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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펀드 전성시대](하)PB들의 특별관리 '사모펀드'


1억 이상 투자…자산가들, 단기 안정형 선호

[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바야흐로 '사모펀드 전성시대'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사모펀드 시장은 처음으로 공모펀드를 뛰어넘어 급성장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사모펀드 규모는 전년보다 50조4천억원(25.2%) 증가하며 250조2천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공모펀드 시장 212조2천억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사모펀드가 공모펀드 규모를 추월한 것은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사모펀드란 49인 이하의 소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운용되는 펀드다.

김태희 한국사모투자연구소 대표는 "공모펀드와 달리 자산총액의 투자비율에 대한 제한이 없어 이익이 발생할 만한 어떤 투자대상에도 투자할 수 있다"며 "공모펀드보다 운용 규제가 느슨해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모펀드가 수익률, 펀드 포트폴리오 등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것에 비해 사모펀드는 이런 의무가 없다. 또한 공모펀드가 대부분 개방형이어서 언제든지 가입할 수 있는 데 비해, 사모펀드는 폐쇄형이 대부분이어서 모집 기간이 끝나면 가입을 받지 않는다.

2015년 말 사모펀드 제도 완화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사모펀드만 운용할 수 있는 전문사모운용사 숫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등록한 전문사모운용사는 72개로 이 중에서 42개가 새로 생긴 업체다.

사모펀드 숫자도 지난해 말 450개를 돌파해 1년 전보다 300개 이상 늘었다.

사모펀드의 전통적인 투자자는 연기금, 법인 등의 기관 투자자들이었지만 개인 투자자의 사모펀드 투자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고액자산가나 전문투자자, 기업 중심으로 펀드 시장이 성장해오면서 금융당국의 규제가 심한 공모형보다 대체투자나 구조화 파생상품 등이 자유로운 사모형을 더 선호한다"고 전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의 사모펀드 투자 규모는 15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말 9조5천억원에서 2년 사이 50% 이상 성장한 것이다.

김천덕 우리은행 자산운용(WM)추진부 부부장은 "공모펀드의 경우 설정하려면 최소 3주 전에 발행사를 결정하고,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는 등 시간이 걸리지만 사모펀드로 발행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 빠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사모펀드의 수익률도 공모펀드보다 우수한 편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사모형 국내주식 펀드의 1년과 3년 평균 수익률은 각각 6.13%, 8.71%로 같은 기간 공모형 4.30%, 4.54%보다 높았다.

국내채권은 사모형의 1년과 3년 수익률이 공모형보다 각각 0.50%p, 0.29%p 높았고, 국내혼합 펀드 역시 사모형이 공모형보다 각각 0.65%p, 3.01%p 우수했다.

◆사모펀드 투자 어떻게? 1억 이상 투자 대부분

이렇게 사모펀드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아직도 접근하기 어려운 '베일 속의 시장'인 것이 사실이다.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홍보하고 투자자를 모집하는 것이 금지돼 있어, 프라이빗뱅킹(PB) 센터 등 영업지점에서 소수 고객만을 대상으로 비공개로 모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49인 이하로 투자자를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펀드 최소 설정규모에 맞춰 1인의 투자자가 거액을 내야 한다.

간혹 1천만원 단위로 가입이 가능한 사모펀드도 있지만 대부분은 1인당 투자금액이 1억원 이상이다. 특히 사모펀드 제도 개정으로 만기가 2019년 10월 이후인 펀드는 의무적으로 1억원 이상 투자자만이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자연스럽게 PB 고객 등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영업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은행이나 증권사 PB센터를 방문해 사모펀드 가입 의사를 밝히면, 투자자의 자산 규모나 투자성향, 투자상품 등에 맞춰 사모펀드를 추천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주간 단위로 사모펀드 신상품을 계속 출시하기 때문에 적당한 상품이 모집중이라면 가입할 수 있다

단 사모펀드는 대부분 모집 금액이 제한돼 있어, 조건이 좋은 사모펀드의 경우 30분 만에 가입이 마감되는 등 원한다고 모두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PB 고객들의 사모펀드 트렌드는 '안전성'이다. 국내 및 해외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지수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주식형 상품은 크게 반기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대신 정기예금 금리보다 조금 수익률이 높으면서도 원금이 보장되는 구조화상품이나 금융채 투자 사모펀드, 달러 강세를 노린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가연계펀드(ELF) 등의 사모펀드가 대세다. 투자 기간도 3~6개월 정도의 단기 상품을 선호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예금만 선호했던 고객들도 안정형 사모펀드로 갈아타는 추세"라며 "고객 수요에 따라 맞춤형 사모펀드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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