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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금사과'는 막을 수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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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소민호 기자] 대구가 과거 전통적 강자였다면, 신흥 강자는 강원도 철원, 양구, 화천 등지라고 한다. 물론 충북 영동이나 전북 장수 등지도 떠오른 바 있다. 최근 밥상머리의 주요 화제인 사과의 주산지 얘기다.

연평균 기온이 섭씨 10도 안팎, 생육기 기온 15도 안팎의 비교적 서늘한 기후라야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인해 강원도까지 사과 재배지역이 북상해 있다.

근래 사과값이 치솟은 원인은 작년 개화기 때 닥친 급작스러운 추위나 비바람 등 이상기후라고 한다. 정부의 설명이 그렇다. 그 진단이 틀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기억을 더듬어 봐도, 또 당시의 일기상황으로 봐도 이상기후로 인해 사과 작황이 좋지 않았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진단이 최근에서야 나올 수는 없었다는 점이다. 개화기 때라고 하면 4월 초 즈음이니, 딱 작년 이맘때다. 벌써 1년 전부터 그런 조짐이 있었고, 이상기후가 계속됐으니 일선에서 수급상 문제가 생길 것이란 예측을 능히 하고도 남음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합리적 추측이다.

그런데도 밥상머리에서 빠지기 힘든 대표적 과일 수급과 관련해 물가 당국이 뒤늦게서야 '금사과'나 '금배'라는 조롱 섞인 별칭이 붙고나서야 허둥지둥 나서는 꼴이 됐다.

지난달 29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에서 시민이 사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29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에서 시민이 사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욱이 한켠에선 악화한 국민 감정에 불을 지르는 말들도 스스럼 없이 나온다. 왜 굳이 사과를 먹어야 하느냐는 힐난 섞인 얘기를 버젓이 하고 있는 것이다. 과일이 부족하고 비싼 마당에 딸기나 바나나 수입을 늘려 먹거리를 충족시키는 보완책이야말로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우리나라 대표 과일인 사과나 배조차 마음놓고 사먹지 못할 처지라는 현실이 서글플 뿐이다.

급기야 최근엔 대표적인 식재료인 대파를 두고 한 단 가격이 얼마인지, 또는 한 뿌리 가격이 얼마인지까지 총선 후보자들이 나서 논란을 부추기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만큼 가파른 물가가 국민의 피부에 와닿아 있다는 방증이요, 제대로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해야 할 시급하고도 중차대한 필요성이 제기된 상태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정책 당국이 필수적으로 감당해야 할 몫이다. 또한 물가 관리를 담당하는 주체는 국민이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먹거리를 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각종 변수에 대응해야 한다. 이미 자연적으로 벌어진 일, 충분히 예견된 변수에 허둥대며 단기 처방에 급급해 하는 물가 당국을 보는 국민의 심기는 매우 불편하다. 하루 세 번씩 끼니 때마다 그런 느낌을 지우기 힘든 현실이라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소민호 기자(sm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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