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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플레이어상은 잊었다' 두 후배 위해 뛰는 김승대


후배 손준호-유제호 성장 바라, "국가대표는 잘 하면 기회 올 것"

[이성필기자]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은 터키 벨렉 전지훈련에서 김승대(24)를 다양한 위치에 놓고 시험했다. 제로톱의 선봉에서부터 측면이나 처진 공격수까지 공격 전반에 걸쳐 활용했다.

김승대는 지난해 30경기에서 10골 8도움을 해내며 신인상격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명주(알 아인)가 떠난 상태에서 포항 공격의 중심이 돼 4위를 이끌었다.

올 시즌 김승대의 팀내 역할은 여전한 가운데 국가대표와도 다시 인연을 맺어야 한다. 지난해 12월 제주도 전지훈련에 김승대는 대표 소집됐지만 발목과 인대가 좋지 않아 이종호(전남 드래곤즈)로 대체됐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마음이 가벼워진 상태에서 A대표팀에 대한 열망이 있었지만,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외부에서는 김승대가 대표팀에서 뛰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전지훈련에서 만난 김승대는 차분하고 밝았다. 큰 걱정 없이 자기 할 일을 하면서 팀에 맞춰가면 된다며 심각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그는 "감독님이 여기저기 넣고 뛰게 하신다. 연습경기 출전마다 위치가 다 달랐다. 올해 (주전으로) 출전이 가능할 지도 미지수다. (외국인 공격진과도) 발을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았다"라며 스스로 여전히 긴장속에 훈련하고 있음을 전했다.

좋은 능력을 갖춰야 주전으로 출전할 수 있다는 김승대는 "팀의 멤버 절반이 교체됐다. 외국인 선수도 들어와서 더 경쟁이 치열하다. 늘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내가 뛴다는 보장도 없다"라며 내부 경쟁에서 승리해야 기회도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포항 선수단의 절반이 물갈이되면서 막내였던 김승대는 어느새 중간쯤의 위치가 됐다. 물론 실제 경기에 나서는 엔트리에서는 거의 막내급이다. 그렇지만 전체 분위기 조율 등 해야 할 일이 태산이다. 김승대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줘서 자리 경쟁에서 이기고 싶다는 욕심은 있지만 나 혼자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나도 개인적으로 생각이 많고 경기 나설 때마다 복잡하기는 하다. (선수단이) 아직 서로의 눈빛을 봐도 아는 정도까지가 아니라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영플레이어상 기억을 내려놓은 김승대는 "이제 득점이나 도움 등의 기록을 끌어올려야 한다. 득점왕 등에 대한 야망이 커질 때도 있고 작아질 때도 있는데 공격수라면 그런 책임감도 있어야 한다. 기회가 오면 많이 넣으려고 한다"라며 특히 골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포항은 이명주(2012년), 고무열(2013년), 김승대(2014년)가 대를 이어가며 3년 연속 영플레이어상을 독식했다. 김승대는 올해도 포항이 영플레이어상을 차지하기 위해 후배 손준호(23)를 도와주기로 했다. 미드필더 전 지역을 소화할 수 있는 손준호라면 최적의 영플레이어상 후보라는 것이다.

손준호는 지난해 25경기에 나서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김승대는 손준호의 패스를 받으면 골로 마무리를 지어서 그를 영플레이어상의 주인공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승대는 "영플레이어상은 4년 연속 포항이 가지고 와야 된다. (손)준호가 올해는 그 주인공이 될 것이다.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내가 준호에게 상을 주는 장면을 꿈꾼다"라며 자신이 꿈꾸는 시나리오를 전했다.

전지훈련에서는 공격수인 후배 유제호(23)와 함께 방을 썼다. 유제호는 김승대의 포철중-포철공고 후배다. 그는 "개인 능력은 정말 좋은 선수다. 여기저기 활용되고 있는데 아직 감독님의 눈에는 들지 못한 것 같다"라며 안타까워했다.

훈련 때마다 김승대는 유제호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주려 애쓰고 있다. 그는 "공격 이론 등을 알려주고 있다. 정말 아끼는 후배다. 어떻게든 잘 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라며 유제호가 빨리 자리 잡기를 기대했다.

김승대는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다. 그 흔한 해외 축구도 보지 않고 K리그 다른 팀 경기도 잘 보지 않는다. 남의 것을 따라가기보다는 내 것을 만들어 더 좋은 축구를 보여주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다. 그는 "좋은 팀 경기는 힐끗 보고서 '패스가 좋다'는 정도의 느낌만 받고 넘긴다. 내 스타일이 그렇다"라고 얘기했다.

국가대표 발탁도 차분하게 기다리고 있다. 그는 "내가 잘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 더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올해 정말 중요한 시기다. 내년에 챔피언스리그도 나가야 한다. 그래야 내게도 많은 것이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라며 팀 성적 좋아지고 자연스럽게 개인 성적 향상으로 이어지면 태극마크까지 따를 것으로 믿고 있다.

김승대가 국가대표에 발탁되면 어느 위치에서 뛸 지는 모른다. 그는 "지도자 스타일마다 다르다. (포지션은) 신경 쓰지 않는다. 원하는 곳에 뛸 수 있는 지도 모른다"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일단 대표 발탁만 되면 최선을 다해 뛰겠다는 것이 김승대의 각오이다.

조이뉴스24 벨렉(터키)=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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