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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굴기…현실적·효율적 대응해야


'반도체 IP 라이선스 지원·설계 인력양성' 필요

[양태훈기자] 중국 정부가 최근 메모리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 시장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당장은 중국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부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의 기술격차를 좁히기 어렵지만, 다른 산업군처럼 저가공세를 무기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나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우려다.

한양대학교 송용호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반도체는 어느 한 나라가 전체 시장을 차지할 수 있는 산업은 아니지만, 중국이 엄청난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기업의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산·학·연 관계자들은 정부가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주도,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응해야할 때라고 진단했다.

◆ "시스템반도체 육성이 필요하다"

세계 1위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 수년째 기술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대표(사장)는 "중국의 거센 추격에 대한 기민한 대비책과 신성장사업에 선제 대응하는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한다"며, "메모리 반도체 업계 최고 기술력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시스템 반도체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면서 미래형 자동차, 로봇, 바이오 등 미래 신성장산업과 연계한 기술 개발과 신시장 창출이 필요하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더불어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부문은) 메모리에 비해 매출도 작고, 시장점유율도 전 세계 시장에서 5%도 안 되지만, (이는) 뒤집어 생각해보면 95%라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것"이라고,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독자 기술 기반의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개발, 제작해 라이선스 비용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자사 모바일 시스템온칩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기기의 최적화에서 성과를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상황이 좀 다르다. 모바일 시스템온칩과 이미지센서(CIS) 등 시장성이 높은 시스템반도체 부문은 이미 경쟁업체와의 기술격차가 큰데다 개발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부담해야할 반도체 IP(설계자산) 라이선스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통상 모바일 시스템온칩 개발에 발생하는 라이선스 비용은 ARM 등이 개발한 반도체설계자산(SIP)을 수정, 신제품에 최적화하는 서비스를 포함해 보통 매출액 3% 수준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이미 경쟁업체들이 대부분 반도체 IP를 선점하고 있는데다 이를 육성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프라 확보를 위한 인력양성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 "지원책 중요하지만…협력 없이 해결 어려워"

정부는 시스템반도체의 IP 라이선스 비용 문제 및 개발 인력양성 등에 대한 정부 주도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지만,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이는 국내 정책 환경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직접 나서 막대한 자본을 투입할 수 있는 중국과는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 시스템반도체 인재양성을 위한 관련 전공자 및 전문 설계 인력 육성도, 유관기관별로 업무가 이관돼 있어 장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정부 역시 시스템반도체 육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 특히 반도체 IP 문제를 핵심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는 반도체 IP쪽만 특화해서 지원하는 것은 없고, 별도의 과제를 진행하면서 이를 확보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과는 시스템적으로 달라 단편적인 비교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연매출 10조원 이상의 팹리스 업체가 나오면, 인력들이 자연스럽게 (국내 팹리스로) 흘러갈 수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성장이 정체된 부분이 있다"며, "더불어 제도적으로도 예컨대 전자공학과는 있지만 반도체학과가 없고, 공학계열로 인원을 선발하면 반도체 분야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학계 및 업계에서는 정부가 대학의 연구개발 인력 확보를 위한 현실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양대학교 송용호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과제에서 결과물을 칩으로 제작, 이를 검증하는 프로세스 등 정부차원의 시스템반도체 육성 프로그램에 대한 개발이 좀 더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대학이 가지고 있는 리소스는 충분치 않은 만큼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나서줘야한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한 관계자 역시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위해서는 단순히 정책 및 자금 지원이 아닌 실질적으로 이를 연구·개발할 수 있는 인력양성이 이뤄져야한다"며, "메모리 반도체를 잘한다고 해서 시스템 반도체를 잘하는 것이 아닌 만큼 인프라 없는 정부의 기업의 역할 강요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중국의 국영기업 칭화유니그룹과 XMC는 각각 300억 달러(한화 34조4천400억원)와 240억 달러(한화 27조5천520억원)를 투자, D램부터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적극적인 육성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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