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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은] 해외 SW 인력 활용에 대한 우려


[성지은기자] 국내 소프트웨어(SW) 시장은 고급인력은 물론 중소·중견SW기업 기피로 인한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한국SW산업협회가 'SW직종별 인력수급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 551개 업체 중 절반 이상(53.2%)이 SW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인도 SW 전문인력 활용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진행, 국내 SW기업이 인도 SW 전문인력을 활용하고 글로벌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돕겠다고 나섰다.

정부가 인도 SW 인력 활용 방안을 구상한 이유는 인도가 높은 SW 기술력과 풍부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SW 품질 척도인 'CMMI(Capability Maturity Model Integration)' 인증기업이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고, 글로벌 SW 아웃소싱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진행한다.

또 '세계 최대 SW 개발 국가'라는 사실에 비춰볼 때, 인도 SW 인력 활용은 국내 SW 시장 인력 문제를 해소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인도의 SW 기술력이 높고 인력이 풍부한 것과 별개로, 해외 SW 인재를 활용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해외 SW 인력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다년간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캄보디아의 SW 개발 인력을 활용하고 있는 한 SW기업은 한국 개발자와 캄보디아 개발자 간 문화 차이를 줄이는 데 3년여간의 시간을 투자했다.

이 회사 대표는 "한국은 '빨리빨리 문화'라서 개발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협업할 경우 아주 사소한 문화까지 고려해 업무를 지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뛰어난 개발자가 온다고 해도 한국 문화에 맞추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바로 해외 SW 인력을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하기보다 오랜 시간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시장 진출을 고려해 조선족 개발 인력을 채용한 SW기업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언어가 같아 적응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으나, 적잖은 시간을 투자하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입사원을 뽑아도 바로 일을 시키기가 어려운데 언어와 문화가 다른 신입사원이라면 어떻겠냐"며 "언어가 같은 조선족 개발 인력이라 그나마 적응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으나, 업무를 처리할 때 왜 처리해야 하는지, 어떤 과정으로 처리해야 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정부가 관련 프로그램을 마련, 시행하는 것은 다행지만 전체 과정은 6일뿐이다. 이 기간 동안 사전준비 실무교육, 인도 진출 유의사항 공유 등 일반교육을 진행하기에는 부족해보인다.

앞서 사례에서 보듯 해외 SW 인력의 활용과 적응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기업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해외 SW 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보다 심도 있는 교육과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나아가 근본적 원인 진단과 문제 해결도 수반돼야 할 것이다. SW 시장이 인력난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SW직종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SW직종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 구조로 인해 인재들이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직업 수명도 짧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ICT 산업 고용실태 현황 및 ICT 일자리 창출 대책(2013)'에 따르면 국내 개발자들은 해외 개발자에 비해 개발자로서 오래 근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발자로 오래 근무할 수 없는 문화, 일정 연령(35~40세) 이후 개발자로의 이직과 재취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인도 SW 인력 활용 방안을 강구한 것은 SW 업계의 인력난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해외 SW 인력 활용이 SW 업계의 인력난 해소에 보탬이 되길 바라며, 이를 위해 심도 있는 교육과 지속적인 지원이 함께 이뤄지길 바란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성지은기자 buildcast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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