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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황사바람'에 韓 주력산업도 中에 역전


스마트폰·자동차 등 8개산업 중 6개 추월 당해

[박영례기자] 중국발 한파가 거세다. 중국업체의 약진에 세계 시장을 호령하던 우리 주력 산업이 주도권을 내주는 등 세계 경쟁 판도 및 우리 수출 경쟁력에 중국발 황사바람이 덮치고 있다.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8개산업, 10대 수출품목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6대 산업 점유율에서 중국이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 10대 수출품목은 반도체, 석유제품, 자동차,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 무선통신기기,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철강판, 전자응용기기 등이다.

이중 자동차부품, 전자응용기기의 경우 종류별 세계시장 점유율 데이터 확보가 어려워 제외됐다.

이를 8개 산업으로 재구성할 경우 스마트폰을 비롯한 자동차, 조선해양, 석유화학, 정유, 철강 등 6대 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우리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무서운 기세 중국, 스마트폰·자동차마저 앞질러

스마트폰, 자동차, 조선·해양, 석유화학산업은 과거 중국보다 앞서 있었으나 최근에는 중국이 역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스마트폰과 자동차까지 중국에 뒤진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 산업' 발굴이 매우 시급한 상태다.

먼저 스마트폰은 지난 2분기 판매량 기준 우리나라가 중국에 1.2%p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레노버·샤오미 등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기업 9곳의 세계시장 점유율 합계와 우리나라 삼성·LG의 세계시장 점유율 합계를 비교한 결과, 중국은 31.3%, 우리나라는 30.1%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고가 제품군에서는 애플 아이폰의 인기가 여전하고, 중저가 제품군에서 가격경쟁력과 기술력까지 갖춘 중국 업체들의 다양한 제품들이 자국시장 강점을 발판으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이미 휴대폰은 물론 스마트폰 세계 최대 시장이다.

자동차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기업이 생산한 차들만 따로 집계한 결과, 이미 2009년에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2003년도에 우리나라는(337만대, 5.4%) 46만대 차이로 중국(291만대, 4.7%)보다 우위에 있었으나, 2009년에는 243만대 가량 격차를 보이며 역전됐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생산량은 863만대(9.8%), 중국은 1천97만대(12.5%)를 생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해외 생산을 통해 세계 점유율을 9%까지 확대했으나 정체기에 접어든 반면, 중국은 내수를 기반으로 해외메이커의 기술을 빠르게 습득해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외 석유화학산업 역시 에틸렌 생산능력을 기준으로 2003년에는 우리가 585만톤(5.34%)으로 중국 578만톤(5.27%)에 우위를 보였으나, 2004년 중국이 역전한 이후 지난해에는 우리 835만톤(5.4%), 중국 1천876만톤(12.2%)으로 격차가 1천41만톤까지 벌어졌다.

조선·해양산업에서도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수요 진작과 금융지원으로 조선·해양시장 3대 지표인 수주량·건조량·수주잔량 전 부문에서 모두 지난해 세계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처럼 지난 10년간 우리 수출 주력산업의 경쟁력은 중국의 공세로 주도권에서 크게 밀리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철강과 정유산업의 경우, 지난 2003년에 이미 중국이 앞섰으나 그 이후 격차가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디스플레이도 안심 안돼…FTA, 돌파구 기대

그나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산업은 10년 전이나 지금(’13년)이나 여전히 중국에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중국의 위협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중국 반도체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에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 정부가 자체 투자여력이 미흡한 자국 반도체 기업 육성을 위해 1천200억위안(약 20조 7천540억원) 달하는 국부펀드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의 추격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대비. 웨어러블·사물인터넷·자동차 등의 차세대 분야에서 늘어날 반도체 수요물량에 적기 대응, 세계시장 선도자로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디스플레이산업도 양국의 최근 5년 간(’08~’13년)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5.6%에 그친 반면, 중국은 2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중국 정부가 BOE, CSOT 등 자국 LCD패널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지원으로 LCD 생산라인을 확충하고, 올해부터 6세대 이하 LCD 유리기판 관세율을 4%에서 6%로 인상하는 등 자국 LCD산업 육성을 위한 보호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에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번 한·중 FTA 체결을 모멘텀으로 경재력 강화 등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근래 중국 제조업은 추격형 전략을 바탕으로 가격경쟁력과 기술력까지 갖춘 '제조업 2.0'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며 "우리나라 대부분의 주력산업이 중국에 따라잡히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 FTA 체결은 중국의 내수시장의 적극 공략을 통해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주력산업을 다시 구출할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은 중국과 격차를 벌릴 핵심기술력 확보와 함께 새로운 사업 발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엔터테인먼트·헬스케어 등 새로운 국가대표 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려면 민·관이 함께 '새산업 운동'을 추진,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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