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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 3사, 지난해 '적자경영' 여전


출혈 경쟁·무리한 사업확장 영향 커…쿠팡 '눈덩이 적자'

[장유미기자]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무서운 성장세와 달리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소셜커머스가 생긴지 올해로 5년째를 맞았지만 현재 국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빅3 업체들은 좀처럼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업계 1위 쿠팡은 지난달 김범석 대표가 예고한대로 물류·배송에 대한 투자로 경쟁업체보다 적자폭이 대폭 늘었다. 여기에 자체 배송 서비스가 일부 불법이라는 국토부의 유권해석까지 나와 '사면초가'에 놓인 상황이다.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 외형 성장과 함께 내실도 함께 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4일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쿠팡과 위메프, 티몬 3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보다 큰 폭으로 늘었으나 여전히 적자 구조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커머스 3사가 지난해 거둔 매출은 총 6천903억 원으로, 전년(3천398억 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총 영업손실도 1천752억 원으로 전년(1천110억 원)보다 크게 늘어났다.

각 사별로는 쿠팡이 지난해 매출 3천485억 원으로, 전년 1천463억 원 대비 2배 이상 신장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그러나 같은기간 영업적자는 42억 원에서 1천215억 원으로 늘어 경쟁사인 위메프와 티몬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적자폭이 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쿠팡은 미국 투자사들로부터 지난해에만 4억 달러(한화 약 4천522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또 이 자금을 원활하게 운용하기 위해 미국에 홀딩컴퍼니를 설립하기도 했다. 투자금 중 1천500억 원 가량은 지난해 3월 업계 첫 선보인 자체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의 시스템 구축에 투자됐다.

그러나 '로켓배송'의 위법성 논란이 불거진데다 영업손실마저 눈덩이처럼 커지자 쿠팡에 대한 업계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수익성도 문제지만 외형도 경쟁사 대비 큰 폭의 성장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매출 중 1천800억 원 가량은 직매입 부문으로 수수료를 기반으로 한 실질 수익 규모는 1천500억 원 정도"라며 "이는 다른 경쟁사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우려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물류 투자 및 직접배송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로 인해 손실이 발생한 것"이라며 "미래 이윤 창출을 위해 지출된 비용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사업을 더 안정적으로 확장하고 운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초 '채용 갑질 논란'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위메프의 지난해 매출은 1천84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5% 신장했다. 2013년에는 티몬보다 매출이 360억 원 가량 적었지만 지난해에는 그동안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과감한 투자를 했던 성과를 거둔 결과로 풀이된다. 또 영업손실도 2013년 보다 70억 원 줄어든 290억 원을 기록했다.

티몬 역시 지난해 매출은 1천575억 원으로 전년 보다 426억 원 가량 늘었지만 여전히 영업손실(246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그루폰이 지난해 1월부터 경영에 본격 참여, 마케팅 비용을 예전보다 줄이면서 적자폭은 전년 대비 57% 가량 줄었다.

또 2013년에는 리빙소셜과 그루폰의 인수합병(M&A)으로 641억 원 가량의 주식보상비용이 발생했지만 지난해에는 이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지난해 주식보상비용은 약 70억 원 정도다.

티몬 관계자는 "주식보상비용을 대부분 털어낸 상태로 실질 영업손실은 170억 원 정도"라며 "경쟁사들에 비해 매출 대비 손실은 가장 적어 내실을 다지면서 사업을 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처럼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계속해서 큰 폭의 적자를 내는 것은 과열 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탓으로 풀이된다.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 등 비용이 커지면서 수익성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

실제로 위메프는 지난해 광고선전비 288억 원, 판매촉진비 710억 원 등 총 매출의 절반 이상인 998억 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부었으며, 티몬은 마케팅 비용으로 260억 원을 썼다. 또 쿠팡은 마케팅 비용을 확실하게 공개하지 않았지만 판관비에만 2천800억 원 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 비용의 대부분이 마케팅비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업체들의 무리한 사업 확장 역시 수익성 개선에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물류·배송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쿠팡은 현재 짓고 있는 인천물류센터를 비롯해 오는 2016년까지 물류센터 2~3곳을 증설하는 등 사업 확장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 속 구설수에 오르는 등 신뢰도가 떨어진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실적 악화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한 업계 1위 경쟁이 경영을 악화시키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셜커머스들은 외형 키우기 만큼이나 내실을 다지기에도 계속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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