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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사이트] 모든 '이동' 하나로 묶는다…MaaS


카카오모빌리티·쏘카·현대차 등 주요 업체들 일제히 '주목'

정보통신기술(ICT)이 급격하게 진화발전하면서 현안에 대한 복잡성도 더욱 증대되고 있다. 때문에, 디지털 정보에 뒤쳐진 이들의 소외감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다소 난해한 ICT 용어를 풀어 설명할 수 있는 ICT 리터러시 코너를 마련해봤다. 어려운 ICT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KTX를 탈 수도 있고, 고속버스나 비행기를 타는 것도 가능하다. 비싼 비용을 감수하고 택시나 렌터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여기에 출발지에서 터미널·공항 등으로 가는 방법, 다시 부산에 있는 터미널·공항 등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 등을 감안하면 경우의 수는 무궁무진하다.

대부분 이동 과정에서 최소 두 번 이상의 환승을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 기차·버스 등 여러 앱을 사용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서로 다른 앱으로 예약·결제를 따로 해야 한다. 만일 서울에 있는 집에서 부산에 있는 해운대해수욕장까지 가는 교통수단에 대한 예약과 결제가 한 앱에서 이뤄진다면 더욱 편리해질 것이다. 모빌리티 업계에서 MaaS(Mobility as a Service)가 화두로 떠오른 이유다.

핀란드 등에서 서비스 중인 '윔'은 MaaS 서비스를 가장 착실하게 구현하는 업체로 꼽힌다. [사진=윔 홈페이지 갈무리]
핀란드 등에서 서비스 중인 '윔'은 MaaS 서비스를 가장 착실하게 구현하는 업체로 꼽힌다. [사진=윔 홈페이지 갈무리]

◆한 앱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포괄…주요 업체들도 일제히 '주목'

MaaS란 기차, 버스 등 대중교통을 비롯해 택시, 공유차량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을 말한다. 이용자에게 목적지까지 가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이동수단에 대한 요금 결제 및 예약 등 모빌리티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 하에서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공유자동차, 공유킥보드 등 다양한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대중교통이 다소 불편한 여러 지역들을 보다 다채로운 방법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이에 갖가지 이동 수단에 대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MaaS를 구현하는 대표 서비스로는 핀란드의 '윔(Whim)'이 꼽힌다. 지난 2016년 출시된 앱인 '윔'은 기차, 버스, 택시 등을 비롯해 공유자전거, 렌터카, 도보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하나의 앱으로 연계했다. 앱 내에서 출발지와 도착지를 선택하면 이들 이동수단을 모두 감안해 최적의 이동수단과 최단경로, 요금 등을 보여준다. 결제 역시 한 번에 가능하다.

'윔'의 운영사는 핀란드 벤처기업 '마스 글로벌(MaaS Global)'로 회사 이름에서부터 'MaaS'가 들어갔다. 최근 1천100만유로(약 151억원)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을 7천500만유로(약 1천31억원)까지 늘렸다. 현재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를 비롯해 벨기에, 스위스, 오스트리아 빈, 일본 도쿄 등에서 서비스 중이며 점차 서비스 지역을 넓혀 나가는 추세다.

'윔' 외에도 독일 '킥시트', 싱가포르 '비라인' 등이 Maa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관련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추세다. 이는 국내 주요 모빌리티 업체들이 주목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카카오모빌리티를 비롯해 티맵모빌리티, 쏘카 등 주요 업체들은 일제히 MaaS를 목표로 내세우며 자신들의 앱 내에 다양한 모빌리티 관련 서비스들을 추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 T' 앱을 보면 MaaS를 향한 목표가 잘 나타난다. 카카오 T는 초반에는 택시 호출 앱인 '카카오택시'로 알려졌지만, 이후 모빌리티와 연관된 다양한 서비스들을 내놓았다. 앱 내에서 택시 외 버스, 비행기, 기차 예약을 비롯해 공유바이크, 대리운전 등 이동 관련 다양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또 지난 8월 전동킥보드 업체들과 제휴해 카카오 T 앱에서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에도 착수했으며 조만간 '딜카'와 연동해 렌터카 중개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티맵모빌리티 역시 장기적으로 MaaS가 지향점이다.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티맵'을 중심으로 렌터카·택시·단거리 이동 수단(전동킥보드·자전거)·대리운전·주차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연계해 상황에 맞는 최적의 이동 수단을 티맵 앱을 통해 제안하는 것이다. 현재 택시 호출, 대리운전 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다음달 자체 구독 서비스인 '티맵 플러스 프리미엄'으로 운전자들을 위한 다양한 할인 상품을 한데 묶었고, 조만간 티맵 대중교통 서비스를 필두로 다양한 교통수단을 묶은 월 구독형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티맵모빌리티 앱(왼쪽)과 카카오 T 앱(오른쪽)의 모습. 공통적으로 하나의 앱에서 여러 모빌리티 관련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구축됐다.
티맵모빌리티 앱(왼쪽)과 카카오 T 앱(오른쪽)의 모습. 공통적으로 하나의 앱에서 여러 모빌리티 관련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구축됐다.

쏘카 역시 본업인 차량공유 서비스(카셰어링)와 함께 '타다' 브랜드를 활용해 택시 호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쏘카는 분 단위로 쪼개 차를 빌려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최초로 시행하고, 근처에 쏘카 차량이 있으면 앱을 통해 자유롭게 호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카셰어링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장기적으로 쏘카와 타다 앱을 통합해 하나의 앱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T업체 외 완성차 업체들도 MaaS에 주목한다. 향후 이동수단이 더욱 다양해지고 MaaS 서비스가 활성화될 경우 신차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자동차와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카셰어링 서비스, 차량 구독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이 같은 외연 확장을 통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IT업체에 주도권을 내 주지 않겠다는 각오다.

◆MaaS 넘어 TaaS까지…모빌리티 업계 헤게모니는 어디로?

MaaS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개념으로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가 꼽힌다. 교통수단 간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MaaS를 넘어 이동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기존의 MaaS에 물류의 이동을 아우르는 LaaS(Logistics as a Service)가 더해졌다. 즉 수송 전반을 서비스의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다. 여기에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미래차뿐만 아니라 도로 인프라·충전 인프라 등도 TaaS의 범주에 들어간다.

실제 여러 모빌리티 업체들은 배달·택배·퀵서비스 등 물류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보다 포괄적인 사업 전략을 택하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로 유명한 우버는 지난 2014년 음식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를 내놓으며 사람뿐만 아니라 물품 운송에도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최근 기업을 대상으로 꽃·간식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개시하며 물류 영역에 문을 두드렸고 오는 9월 1일부터 샐러드 배달도 개시할 예정이다. 지난 7월부터는 퀵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궁극적으로 TaaS에는 자율주행 기술 등 미래 기술이 본격 접목된다. 지난 2017년 토니 세바 스탠퍼드대 교수가 발표한 보고서 '리싱크X'에서는 TaaS의 최종 진화 단계라 할 수 있는 'TaaS 3.0' 구현의 조건으로 완전 무인 자율주행을 꼽았다. 완전자율주행 자동차가 활용되기 때문에 운임 요금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사 인건비가 들지 않아, 서비스 제공사들은 더욱 부가가치 높은 모빌리티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24시간 내내 서비스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자 입장에서도 편의성이 증대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아직 주요 업체들도 이 같은 서비스를 아직 점차 구축해 나가는 과정이다 보니, 이들 용어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정립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동영 모빌리티&플랫폼협회장은 "MaaS나 TaaS나 일종의 '생태계' 개념인데 아직 생태계를 이루는 개별 산업들이 완전히 성숙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라며 "더욱이 IT 서비스 업체들에서 이야기하는 MaaS나 TaaS가 주로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개념이라면, 완성차 업체 등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들의 완성차 제품이나 기술 등을 활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 개념이다 보니 이러한 산업을 얘기하는 주체별로 용어를 보는 관점도 조금씩 다르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협회장은 "모빌리티 서비스 전반을 아우르고 싶어하는 업체들은 많지만 아직 명확하게 이를 아울렀다고 말할 수 있는 곳은 나타나지 않았다"라며 "결국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주도권을 어느 쪽이 가져가느냐에 따라 향후 MaaS나 TaaS가 주로 아우르는 범위도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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