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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금리 오르기 전에…韓 기업, 유동성 확보 총력전


블루웨이브發 美국채 금리 들썩…국내 시장금리 상승 압력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했다. 미국 민주당이 백악관과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하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하며 추가 경기 부양책 논의들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 미국 국채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와 강한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국내 국고채 금리도 상승 압력이 커지며 회사채 조달 금리가 높아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 美국채 10년물 1%대 안착…한국 정부 "변동성 예의주시"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시대가 열리고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대 안착했다. 지난 4일만 해도 0.93%였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불과 일주일 만에 0.22%포인트나 급증하며 지난 11일 현지시간 1.15%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1%를 넘은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3월 중순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정부도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전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며 "정부는 대내외 여건 변화와 장기금리 반응을 모니터링하면서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하며 금융 부문 안정 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최근 국내 국고채 금리가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하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는 점을 주목한 것이다. 장단기 금리차 확대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주요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고, 미국의 등 주요국의 경기부양책 기대감 등 대외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며 국내 국고채 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5일 0.936%에서 19일 0.974%로 3.8bp(1bp=0.01%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691%에서 1.711%로 상승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8월 5일 연 0.795%로 사상 최저점을 지난해 3분기부터 경기 개선 기대감이 커지며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11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시된 뒤부터 시장금리 인상 압력이 더 커졌다. 여기에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하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국고채 금리의 변동성도 커지며 10년 만기 국고채와 3년 만기 국고채의 금리차인 장단기 금리차(스프레드)는 2019년 말 32bp에서 지난해 말 74bp로 높아졌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조지아주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 우위의 '블루웨이브'가 결정되자 대규모 재정지출과 물가 상승을 반영해 장기 구간 위주로 채권 금리가 상승했다"며 "국내 채권시장도 일부 동조화 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블루웨이브로 미국의 경기부양책 기대가 이어지며 위험자산 선호가 지속되고 있다"며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금리 상승 요인과 우호적인 수급에 의한 금리하락 요인의 대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료=IBK투자증권]
[자료=IBK투자증권]

◆ 장기 금리 상승세 지속 전망…우량 기업 선제적 회사채 발행

시장금리 상승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채권 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조달비용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장기 금리가 더욱 빠르게 오름세를 보이면서 장기물을 발행해 안정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조달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선제적으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그 동안 저금리 기조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상황이어서 연초 회사채 발행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지난 7일 새해 들어 첫 포문을 연 SK텔레콤(신용등급 AAA)와 GS(신용등급 AA)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각각 1조1천700억 원과1조7천억 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SK텔레콤은 2천억 원 모집에 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GS는 1천200억 원 모집에 14.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8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롯데칠성음료(신용등급 AA)에도 1천600억 원 모집에 1조7천450억 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롯데지주와 현대제철은 최근 회사채 수요예측에 대거 기관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며 발행금액을 2천500억 원에서 각각 4천억 원, 5천억 원으로 크게 늘렸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종목별 수요예측 결과를 비교해보면 그 동안의 저금리 기조 하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채권에 대한 수요가 강하게 형성되며 우량기업의 회사채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불안과 금리상승 우려에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며 회사채 발행 규모도 사상 최대 수준에 달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회사채(사모 포함) 발행금액은 97조8천억 원으로 2019년(91조7천억 원)보다 6조1천억 원 늘었다. 이는 2006년 11월부터 시작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다.

금투협 관계자는 "우량 기업들의 예비적 자금조달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지난해 연간 회사채 발행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의 '블루웨이브'에 대해 이미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한 만큼 금리 상승이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 우려가 있는데 실현 가능성에 대해 불확실성이 크다"며 "앞서 바이든 후보의 당선 이후 이미 반영된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 비해 회사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가 차이가 큰 상황에서 금리가 높아지더라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고채 10년과 'A' 등급 회사채 2~3년물을 '바벨'(투자위험도와 예상수익률이 다른 채권에 분산 투자) 형태로 운용하는 단계에서 금리 상승이 회사채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성 기자 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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