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조석근] 창조경제엔 정작 '창조'가 빠졌다!?


[조석근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6일 '2016 창조경제혁신센터 페스티벌'을 방문해 "각 지역 혁신센터를 창조경제의 전진기지로 삼아 하루라도 빨리 창조경제 패러다임을 토대로 글로벌 선도국가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초 국무회의에선 "창조경제 활성화로 창업 벤처붐이 본격화되고 소비, 투자, 고용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면서 경제 전반의 역동성이 회복되고 있는 것은 매우 희망적인 신호"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전국 17개 시도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일종의 창조경제 랜드마크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그 성과로 1천175개 창업기업과 1천664개 중소기업을 집중 지원해 2천850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었다고 발표했다. 창조경제센터가 보육한 창업기업들이 1천606억원의 매출액, 1천360명의 신규고용을 창출했다는 입장이다.

미래부에 따르면 정부가 전국 창조경제센터를 통해 조성한 펀드는 1조7천235억원이다. 그 중에서 투자펀드 조성액은 7천465억원으로 전체 43.3%다. 나머지는 융자, 보증 등 대출형 펀드 9천770억원이다. 실제로 당장 이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스타트업 입장에선 선뜻 이용하기 어려운 구조다.

미래부는 이들 펀드의 구체적 운용 내역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는 상황이다. 미래부와 지역별 창조경제센터 실무자들 외에는 알 길이 없다고 한다. 실제로 운용이 이뤄지는 금액은 전체 15% 이하라는 얘기도 나돈다.

2천839개 기업을 대상으로 2천8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면 기업 1개당 평균 1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셈이다. 많은지 적은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어느 기업이 실제로 얼마를 받았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투자가 현금으로 이뤄진 것인지, 현물이나 기술로 이뤄졌는지도 공개되지 않는 형편이라고 한다.

페이스북, MS, 애플 같은 세계적인 IT 거물기업들도 시작은 대학생들의 조그만 벤처였다. ICT 분야 스타트업 기업들을 육성해 한국경제의 활력을 키우고 나아가 제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하겠다는 게 정부 목표다. 당장은 이익 창출이 어려운 스타트업을 두고 실적을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것은 야박할 수도 있다.

어느 분야든 중요한 것은 사업의 지속성이다. 현 정부가 임기말로 접어들고 집권층의 내분 양상으로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성과를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창조경제가 그처럼 중요한 사업이라면 현 정부가 아닌 다음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창조경제는 기실 관 주도 사업이라는 약점을 갖고 출발했다. 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줄기차게 강조한 역점 사업이다. 창조경제센터의 경우 삼성전자, 포스코, SK텔레콤, KT,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들로부터 갹출받은 돈으로 출범했다. 이들 기업의 자발적 참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드물지만 운영 과정상 곳곳에서 난맥상이 노출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창조경제에 대한 '공개 검증'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정기국회 개막과 함께 창조경제가 야당의 국정감사 집중 타깃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여당 일각에서도 마찬가지다. 차기 대선 과정에서 창조경제와 구별되는 새로운 경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든 비판의 핵심은 창조경제의 실상이 그 내용과 형식에서도 전혀 창조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비판처럼 창조경제를 둘러싼 일련의 사업들이 대통령 치적홍보용 전시행정이 아니라면, 정부가 과연 어떤 해답을 내놓을 것인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조석근] 창조경제엔 정작 '창조'가 빠졌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