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2주년]‘퍼펙트스톰’ 헤쳐나갈 윤석열 정부의 '새 길'은?


인수위, 각 부처 업무보고 마무리 단계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와 미·중 갈등 심화 속 올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더해지며 지구촌 경제가 위기를 맞았다. 원자재 수급 불안, 원유 가격 급등, 물류 차질 등 공급망 위기가 증폭된 탓에 기업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다. 한국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고물가 여파로 내수 경기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여 장기 불황의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미국발 금리 인상, 중국의 성장률 둔화까지 겹치며 그야말로 '퍼펙트스톰' 상황에 놓였다. 이에 아이뉴스24는 창간 22주년을 기념해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를 긴급 진단하는 한편, 국내 기업들의 불황 파고를 넘기 위한 전략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샵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3.26. 인수위사진기자단 [사진=뉴시스]

5월 10일 윤석열정부가 출범한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주 각 부처 별로 업무보고를 받았다. 주말인 토요일에는 전체 인수위원 워크숍을 열어 정책방향성을 조율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밑그림 그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직면할 경제 ‘퍼펙트스톰’은 만만치 않다. 모든 것을 휩쓸고 있는 여러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는 결국 민생과 직결돼 있다.

전 세계적 대유행이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 극복이 우선 과제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 틈바구니에서 어떠한 통상외교전략으로 우리나라의 국익을 지켜낼 것인지는 윤 정부 임기 내내 한시도 한 눈 팔수 없는 숙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도 당면한 문제다. 남녀, 노사 등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각부처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논의된 내용을 보면 윤석열정부가 어떤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인수위 업무보고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경영위기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물류난 대응 ▲탄소중립· ESG 등 기업환경 변화 등 당면현안에 대한 리스크 대응계획 등을 다뤘다.

코로나 긴급구조 특별본부 설치가 논의됐다. 벤처·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규제혁신플랫폼 도입방안 등이 거론됐다. 코로나19 위기에 ‘특별본부’를 설치해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러면서도 상당한 수준의 정책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는 노동시간과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앞서 윤 당선인은 21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경제단체장들은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규제 철폐’ 등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이 논의가 이어졌다. 인수위원들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현장의 우려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이른바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 ‘작은 정부’란 가능한 간섭하지 않고 시장 논리에 맡겨놓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시간 혁신은 물론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업무보고에서는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방안 등이 거론됐다. 윤석열정부는 ‘디지털플랫폼정부’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는 대내외 경제여건 진단과 민생안정, 글로벌 리스크 관리 등 당면현안에 대한 보고가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사태,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 이로 인한 민생경제 애로 가중이 엄중한 경제여건이라는 데 공감했다.

인수위원들은 “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해 정당하고 온전한 손실보상이 이뤄수 있도록 추경안을 빨리 국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준비해 줄 것”을 기재부에 요청했다. 고유가,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서민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에 주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수위는 기재부 업무보고를 두고 인수위원들이 직접 세종시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이뤄졌음을 새삼 강조했다. 이날 업무보고와 주제토론 등에서 격의 없고 긴밀한 소통이 이뤄지는데 일조한 것으로 참석자들은 평가했다고도 전했다. 나라 살림을 틀어쥐고 있는 부처에 인수위가 절대적 기대감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서는 ‘화끈한’이라는 화끈한 형용사까지 동원됐다. 산업부는 ‘화끈한 투자와 번듯한 일자리 지역경제 구축 전략’으로 지역공약과 연계한 지역별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에 나서겠다고 보고했다.

인수위원들은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폐기하고 원전 진흥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뒤 산업부에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절차적 방안과 원전 생태계 복원을 위한 과제를 조속히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효율적 안전’을 주문하면서 원전 안전보다 가동률 향상에 무게를 두는 모습도 보였다. 원자력 안전의 ‘철저함과 완벽함’ 보다는 ‘효율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되면서 원전 안전이 후순위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윤석열정부는 ‘시장중심’에 방점을 찍었다. 윤 당선인은 지난 25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 직접 참석해 “시장의 생리를 외면한 정책들이 집값의 엄청난 상승을 부채질했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라고 무리하게 규제하는 게 과연 맞는지 더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전문가는 “윤석열정부가 어떤 경제정책을 그리고 있는지는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대외적 리스크에 대한 구체적 밑그림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4일 ‘미중 전략경쟁 시대의 경제안보’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흥종 KIEP 원장은 “신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외적으로 미중 전략경쟁 구도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경제안보 리스크가 사상 유례 없이 커지고 있다”며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중 전략경쟁이라는 국제질서의 변화가 다양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양산하고 있는 틈바구니에서 자칫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우리나라가 소외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은 게 사실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윤석열정부의 주요 경제 정책 방향성에 대해 ▲미국중심 증대·중국의존도 감소 ▲친기업과 시장중심 ▲원자력 우선 등을 꼽았다. 남녀간, 노사간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종합해 봤을 때 윤석열정부의 경제정책 중심은 ‘작은 정부’ ‘시장중심’ ‘친기업’으로 대변된다. 이른바 ‘낙수효과’로 흐르고 있다. 무한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21세기에 ‘낙수효과’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26일 서울 마포구 창업허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인수위 워크숍에서 "이전 정부들이 한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국민들을 위해 꼭 가야할 그 길을 찾는 책무가 주어져 있다"고 말했다. 새 정부가 어떤 새로운 길을 찾아서 보여줄지 주목된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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