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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유전 드론피격에 국제유가 ↑…국내 정유사 '예의주시'


단기적으로는 '호재'…중·장기적으로는 '악재'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 피격사건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들썩이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과 북해산 브렌트유가 장 초반 20% 뛰어올랐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정유업계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정제마진에 악영향을 끼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거래소 브렌트유 선물은 장초반 배럴당 11.73달러 오른 71.95달러로 19% 넘게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장 초반 배럴당 63.34달러로 전장보다 15% 이상 급등하며 거래를 시작했다.

앞서 지난 14일 새벽 4시께 사우디 동부 아브카이크 탈황 석유시설과 쿠라이스 유전 등 두곳이 드론(무인항공기) 공격으로 인해 불이 났다.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가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의 원유시설을 공격한 것이다.

서울시내 한 주유소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시내 한 주유소 모습 [사진=뉴시스]

이번 드론 공격으로 하루 평균 원유 약 570만 배럴 생산이 타격을 받게 됐다. 이는 하루평균 기준, 사우디 산유량의 절반 이상이며 세계원유 공급량의 5% 이상이다. 사우디는 아브카이크 단지에서 생산한 물량 대부분을 수출한다.

문제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이번 공격 배후로 같은 시아파 이란을 지목하면서 이달 말 유엔총회를 앞두고 잠시 조성됐던 미국과 이란의 대화 분위기도 급격히 식고 있다.

국제유가는 요동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이상 폭등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할 당시 국제유가는 배럴당 30달러에서 40달러 수준으로 하루만에 10달러 이상 폭등한 바 있어서다.

◆사우디산 의존도 30% 韓정유사 '비상'

국내 정유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는 올해 1~7월까지 사우디산 원유 총 1억7천845만 배럴(121억3천538만 달러)를 수입했다. 이는 전체 원유 도입비중의 29%에 달하는 규모다. 미국의 이란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이란산 물량을 사우디산으로 대체되면서 비중은 확대되고 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계열사인 에쓰오일은 원유전량을 사실상 사우디로부터 도입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최근 아람코 및 아람코 트레이딩 컴퍼니와 일 15만 배럴 규모의 원유 장기구매계약을 맺은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정유업계가 다른 나라보다 이번 사태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정제마진으로 울상을 짓고 있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떠안으면서 이중고를 겪게 됐다.

일단 국내 정유업계는 유가 급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사는 원유를 사고 2~3개월 가량을 비축해 놓는다. 유가가 낮을 때 샀던 원유비축분들이 재고평가 이익으로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정유업계에 손실로 이어진다. 유가가 하락하면 반대로 막대한 재고평가 손실을 입는다. 게다가 유가가 오를 경우 석유제품 수요는 감소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정제마진이 하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유가와 정유사 실적과 밀접하게 관련된 정제마진은 서로 다르게 움직이다 보니 예측하기가 어렵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재고평가 이익을 거두게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수요감소로 정제마진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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