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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000' 시대] 고액자산 관리하는 은행 PB들의 '뜻밖의 조언'


"1분기 조정 대비해야"…올해 투자 테마는 '컨택트'+'언택트'

6일 오전 코스피 지수가 2.77포인트(0.09%) 오른 2,993.34에 장을 개장해 장중 30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한 가운데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6일 오전 코스피 지수가 2.77포인트(0.09%) 오른 2,993.34에 장을 개장해 장중 30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한 가운데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연일 새로운 기록을 갈아치우던 코스피 지수가 마침내 3000선에 도달했다. 역대급 활황에도 불구하고 고액 자산가들을 관리하는 은행 프라이빗 뱅커(PB)들은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라고 제언한다. 1분기에 조정 국면이 찾아올 수 있으니 이에 대비하면서, 장기적으로는 달러나 펀드를 통한 분산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장중 최고 3027.16까지 올랐다가, 오후 12시 55분 현재 2986.37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3000까지 올라간 건 사상 최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됐지만, 주식시장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19일 1457.64로 저점을 찍었던 코스피 지수는 6월 30일 2108.3으로 전년 수준을 회복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정부가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을 선언한 지난해 11월 30일에도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08포인트 오른 2553.50에 장을 마쳤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코스피 상승률은 28.3%로 G20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용암장'의 배경으로는 역대급 유동성이 꼽힌다. 코로나 확산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내리면서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린 것이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빅컷'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0.5%로 내렸다.

유동성은 보통 투자 자산인 부동산과 주식으로 흘러가는데, 한국의 경우 부동산 규제로 인해 주식 시장으로 더 쏠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 비이성적…1분기 조정 준비해야"

아무리 유동성이 많이 풀려있다고는 하나, 현재의 주식시장은 과열됐다는 게 시중은행 PB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빠르면 1분기에 조정이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경석 신한PWM태평로센터 PB팀장은 "단기간에 주가가 부담스런 지수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1분기 중 조정이 있다가, 기업들의 성과에 따라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 전망한다"라며 "그간 백신 기대감으로 회복세가 이어져왔는데, 아직 성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식 등에서 성과가 났다면 일단은 현금화 시킨 후 단기 채권 등에 투자해 조정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단기 채권을 대기성 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오 팀장은 "1분기 초에 성과가 난 자산이 있으면 향후 시장금리가 올라도 자본 손실이 없을 만한 단기 채권에 돈을 넣어놓고 조정 받을 시기를 기다리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라며 "국내 단기 채권형 펀드 중엔 만기가 길지 않은 상품들이 몇 개 있는데, 언제든 유동화 시킬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전략으로는 '3분의 1' 법칙이 꼽힌다. 운용 자금의 3분의 1은 주식 시장에, 나머지는 적립식 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조현수 우리은행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마음 놓고 주식 시장에 뛰어 들기엔 주가가 너무 오른 상황"이라며 "자금의 3분의 1은 주식에 투자하되 나머지는 적립식 상품에 자금을 넣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 성향별로 다르지만, 최근엔 자율주행 등 글로벌 핵심 기업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nvironment·Social·Governance, ESG) 관련 상품들의 전망이 밝다"라며 "국내 지수형 펀드 상품들도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달러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풀겠다고 공언을 했지만, 한계가 있어서다. 시장에선 2년 정도 지나면 미 연준에서 '테이퍼링(tapering)'을 언급할 것이라 보고 있다. 테이퍼링이란 양적 완화 정책을 축소해 나간다는 의미의 경제 용어다.

오 팀장은 "현재 원·달러 환율은 1천80원 초반까지 내려갔는데, 시장에 유동성이 많이 풀려있으니 더 내려갈 수는 있어도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달러 가치가 많이 떠어졌지만, 분명 2년 또는 그 이후에 테이퍼링 이야기가 나올 것이고 당연히 달러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원화 자산만 갖고 있다면, 통화 분산 차원에서 달러를 매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투자 테마는 "컨택트(Contact)+언택트(Untact)"

연초 조정 전망이 나오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주식시장 전망은 밝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023년까지 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힌 데다. 한국은행에서도 금리 조정 움직임이 읽히지 않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재정 확대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 당분간 유동성은 넘칠 것으로 보인다.

PB들은 주식에 투자한다면 올해는 '컨택트(대면 업종)' 관련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걸 추천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 생활이 제한됐던 지난 해엔 플랫폼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면, 올해는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만큼 실생활과 관련된 업종이 매력적이라는 얘기다.

정선진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팀장은 "언택트(비대면 업종)에서 컨택트로 대세가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긴 하지만, 당분간은 마스크를 써야 하는 만큼 언택트와 컨택트 관련 주식을 같이 갖고 있는 게 낫다고 본다"라며 "국내의 경우 지난 해엔 반도체나 2차 전지, 바이오가 대세였다면 올해는 유통, 여행, 조선업 등으로 다각화 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주식도 미국 중심으로 들여다 보는 것을 추천한다"라며 "마찬가지로 식료품이나 에너지 관련 주식들이 꿈틀거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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