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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신격호의 꿈' 롯데월드, 30살 맞아 VR로 점프 업


30년간 입장객 1억7천만명…VR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도약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허허벌판이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롯데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의 꿈을 담아 만들어진 '롯데월드'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이곳을 방문한 누적입장객은 무려 1억7천154만1천명에 달한다.

박상일 롯데월드 마케팅부문장은 29일 저녁 '롯데월드 어드벤처 30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30년간 실내 최대 테마파크로 사랑 받아 왔지만, 앞으로는 'VR 시뮬레이터'로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며 고객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롯데월드를 찾는 모든 손님들에게 기적을 선물하겠다는 개념으로 올해 '메이크 어 미라클(Make a Miracle)'을 주제로 삼고 향후 다양한 시설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일 롯데월드 마케팅부문장  [사진=롯데월드 어드벤처]
박상일 롯데월드 마케팅부문장 [사진=롯데월드 어드벤처]

신 명예회장은 1980년 중반 종전 롯데그룹이 이끌어가던 '식품·유통'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종합 기업으로 변신하고자 다양한 사업을 모색했다.

신 명예회장은 '88 올림픽' 개최 후 대한민국의 소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여가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면서 '관광'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서울 잠실에 '롯데월드'를 건설키로 마음을 먹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삼성이 만든 '자연농원(현 에버랜드)'이 가장 유명했다.

신 명예회장의 지시로 만들어진 롯데월드를 건설하는 데는 꼬박 4년이 걸렸다. 6천5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롯데월드는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1989년 7월 12일 문을 열었다. 어트랙션 수는 18종, 캐릭터 수는 14종에 불과했지만 30여년 만에 어트랙션 수는 3배, 캐릭터 수는 5배나 늘었다.

박 부문장은 "'테마파크'라는 단어가 없어 '초대형 실내놀이터'라는 개념으로 1989년 7월 12일 롯데월드가 등장했다"며 "오픈 다음해 '매직 아일랜드'까지 선보이며 1993년 기네스 북에도 실내 최대 테마파크로 등재됐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89년 7월 12일 롯데월드 개관식에 참석한 모습과 1990년 3월 24일 매직 아일랜드 개관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롯데지주]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89년 7월 12일 롯데월드 개관식에 참석한 모습과 1990년 3월 24일 매직 아일랜드 개관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롯데지주]

롯데월드는 서울 잠실 일대에 계획 중이던 '도심 속 또 하나의 도시'라는 프로젝트에서부터 시작된 곳으로, 신 명예회장은 이곳에 테마파크를 비롯해 백화점, 마트, 호텔, 스포츠 등 여가생활을 논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국내 최초의 몰링(malling) 문화를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처음부터 롯데월드 어드벤처에 대한 계획이 긍정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 잠실은 지하철 2호선과 8호선이 지나가고 수많은 버스가 거쳐가지만, 롯데월드가 들어서기 전에는 서울 도심과 떨어진 공터인 만큼 사업 타당성이 좋지 못했던 것으로 평가받았다.

또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데 있어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날씨의 영향도 중요했다. 당시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디즈니랜드 등 대다수 유명 테마파크와 같이 실외 공원으로 계획됐지만 한겨울에 평균 영하 7도까지 떨어지는 서울 날씨로 많은 사람들이 롯데월드에 방문하지 못할 것이라고 신 명예회장은 판단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매직 아일랜드' 오픈 당시 전경 [사진=롯데월드 어드벤처]
롯데월드 어드벤처 '매직 아일랜드' 오픈 당시 전경 [사진=롯데월드 어드벤처]

이에 신 명예회장은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로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실내 테마파크로서 날씨 영향을 극복하고, 세계 최대 규모로서 한 번쯤은 방문하고 싶은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

이후 그 계획은 곧 실행에 옮겨져 1989년 7월 실내 테마파크인 '어드벤처(Adventure)'가 먼저 오픈하고, 석촌 호수를 메워 만든 '매직 아일랜드(Magic Island)'는 1990년 3월 모습을 드러내며 지금의 파크 형태를 갖추게 됐다.

롯데월드 개장 당시 입장료는 어른 4천500원, 어린이 3천500원으로 용인 자연농원(어른 2천500원, 어린이 1천200원)보다 비쌌다. 그러나 새로운 콘셉트의 테마파크가 들어서자 입소문을 타고 방문객들도 급속히 늘어 이듬해 456만명이 방문하며 성공을 거뒀다. 특히 디즈니랜드의 미키마우스 등을 본떠 만든 '로티'와 '로리' 두 캐릭터를 내세운 것이 집객력을 높이는 데 큰 효과를 거뒀다.

박 상무는 "1990년에 일찌감치 '로티의 모험'이라는 영화로 척박한 애니메이션 영화 시장을 개척해 나갔다"며 "1995년에는 70억 원을 들여 레이져쇼를 펼치는 등 새로운 여가 문화를 주도했고 대내외적으로 평가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VR'로 공간적 한계 극복…첨단 테마파크로 '우뚝'

롯데월드 오픈 초창기에는 '지구마을'이라는 콘셉트로 각 나라의 테마에 맞는 건물들과 어트랙션들이 위치해 있었다. 실내는 구 형태의 '마법의 태양'을, 실외는 '매직 캐슬'을 중심으로 한국 영국 프랑스 스위스 독일 모로코 아라비아 이탈리아 등 다양한 테마 구역이 펼쳐졌다.

또 롯데월드의 '회전목마'는 29년 동안 줄곧 자리를 지켜온 대표적인 놀이시설로, 수 많은 가족과 연인들에게 추억과 낭만을 선물했다. 더불어 다크라이드 '신밧드의 모험', '후렌치 레볼루션', '스페인 해적선', '월드 모노레일', '다이나믹씨어터', '후룸라이드', '풍선비행' 등 오픈 당시 기술력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어트랙션들은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에서 방문객들이 VR 콘텐츠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월드 어드벤처]
롯데월드 어드벤처에서 방문객들이 VR 콘텐츠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월드 어드벤처]

하지만 시간 속으로 사라진 추억의 어트랙션들도 많다. 오픈 당시 있었던 '쇼스캔극장', '파노라마극장', '로마전차', '알라딘보트', '베스비우스 화산', '어린이열차', '로마전차' 등은 현재 롯데월드에서 찾아볼 수 없다.

박 부문장은 "1995년 혜성특급을 통해 최초의 다크코스터(다크라이드+롤러코스터)를 도입하는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개념의 어트랙션을 도입했다"며 "최근에는 국내 최초의 VR 어트랙션을 선보여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월드는 지속적인 리뉴얼과 새로운 어트랙션 및 공연 등을 오픈하며 첨단 테마파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특히 오픈 25주년이었던 2014년에는 150억 원을 투자한 세계 최초 나이트 멀티미디어 퍼레이드 '렛츠 드림(Let's Dream)'을 선보여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 [사진=롯데월드]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 [사진=롯데월드]

또 롯데월드는 지난 2017년 VR 콘텐츠 관련 어트랙션연구실을 신설했고, 국내 테마파크 최초로 탑승형 VR 어트랙션인 '후렌치레볼루션2 VR'과 '자이로드롭2 VR'을 오픈했다. '후렌치레볼루션2 VR'의 두 번째 VR 콘텐츠는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후렌치레볼루션에 최적화된 실감콘텐츠를 개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외에도 최신 트렌드와 고객 니즈에 발 맞춰 멀티 VR 콘텐츠 전용체험공간인 'VR 스페이스'도 선보이며 VR 기술 선도 테마파크로 급부상했다. 2017년에는 처음으로 국제 테마파크 박람회에 참가해 '로보트 태권V VR', '로스트 킹덤 VR' 등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만으로 완성한 VR 콘텐츠를 선보이며 세계 각국의 관심을 받았다. 또 올해는 오픈 30주년 기념으로 어드벤처 4층에 세계 최초 100인승 VR 시뮬레이터 '어크로스 다크'도 오픈했다.

박 부문장은 "현재 경쟁상대는 에버랜드, 서울랜드가 아니라 휴대폰 등 고객의 시간을 빼앗고 있는 다른 모든 즐길 것들인 것 같다"며 "앞으로 '고객의 시간을 어떻게 롯데월드에서 소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으로 사업 방향을 설정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내 테마파크 특성상 공간적 한계가 있는 만큼, 앞으로 VR 등 첨단 기술을 끌어 들여 발전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해외 유명 제작사에서 어트랙션을 구입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앞으로도 중소기업과 함께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는 "변화는 두렵지만 변화할 때 비로소 혁신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며 "늘 새로움을 추구하자는 생각으로 앞으로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한 신규 콘텐츠 개발에 더 힘써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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