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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손길' 신동주, 신동빈에 '한·일 롯데' 분리 운영 제안


신동주 "실현 시 韓 롯데 국적논란 사라질 것…신 회장, 응답 없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한·일 롯데 분리 독립 운영'을 마지막 화해 카드로 내밀었다. 이는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결정한 역할 분담 그림에 따른 것으로, 아버지의 뜻에 맞게 '일본 롯데=신동주, 한국 롯데=신동빈'으로 분리 운영하자는 것이 골자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2월 구속 수감된 초기부터 현재까지 총 세 번에 걸친 친필 편지로 신 회장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친필 편지를 보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일 당시 화해의 의지를 담아 여러 차례 면회를 시도했으나, 신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이를 거절한 바 있다. 또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의 편지에도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해 2월 13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70억 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같은 해 10월 풀려났다.

신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신 회장이 2심 선고 공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신 회장에게 화해 협상에 응할 의사가 있는지 최종 확인하는 서면을 보냈다"며 "아직까지 신 회장에게 어떠한 응답도 없었다"고 말했다.

일단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의 경영 지배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롯데그룹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의 지분을 갖고, 신 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으로부터 분리된 형태로 한국 롯데그룹 지분을 보유하는 형태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신 전 부회장에 따르면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는 투자 자회사를 통해 한국 롯데그룹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구조다. 여기에 그룹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을 일부 상실시키면 신 회장이 한국 롯데 경영권을,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갖게 되는 구조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신 전 부회장 측의 설명이다.

신 전 부회장 측은 "경영권 분쟁을 멈추고 임직원들과 이해 관계자들이 더 이상 우려하지 않을 수 있도록 신 회장과 노력하길 원한다"며 "이 같은 한국 롯데그룹 분리 독립안이 실현된다면 한국 롯데는 일본 롯데에 의한 지분상의 지배 관계로부터 벗어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받아들여 이 같은 안이 실현될 경우 일본 경영진도 따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를 통해 신 회장(4.47%)과 신 전 부회장(광윤사 포함 33.31%), 일본 경영진(53.33%)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등으로 일본 롯데그룹 각 사의 3분의 2이상의 의결권을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회사법에 따르면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을 지배할 수 있으면 일부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의결권이 없는 주식으로 변경하는 종류주식 제도를 이용해 일부 주주만이 특정 회사의 의결권을 갖는 구조로 바꿀 수 있다.

신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종류주식 제도로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을 신 전 부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광윤사에게만 부여하고,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LSI·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대주주인 회사)의 의결권을 신 회장에게만 부여할 수 있다"며 "일본 롯데홀딩스와 호텔롯데 사이에 위치한 일본의 중간 지주사 주식의 의결권을 없애는 방법으로 일본 롯데홀딩스의 호텔롯데에 대한 지배를 상실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절차를 통해 신 회장은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로부터 호텔롯데와 그 밖의 한국 롯데그룹 회사를 독립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신 전 부회장 역시 광윤사를 통해 롯데홀딩스와 그 밖의 일본 롯데그룹 회사를 독립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뉴롯데'를 외치며 이를 약속했던 신 회장에게도 경영권과 경제적인 관점에서 많은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 롯데그룹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연간 100조 원의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왜곡된 자본구조를 통해 연매출 4조 원 수준인 일본 롯데그룹의 영향력 아래에 놓여 있다.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최대주주가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롯데그룹이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손해보험·롯데캐피탈·롯데건설 등의 최대 주주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이 4%에 불과하지만 한·일 롯데 독립안을 받아들이면 불안정한 경영지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롯데의 국적 논란도 해소되고 3년 넘긴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는 것을 피할 수 있는데다 한국 롯데그룹의 경영 재건에도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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