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혼란 부추긴 중대재해법…재계 "경영 활동 위축, 보완입법 절실"


경총,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 관련 건의서 제출…"기업 경영 부담 가중"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경제계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뚜렷한 산재감소 효과 없이 불명확한 규정으로 현장 혼란이 심화되고 경영활동까지 위축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도있는 논의 과정 없이 성급히 제정된 법안으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보완입법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계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뚜렷한 산재감소 효과 없이 불명확한 규정으로 현장 혼란이 심화되고 경영활동까지 위축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아이뉴스24 DB]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오는 16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에 대한 경영계 건의서를 법무부, 고용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지난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사고를 포함한 중대재해 발생 시 기업인 1년 이상 징역형, 법인에 대한 벌금, 징벌적 손해배상책임까지 중첩해 부여하고 있다.

경총 관계자는 "법률 개정은 일정 부분 시일이 소요된다"며 "이 점을 고려해 당장의 현장혼란을 해소할 수 있는 시행령 개정을 우선적으로 건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선 경총은 직업성 질병자 기준에 중증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처법 취지에 맞지 않은 경미한 질병도 중대산업재해로 간주될 수 있고, 중대시민재해 질병자 규정(3개월 이상 치료 필요)과의 정합성 고려 시 직업성 질병자 기준에 중증도가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만큼, 치료 기간을 고려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구체적인 중증도 기준이 명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대산업재해 사망자 범위도 설정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인과관계 명확성, 사업주 예방가능성, 피해의 심각성을 충족하지 못하는 뇌심혈관계질환 사망 등은 중처법을 적용받지 않도록 시행령에 관련 조문을 신설하고, 사망자 범위를 시행령에 따른 급성중독 질병자로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영책임자 대상 및 범위도 구체화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시행령에 별도의 조문을 신설하고, '또는' 문구에 따라 경영책임자에 적합한 자가 선임돼 있는 경우 사업대표는 중처법의 안전 및 보건확보 의무이행의 책임이 면해지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대산업재해 관련 경영책임자 의무 내용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조치 의무 내용 중 제4호의 '재해예방을 위해 필요한 예산', 제5호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등이 해당업무를 '충실히·충실하게 수행'은 표현이 모호하다고 판단해서다.

또 전담조직 설치 기준인 전문인력 3명에 실제 선임하지 않고 있는 산업보건의가 제외되도록 '다른 법령에 따라 달리 정하고 있는 경우 그에 따른다'는 단서규정도 추가돼야 한다고 봤다. 여기에 기업규모에 따라 수백~수천 명에 달하는 관리감독자에게 예산을 내려주고, 반기마다 평가를 하는 것은 불합리한 만큼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 범위에서 관리감독자를 제외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고 용도에 맞게 집행, 도급·용역·위탁 시 평가기준 및 절차 마련 등의 의무 내용은 산안법 규정과 유사한 만큼 갈음이 될 수 있도록 단서규정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의무범위가 매우 광범위한 재발방지대책 수립 대상을 중대산업재해로 한정하고, 이행조치의 구체적 내용도 규정할 수 있도록 시행령에 관련 조문을 신설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경총 관계자는 "법률만으로는 도급, 용역, 위탁 시 책임범위도 불명확하다"며 "시행령에 관련 조문을 신설하고 도급, 용역, 위탁의 범위를 해당 법인이 사업목적 수행과 관련성 있는 도급 등으로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 장비, 장소 등 실질적 지배·운영·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를 법인이 시설, 장비, 장소를 소유하고 있으면서 유해·위험요인을 인지하고 파악해 제거할 수 있는 등 사실상의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로 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사고를 포함한 중대재해 발생 시 기업인 1년 이상 징역형, 법인에 대한 벌금, 징벌적 손해배상책임까지 중첩해 부여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이 외에 경총은 의무범위의 불특정으로 인한 현장 혼란과 감독기관의 자의적 법 집행을 방지하기 위해 '관계 법령과 안전·보건 관계 법령'의 범위를 종사자에 대한 유해 또는 위험방지 법률인 '산업안전보건법','광산안전법','원자력안전법','항공안전법','선박안전법'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원료 및 제조물(중대시민재해)과 관련한 '안전·보건 관계 법령'도 산업안전보건법 등 32개 법률로 특정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안전보건교육 수강제도 역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죄 확정 없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실만으로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교육 수강을 강제하는 것은 과잉제재일뿐 아니라 산재예방의 실효성도 없는 만큼 시행령에 교육수강 대상 조문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20시간 범위의 교육시간도 과도한 만큼 6시간으로 조정하고, 중대산업재해 발생 공표기준도 산안법 공표대상과 중복되는 경우에는 제외되도록 단서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법률상 위임근거가 많이 부족해 시행령 개정만으로는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데 근본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경영책임자 범위와 의무내용 등을 명확히 하고, 과도한 처벌수준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보완입법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계 애로사항을 종합적으로 수렴한 '중처법 개정' 건의서도 빠른 시일 내에 정부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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