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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올림픽' 데프콘 우승 배경 보니···


미래부, 한국팀 환영회 열고 화이트해커 지원 확대약속

[김국배기자] 화이트해커를 양성하기 위한 지원 확대가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해킹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 최고 해킹대회 '데프콘'에서 우승한 한국팀을 격려하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가 19일 연 오찬 간담회에서는 이같은 문제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우리나라 팀은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초로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이전까지 최고 성적은 2009년과 2013년에 기록한 3위였다.

이번 한국팀의 상당수는 차세대 보안리더(BoB) 프로그램 출신들이다. BoB는 미래부와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가 2012년 시작한 정보보호 영재 발굴 프로그램이다. 지난 7월 BoB 4기가 출범했다.

이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국내에는 마땅한 화이트해커 영재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없는 형편이다. BoB조차 해마다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나마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기업과 공공기관 재직자를 대상으로 '최정예 사이버보안 인력(K-실드)'를 운영하는 정도다.

'K-실드' 협력기관인 라온시큐어는 화이트해커를 주축으로 한 보안기술교육팀을 운영하면서 해커를 양지로 끌어들이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한국팀에도 조주봉 보안기술교육팀장과 이종호, 이정훈 연구원이 포함돼 있었다.

BoB 4기 교육생으로 이번 대회에 참여한 이휘원 씨는 이날 간담회에서 "대학생이다 보니 (데프콘이 열린) 라스베이거스에 갈 여비가 만만치 않았는데 BoB 측에서 지원해줬다"며 "(이 프로그램으로) 금전적 걱정없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좋은 후배들이 양성되고 해커들이 나오기 위해선 이런 지원 프로그램이 활성화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BoB 멘토이자 화이트해커인 이승진 그레이해쉬 대표는 "우리나라는 아직 질과 양적인 측면에서 미국을 따라갈 수 없지만 중국이나 일본이 부러워할 정도로 해커 커뮤니티는 잘 돼 있는 편"이라며 "앞으로 좋은 후배들이 계속 나올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화이트해커가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아직까지 국내 기업문화는 해커들의 생각과 거리가 먼 탓이다.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홍석희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해커들이 보안 취약점을 분석해 알려주면 보답은커녕 '우리 서버 왜 건드렸느냐'는 식의 욕부터 날아온다"며 "해커는 놀이문화, 해커의 길을 걷는 이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은 "정보보호가 미래로 가는 50%의 선행조건이 됐다"면서 "정보보호의 가치는 커졌지만 사회시스템이나 정책의 우선순위, 예산분배 등은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이번 우승을 토대로 정보보호 산업의 도약과 능력 중심 사회 구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BoB, 정보보호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및 영재교육원 등을 통해 잠재력 있는 인재를 조기에 발굴·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보호 특성화대학, 고용계약형 석사과정 등 전문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정보보호 전문인력 및 화이트 해커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미래부는 고려대와 서울여대, 아주대를 정보보호 특성화 대학교로 선정한 바 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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