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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 인터넷으로 말하기 시작한 북한


 

남한의 보통 사람이 북한을 제대로 알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남한 쪽에서 접하는 북한 정보가 극히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북한에 관해 이야기되는 것은 상당 부분 진실이 아닐 가능성도 크다.

또 남한에서는 이 점을 일부 악용하기도 한다. 누구도 북한에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점을 악용, 자신한테 유리하게 정보를 왜곡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행위에 대해 북한이 제동을 걸고 나왔다. 왜곡된 부분에 대해 북한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적으로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얼마전 북한의 도박 사이트 '주패' 폐쇄 문제를 놓고 북한기업이 통일부와 인터넷을 통해 벌였던 '진실 규명 논쟁'이 대표적인 예다.

그런 북한이 최근에는 남한 기업 사이의 논쟁에 끼어들어 입을 열었다.

북한이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건강식품인 '장명'과 '혈궁불로정'을 놓고 남한 수입사 사이에 제품 진위 논쟁, 폭리 논쟁, 품질 논쟁 등이 벌어지자 이 제품을 판매하는 북한 기업이 직접 입을 열고 심판한 것이다.

북한은 사실 관계를 분명히 함으로써 제대로 된 북한 상품이 남한에서 정당한 가격에 팔리기를 원하는 것이다. 남북 경제 교류가 확대될 것을 감안한다면 그 길만이 남한에서 북한 상품에 대한 인식을 올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는 소비자가 북한 상품에 대해 진위 여부를 제대로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가짜 상품도 많았고, 진짜라 하더라도 부르는 게 값일 만큼 터무니없는 폭리 행위도 적잖았다. 이는 누구도 쉽게 바로잡기 어려웠던 문제였다.

그런데 북한이 입을 여는 순간 너무 간단한 문제가 돼버렸다.

이것이 바로 앞으로 남북 관계에 미칠 '인터넷의 힘'이다.

물론 아직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북한이 인터넷으로 입을 여는 분야는 극히 제한돼 있다. 지금은 남한 내 특정 기업과 교류하고 있는 북한 기업 및 관계부처가 주로 경제적인 문제에 관해 입을 열고 있는 제한된 상황이다.

그러나 앞선 사례에서 보듯 남북 사이에 교류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관계를 개선하는데 인터넷이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면, 정부는 북한이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이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할 때인 것이다.

말이 오고갈수록 이해의 폭도 넓어지는 게 이치이기 때문이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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