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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앞둔' 김재환 "이렇게 평온해도 되는 건가요"


두산, 들뜨지 않고 루틴 고수…"이번에도 내 역할은 연결해주는 것"

[김형태기자] "너무도 평온해요. 나 혼자만 부산 떠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김재환(28)이 전한 두산 베어스의 분위기다.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 있지만 정규시즌과 다른 점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 선배들은 "정규시즌과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며 강조하지만 긴장하는 선수는 거의 없다. 가을 야구의 최고봉이 4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얼굴 시뻘겋게 달아올라 씩씩 대면서 몸을 혹사시키는 선수는 찾아보기 어렵단다.

그는 "(한국시리즈가 처음인) 나 혼자만 부산대면서 훈련에 더 열중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포스트시즌 단골 손님'다운 여유가 넘친다. 지난 10여년간 수많은 가을무대 속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두산 선수단의 최근 모습이다. 사실 지난해에도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치르는 동안 민병헌(29)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은 "마치 페넌트레이스 경기를 치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상하게 긴장되거나 움츠러들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팀들이 더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험에서 오는 여유'다. 두산은 주기적으로 꾸준히 선수단 물갈이를 해왔지만 큰 경기를 자주, 또 많이 치러본 경험은 선수단 전반에 녹아 있다.

큰 무대가 처음인 김재환은 아직 이런 분위기에 어리둥절하다. 그는 "그래도 한국시리즈인데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라며 "정규시즌 때 했던 루틴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 선배·후배 할 것 없이 평소 하던 대로 하고 있다"며 "감독·코치님들도 특별한 주문이 없으시다. 나로선 신기할 정도로 평온하다"고 했다.

사실 김재환에게 포스트시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2년 롯데 자이언츠와 준플레이오프 명단에 포함돼서 한 차레 타석에 나선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다르다. 정규시즌 93승팀의 4번타자로 가을야구의 최고봉인 한국시리즈를 치르게 됐다.

어깨가 무거워질 법도 하지만 그는 자신이 뭘 보여주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한다. "중심타자라지만 내 역할은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앞에 (민)병현이 형, (오)재일이 형, 뒤에 (양)의지 형, 에반스까지 워낙 잘 하는 선수들이 많잖아요. 찬스가 오면 그저 죽지 않고 기회를 넘겨주기만 하면 된다고 봐요.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공격이 흘러가지 않겠어요."

지난 8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끝으로 정규시즌을 마친 지 어느덧 17일. 우려했던 타격감 저하 현상은 다행이 없단다. "일본에서 2경기를 치렀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던데요. 안타도 치고 볼넷도 얻었고. 소득이 있었어요."

2016년 정규시즌은 김재환에게 꿈같았다. 오랫동안 잠재력만 인정받은 무명 2군 선수에서 일약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우뚝 섰다. 134경기 타율 3할2푼5리 37홈런 124타점에 OPS 1.035. 리그 전반적으로 타격수치의 인플레이션이 극심했던 시즌이지만 MVP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에 손색없는 성적이다.

김재환은 "사실 개막 전만 해도 '무조건 1군에서 살아남았으면 하는' 바람 밖에 없었다. 최대한 1군에 머물면서 가능하면 경기에 많이 나서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내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솔직히 100점짜리 시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남은 건 한국시리즈에서 우리 팀원 모두가 마지막까지 웃으면서 마감하는 것 뿐"이라고 마지막 희망을 드러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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