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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사고·재해 등 공포기억 재발, 막을 수 있을까


IBS 연구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제 동물실험 성공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사고와 재해 등에서 비롯되는 공포기억을 사람들은 갖고 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라고 부른다. PTSD는 심각한 사건에서 얻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속적으로 다시 경험함으로써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는 정신질환이다.

국내 연구팀이 PTSD 치료제의 동물실험에 성공했다. 현재 임상 중인 PTSD 치료제 NYX-783을 PTSD 마우스 모델에 적용해 치료 효과의 작용 원리를 밝혔다. PTSD 치료제 개발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 마땅한 치료법이 없었던 PTSD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단장 이창준) 이보영 연구위원 연구팀이 PTSD 치료제의 과학적 원리를 동물실험을 통해 규명한 연구논문을 14일 발표했다.

NYX-783을 주사한 마우스의 PTSD 모델에서 공포 기억 재발이 억제됨을 확인했다. [사진=IBS]
NYX-783을 주사한 마우스의 PTSD 모델에서 공포 기억 재발이 억제됨을 확인했다. [사진=IBS]

PTSD는 치료를 위해 인지행동치료 등 정신과적 치료와 우울증 약물치료가 병행되고 있다. 호전율은 50% 정도에 불과하다. PTSD 치료제가 개발되곤 있는데 치료 기전은 밝혀진 바 없었다.

이번 연구는 임상 개발 중인 PTSD 치료제 NYX-783을 PTSD 마우스 모델에 적용해 치료 효과의 작용 원리를 밝혔다. NYX-783은 지난해 12월부터 임상시험 2b 단계 진행 중인 PTSD 신약이다.

연구팀은 PTSD 동물 모델에 공포 상황 24시간 후 NYX-783을 주입했다. 공포기억 재발이 억제됨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변연하 내측 전전두엽 내 흥분성 신경세포의 GluN2B(NMDA 수용체를 이루는 여러 단백질 소단위체 중의 하나) 단백질을 포함한 NMDA(신경세포의 흥분성 시냅스에 존재하는 막단백질) 수용체가 활성화됐다.

신경기능을 조절하는 BDNF단백질(뇌 안에 있는 신경영양인자 단백질 중의 하나)의 발현을 유도함으로써 신경세포의 가소성을 향상시켜 공포 기억을 억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PTSD 치료제의 효능과 과학적 원리를 입증한 것이다.

NYX-783은 수컷뿐 아니라 암컷 생쥐에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완화 효과를 보였다. 다만 NYX-783을 공포기억소멸 행동기법을 수행하기 24시간 전에 주사하면 자발적 공포기억 회복 억제 효과가 거의 없었다. 이는 치료 효과에 약물 투여 시간도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보영 연구위원은 “PTSD 치료제의 분자적 작용원리를 규명했다”며 “이번 연구 성과는 NMDA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PTSD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여러 접근방식을 적용해 다른 기전의 후보물질들을 구축, PTSD 뿐 아니라 다양한 정신질환 치료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특정 당구조들이 특정 뇌영역에서 질병 특이적으로 발현의 변화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변화가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서 담당하는 역할, 작용원리 등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과 다양한 뇌질환 극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논문명: Positive modulation of N-methyl-D-aspartate receptors in the mPFC reduces the spontaneous recovery of fear (Molecular Psychiatry)는 국제 학술지 분자정신의학지(Molecular Psychiatry)에 4월 14일자에 실렸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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