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에 국내車업계 수출 '적신호'

[정기수기자]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로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러시아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1∼2월 러시아에서 4만9천447대를 판매해 전년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2만4천945대를 팔아 0.6% 늘었지만 기아차는 2.6% 줄어든 2만4천502대에 그쳤다.

러시아로의 수출이 전체 수출실적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경우 상대적으로 타격이 가장 크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6천100여대를 러시아에서 판매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 1~2월에는 가격협상이 늦춰지면서 물량 협의가 지연돼 당초 예상했던 물량을 소화하지 못했다"면서도 "가격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초 목표했던 물량을 달성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올해 러시아 수출 목표를 지난해(3만5천대)보다 14% 낮춘 3만여대로 잡았다.

다른 완성차업체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한국GM은 작년 1∼2월 8천972대에서 올해 동기간 8천356대로 소폭 줄었고, 르노삼성자동차는 504대에서 332대로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우리나라의 3대 자동차 수출 시장"이라며 "최근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 여부를 두고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루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가 10% 이상 떨어지면서 현지 판매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구매력이 떨어진 것이 수출 악화의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달러화 대비 루블화는 지난해 말 32.927루블에서 이달 14일 기준 36.649루블로 11.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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