국내 스타트업 지원과 투자에도 본격 나선다. 특히 롯데벤처스는 2026년까지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3천6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유통 사업군은 8조1천억원을 투자해 상권 발전 및 고용 창출에 앞장선다. 호텔 사업군은 관광 인프라 핵심 시설인 호텔과 면세점 시설에 2조3천억원을 투자해 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 식품 사업군도 와인과 위스키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대체육, 건강기능식품 등 미래 먹거리와 신제품 개발 등에 총 2조1천억원을 투자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달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투자계획 발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달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투자계획 발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달 새 정부 출범 후 대규모 투자 계획을 연이어 내놨다. 일단 현대차와 기아는 2030년까지 국내에서만 전기차 분야에 2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은 올해 34만 대에서 144만 대로 대폭 확대한다. 이는 2030년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 목표치 323만 대의 45%에 달하는 물량이다.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한다. 기아는 전기차 국내 생산 확대의 일환으로 오토랜드(AutoLand) 화성에 수천억원을 투자해 연간 최대 15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신개념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양산 시점은 2025년으로 우선 10만 대를 생산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또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점진적 구축과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국내 투자와 연구개발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물결에 민첩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맞춰 미국 공장 투자 계획도 발표하며 윤 대통령의 면을 세워줬다. 정 회장은 지난 22일 조지아 전기차 공장에 55억 달러(약 7조원) 신규 투자를 비롯해 자율주행·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 분야에 50억 달러(약 6조3천600억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직접 영어로 발표해 주목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SK와 LG는 이날 투자 계획을 함께 밝히진 않았지만 조만간 이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육성 계획에 맞춰 하이닉스를 통해 용인에 이어 청주에 팹(반도체 제조공장) 투자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용인 반도체 공장 4곳에는 1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를 찾아 바이오 산업에 관심을 보였던 만큼 바이오 투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LG는 인공지능(AI)과 전장사업 투자 확대가 기대된다. LG는 지난해 2분기 사내에 시스템 반도체 R&D 관련 TF를 꾸리는 등 차량용 파워트레인 등 기존 사업에 차량용 반도체까지 전장사업 시너지 극대화에 나선 모습이다. LG 측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 계획과 관련해 현재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친노조·각종 규제 등으로 기업들에 어려운 시기였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 대통령은 기업의 발목을 잡는 '족쇄'를 풀겠다는 이른바 '친기업' 노선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며 "새 정부가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방해하는 규제를 없애겠다면서 민간 중심의 성장전략을 제시한 만큼 기업들도 속속 이에 화답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친기업 행보를 보이고 있는 데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기업들이 한국 경제 성장의 주역일 뿐 아니라 경제안보까지 책임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줬던 것이 기업들에겐 힘이 됐던 것 같다"며 "앞으로 새 정부가 과감한 규제개혁과 투자 인센티브 등 제도적 환경을 조성한다면 기업들도 보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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