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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함' 감추지 못했던 황선홍 감독의 '아픈' 서울 데뷔전


수비 붕괴-아드리아노 퇴장 등 안 좋은 상황 나오며 1-3으로 패배

[이성필기자] "많이 어색하네요."

FC서울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 황선홍 신임 감독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7라운드 성남FC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고민 아닌 고민을 토로했다.

지난 27일 부임한 황 감독에게는 모든 것이 어색했다. 훈련장인 구리 챔피언스파크부터 원정 대기실만 사용했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홈 대기실까지 다 낯설었다. 취재진에게 "어색하다"라는 말만 다섯 번을 꺼냈다.

황 감독은 "집에서 출퇴근 하는 길도 그렇고 다 어색하다. 나와 강철 코치가 빨리 적응해야 한다"라며 검붉은 서울 유니폼에 빨리 녹아들어야 함을 강조했다. 7월 2일 상주 상무전도 있어 어떤 전술적인 구상을 할 여유가 없다며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임을 예고했다.

황 감독의 말대로 이날 서울은 3-5-2의 기존 포메이션에 공격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교체 명단 7명 중 골키퍼 1명을 제외한 6명의 필드플레이어 모두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들로 구성, 빠른 패스에 의한 공격 축구를 바라는 황 감독의 마음이 그대로 담겼다.

그는 "(감독이 공석인 상황에서 치러) 1-2로 패했던 포항 스틸러스전을 봤다. 그런 경기 말고 좀 더 열정적으로 했으면 한다. 상대에 대한 배려는 적당히 해야 한다. 타이틀에 걸맞은 경기가 필요하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줬으면 한다"라며 선수들이 상위권 팀에 어울리는 플레이를 펼쳐주기를 바랐다.

황 감독의 생소함은 또 있었다. 감독 데뷔 후 처음으로 아시아쿼터를 포함해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가동해보는 것이었다. 그는 "외국인 선수를 모두 활용했던 기억이 없다. 3명이 최대치였던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서울의 선수폭이 그만큼 넓다는 얘기다.

어색함 속에서도 약간의 변화를 주기도 했다. 오스마르를 플랫3의 스토퍼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공격 가담 능력이 좋고 전체를 조율하는 그의 능력을 살리기 위함이었다. 황 감독은 "큰 변화 대신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겠다"라면서도 "오스마르를 예로 들면 중앙 수비에 놓기는 아깝다고 본다. 중심적인 역할이 바람직하다"라며 원래 그의 위치로 되돌리겠다는 뜻을 전했다.

황 감독은 "함께 호흡하면서 속도 등을 입히려고 한다. 일단 (장쑤 쑤닝에 간) 최용수 감독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전화기를 켜놓겠다고 하더라"라며 선수단을 빨리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전했다.

그런데 황 감독의 구상이나 기대와는 달리 데뷔전은 가혹했다. 전반 14분 황 감독이 포항 재임 시절 영입하려고 했던 아드리아노의 선제골이 터지는 순간까지는 좋았다. 황 감독은 강철 코치와 손을 마주잡고 좋아했다. 하지만 서울은 동점골에 이어 역전골까지 허용했다.

아드리아노의 퇴장 변수도 있었다. 후반 30분 상대 수비수에게 파울을 범한 뒤 흥분을 주체하지 못해 주심에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황 감독은 앉다가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수비진은 구멍에 가까울 정도로 성남의 역습에 철저하게 무너졌다. 패스 실수까지 나와 실점으로 이어졌다. 평소의 서울답지 않았던 경기력이었다. 황 감독은 메모지를 꺼내 뭔가를 적느라 바빴다.

모든 것이 어색했던 황 감독의 데뷔전은 그렇게 서울의 1-3 패배로 끝났다. 선수단과의 호흡을 빨리 맞춰 안정을 찾아야 하는 황 감독이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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