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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에 E석 뺏긴 서울, '언젠가는 W석도?'


최용수 감독 씁쓸, "팬과 원정팀 울산에도 미안"

[이성필기자] "언젠가는 W석(본부석)도 내놓으라고 할 수 있다."

프로축구 FC서울의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이 K리그 경기가 열리는 가운데 일부 기능을 상실했다. 오는 9~10일 예정된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2014' 콘서트를 위해 본부석 건너편인 E석 관중석에 무대와 스크린을 설치했기 때문에 관중들이 이 곳을 이용할 수 없었다.

당초 콘서트 무대는 6일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서울-울산전이 종료된 뒤 곧바로 설치될 예정이었다. 통상 경기장에서의 공연 무대는 이틀이면 완성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관리가 강화되면서 콘서트 주최측 현대카드에 대관 허가를 내준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철저한 관리를 위해 경기 전부터 무대 설치를 하도록 허가했다.

동쪽에 위치한 E석은 최적의 관전 여건을 자랑한다. W석과 더불어 입장권 가격이 고액이다. 그러나 무대 설치로 이날 E석은 폐쇄됐다. 서울은 경기 전날인 5일 팬들에게 이에 대해 사과했고 서울시설관리공단도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이날 울산전을 앞두고 그라운드 여건을 확인한 서울 최용수 감독은 "울산과의 빅매치다. 손님을 초대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울산에 미안하다. 지난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 레버쿠젠과의 친선경기에서 팬들이 많이 왔고 얼마든지 4~5만명이 올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라며 최근 좋은 분위기 속에 관중석 일부가 폐쇄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을 안타까워했다.

물론 최 감독은 아무런 결정을 할 수 없다. 서울 구단은 경기장 관리 주체인 서울시설공단에 고액의 대관료를 지불하고 있다. 이날 서울은 직접 비용을 들여 무대 철골 구조물에 팬과 선수들의 모습이 담긴 빨간색 현수막을 내걸었다. 스크린 세 개에는 각각 출전 선수 명단과 포메이션 등을 새겼다.

최 감독은 "경기에 영향을 안준다고 할 수 없다. 나중에는 W석까지 내놓으라고 할 수 있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시 한 번 울산과 팬들에게 죄송하다"라고 선수단을 대표해 사과했다.

경기 시작 후 서울 팬들은 3분 동안 침묵하다 현수막을 들어올렸다. '축구장에서는 축구가 우선', '대한민국 축구 현실', '다목적 잔디 광장'. '다음번엔 골프?', '중계도X 자리도X', '지못미 서울' 등 이번 사태에 대한 비난 일색이었다. 최 감독은 무대 설치 환경이 어색했는지 구단 직원에게 따로 질문을 하는 등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팬 조진영(29) 씨는 "경기장 관리 주체가 시설공단이라는 것은 잘 안다. 다목적 사용도 이해를 한다. 그렇지만 뻔히 리그 일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관을 해준 것은 축구를 무시하는 처사다. 대관도 시기를 봐가며 해야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서울 구단은 E석 팬들을 골대 뒤인 N석과 W석으로 분산 입장하도록 유도했다. 서울 관계자는 "추후 정산을 해봐야겠지만 손실 금액이 상당할 것 같다"라면서도 "대관하는 입장에서 뭐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답답할 따름이다. 분명한 것은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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