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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장 길을 찾다⑧] 롯데, '디지털 전환'으로 미래가치 창출


과감한 혁신·투자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첨단 ICT 기술 모든 사업 적용

미국 GE는 전구를 비롯해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130년 전통의 제조사다. 그런 GE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2020년까지 100억 달러 가치의 소프트웨어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GE는 항공엔진 정보를 바탕으로 조종사의 운항습관과 기상상태 데이터를 수집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다. 아이뉴스24는 창간 18주년을 맞아 국내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이뤄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임직원들에게 이 같이 말하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 첨단 ICT 기술을 모든 사업 프로세스에 적용해 혁신을 이룰 것을 주문했다. 첨단 ICT 기술이 향후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기존의 상식과 통념을 깨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각 기업들이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롯데도 최근 미래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첨단 ICT 기술과 그룹이 보유한 빅데이터 자산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글로벌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롯데는 2016년 12월 한국 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IBM의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Cognitive Computing) 기술인 '왓슨(Watson)' 솔루션을 도입하며 4차 산업 시대 맞이에 본격 나섰다.

롯데와 IBM이 왓슨을 활용해 진행할 인공지능 혁신 테마는 크게 두 가지로,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와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이다.

먼저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는 챗봇(Chatbot) 기반의 앱(APP)으로, 백화점 등 유통 관련 계열사에 도입해 고객들이 챗봇과의 대화를 통해 상품 추천, 매장 설명 등을 받아볼 수 있도록 구축됐다.

롯데는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을 통해 식품 계열사의 신제품 개발을 위한 전략수립에 활용하고 있다. 롯데는 현재 왓슨을 통해 다양한 외부시장의 데이터와 내부 시스템의 매출 및 제품 정보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신사업 개발 및 출시를 위한 의사결정에 도움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 운영을 위해 시스템 구축은 롯데정보통신이, 데이터 분석은 롯데멤버스가 맡고 있다. 롯데는 향후 그룹 전체를 통합하는 IT서비스를 구축해 5년 이내에 전 사업 분야에 걸쳐 도입한다는 목표다.

롯데의 이 같은 노력은 각 계열사 별로 좋은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인공지능(AI)을 통해 분석한 소비자 트렌드를 토대로 개발된 제품인 '빼빼로 카카오닙스'와 '빼빼로 깔라만시 상큼요거트'를 선보였다.

롯데제과는 IBM과의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제과 산업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 소재, 식감 등의 잠재적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신개념 트렌드 분석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은 8만여 개의 인터넷 사이트와 식품 관련 사이트에 게재된 1천만여 개의 소비자 반응 및 각종 SNS 채널의 정보를 수집했다. 이를 통해 확보된 데이터를 노출 빈도, 관련성 등 각 항목별로 분석해 식품, 과자, 초콜릿 등의 카테고리별로 현재 소비자들이 좋아하거나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은 소재와 맛을 도출해냈다.

식품 부문에서는 맥주·치즈·고추 등이 도출됐고, 과자·초콜릿과 연관해서는 헤이즐넛·딸기·코코아·카카오닙스·깔라만시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이 외에 상큼한 맛 등의 맛에 대한 선호도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사실도 함께 도출됐다. 롯데제과는 향후 AI 적용 소비자 분석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이 같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결과물로 나온 것이 바로 '빼빼로 카카오닙스'와 '빼빼로 깔라만시 상큼요거트'"라며 "두 제품 모두 건강을 추구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반영해 소비자들에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그룹과 IBM간의 업무협약 직후인 지난해 1월 백화점 내 AI팀을 구성해 챗봇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모바일을 통해 고객과의 음성 대화와 채팅이 가능하고 빅데이터에 기반해 고객의 요청과 성향에 맞는 상품을 제안해 주는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 '로사(Losa, Lotte Shopping Advisor)'를 출시했다.

로사는 채팅, 음성, 이미지 검색 등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인지 기술을 갖추고 있다. 'AI 딥러닝 추천엔진'을 사용해 고객의 온·오프라인 구매패턴으로부터 구매, 행동, 관심도, 선호도 등 약 100여 가지 고객 특징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머신 러닝 시스템'을 통해서는 고객과 나눈 대화가 데이터로 축적돼 분석 기능을 수행한다.

롯데백화점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구매할 때 브랜드 직원의 추천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 착안, 실제 브랜드 직원과 실제 고객을 대상으로 300여 회의 인터뷰 및 현장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약 150만 개의 상품 데이터를 20여 가지의 구매특성에 반영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등 특정 기간에 적용될 수 있는 240여 개의 추천 대화 시나리오를 준비해 고객의 다양한 상황에 대한 상품 추천이 가능하도록 했다.

로사는 이미지 인식도 가능해 실제 상품을 촬영하면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는 물론 비슷한 스타일의 제품에 대한 정보까지 한 번에 제공받을 수 있다. 브랜드 매장 위치, 편의시설, 행사 정보 등 3천 개가 넘는 문의사항의 안내도 가능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올해 초 로사를 정식 오픈할 계획"이라며 "향후 롯데 계열사의 온∙오프라인 매장에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부터 서류전형에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활용한 평가를 도입했다.

롯데는 지난해 12월부터 채용담당자 워크샵 등을 통해 AI 도입을 검토해왔다. 그 결과 롯데정보통신과 국내 언어처리 전문기업이 함께 개발한 AI 시스템을 3월 말부터 접수하는 신입사원 공개채용 입사지원자의 자기소개서 심사에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AI는 서류전형에서 '인재상에 대한 부합도', '직무적합도', '표결여부' 등 3가지 방향으로 지원서를 분석해 지원자가 조직과 직무에 어울리는 우수인재인지 판별하는데 도움을 제공한다.

롯데는 AI 시스템이 도입 초기인 점을 고려해 백화점, 마트 등 주요 계열사에 시범적용한 후 적용 계열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기존 서류전형의 평가방법을 병행하고 AI의 심사결과는 참고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앞으로 자기 소개서 데이터가 축적되고 관련 기술과 알고리즘이 정교해지면 반영범위와 반영비율을 점차 높여나갈 계획이다. 향후에는 신입사원 채용 외에도 경력사원 채용, 직원 평가·이동·배치 등 인사 직무 전반의 영역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채용과정에 AI 도입을 통해 전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세밀히 검토할 수 있어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우수인재 발굴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보통 전형별 4만건의 자기소개서가 접수되는 서류전형 시간을 대폭 감소시켜 업무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롯데는 여러 유통 계열사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IT 기술 고객 체험형 매장'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16년 10 월 분당점 식품매장에 백화점 업계 최초로 '스마트 쇼퍼(SMART SHOPPER)' 서비스를 도입했다. '스마트 쇼퍼'는 고객이 식품 매장에서 카트나 바구니 없이 단말기를 사용해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고객들은 바코드 스캐너가 포함된 단말기인 '쇼퍼'를 들고 식품 매장을 둘러보며 구매하려는 상품의 바코드를 찍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매장 출구에 위치한 무인 계산대에서 바코드로 찍은 상품 중 최종 구매할 상품을 선택하고 결제하면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

배송은 분당구 전 지역에 가능하다. 롯데백화점은 스마트 쇼퍼 매장을 지난해 7월 노원점에 추가로 설치했으며 향후 점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지하 1층에서 2016년 9월부터 '3D 가상 피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기술을 활용한 3D 가상 피팅 서비스는 디지털 거울과 스마트폰을 활용해 옷을 입어보지 않아도 편리하고 재미있게 피팅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여러 매장의 옷을 빠르게 입어볼 수 있어 쇼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또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도할 뿐만 아니라 피팅시 발생할 수 있는 제품 손상을 줄일 수 있다. '3D 가상 피팅 서비스'는 도입 이후 월 평균 약 1천500여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5월 롯데월드타워에 최첨단 스마트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을 오픈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인 '핸드페이(Hand Pay) 시스템'을 비롯해 '바이오 인식 스피드게이트', '무인계산대', '전자동 냉장 설비' 등 각종 첨단 기술과 인프라가 집약된 인공지능 편의점이다. 올해 2월에는 서울 중구의 롯데손해보험빌딩에 2호점을 오픈했다.

신 회장은 "산업 환경은 해마다 그 속도와 영향력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기업에는 큰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롯데를 둘러싼 변화에 대응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성장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과 우리 사업의 연결 고리를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함으로써 지속적 변화와 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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