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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미완성作 선보인 두산, 신세계는 '컬처' 면세점


최고상권 명동·동대문 거머쥔 신규면세점...하반기 완전 오픈 이후 기대감

[장유미, 이영웅기자] "태양의 후예 전시장은 이색적으로 꾸며져 재미있었지만 딱히 구매할 물품은 없네요. 그랜드 오픈 이후에 다시 와야할 것 같아요."

지난 20일 오후.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 위치한 두타면세점에 방문한 30대 중국인 관광객 전린 씨는 매장을 둘러본 후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배우 송중기를 앞세운 덕에 호기심이 생겨 방문했지만 기대보다 볼거리도, 살만한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두산과 신세계가 이틀 간격을 두고 오픈하면서 지난해 새롭게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곳들이 모두 개장하며 면세점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 지난해 말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63가 이달 신세계면세점과 두타면세점까지 문을 열면서 기존 양강구도를 벌이던 롯데와 신라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됐다.

기대감이 커서인지 이날 방문했던 두타면세점은 경쟁사들이 긴장할 수 있을 만한 콘텐츠는 아직 부족해 보였다. 입구에는 두타면세점의 마스코트인 분홍색 부엉이 캐릭터 풍선을 나눠주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했지만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방문객들의 실망한 모습이 역력했다. 또 오픈 첫 날인 탓인지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도 느껴졌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명품관은 아직 브랜드 입점이 완료되지 않아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이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명품시계와 주얼리 매장으로 구성된 D2층과 젊은 층이 선호하는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입점할 D5층도 '오픈'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한창 공사 중이었다. K-코스메틱 열풍의 주역인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 '설화수', '헤라', '라네즈' 매장 등도 아모레퍼시픽과 입점 확정을 짓지 않은 탓에 임시 가벽만 설치돼 있었다.

입점 매장들도 고객 맞이에 완벽하게 준비된 모습이 아니었다. 한 신발 매장 직원은 상품을 진열장에 옮기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또 다른 매장은 손님이 다가왔지만 직원 간 동선이 겹치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인기를 얻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 전용관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북적이고 있었다. 당초 명품 브랜드에 배정된 이곳은 태양의 후예 속 세트장을 조성해 송중기 사진 패널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테마 포토존이 운영되다 보니 수십명의 고객이 이곳에서 줄을 서 기다리기도 했다.

또 D4층에 위치한 '한국문화관'은 관광객에게 한복 및 전통 공예품 등 한류 문화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해 중국인 고객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찻잎을 볶는 일인 ‘덕음’ 과정을 체험할 수 하는 체험형 매장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화장품 브랜드들이 들어서 있는 D8층에도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었다. 그러나 고객보다 외국어로 호객을 하는 점원들이 더 많이 눈에 띄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두산 이천우 부사장은 "다음달부터 명품이 입점할 D2와 D5층에 대한 공사를 시작해 9월쯤 100% MD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DDP와 연계한 야시장, 재래시장과 함께 여행 패키지 등을 구성해 차별화된 콘텐츠로 관광객 유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동시 오픈한 신세계면세점 "우리도 질 수 없다"

같은 날 오후에 찾은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10층 아이코닉존에는 수십명의 고객이 이곳에 몰려들어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신세계면세점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폭 7.5m, 높이 4.7m 규모의 대형 회전그네를 이곳에 설치해뒀기 때문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세상에 어디에도 없는 면세점을 만들겠다'고 선언한대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매장 곳곳에 설치된 여러 작품과 캐릭터들로 시선을 끌었다. 또 ‘뮤지엄(Museum, 박물관)’을 콘셉트로 한 만큼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두루 갖춰 쇼핑과 문화체험을 함께 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의 부족함도 없어 보였다.

신세계는 벨기에 작가 카스텐 횔러의 2005년 작품 '미러 캐로셀'로 불리는 회전그네를 10억원에 사들였다. 회전그네의 위쪽 벽면을 따라서는 360도 발광다이오드(LED) 비디오 아트에는 우리나라의 대표 관광명소가 소개되고 있었다.

아직까지 명품업체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어서 매장 중 일부는 입점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신세계가 가장 신경을 쓴 10층 화장품 판매 매장은 많은 손님으로 북적였다. 통역과 호객을 위해 동원된 직원들도 많이 보였지만 다양한 브랜드들이 입점돼 있는 데다 백화점 같은 쇼핑 환경 덕에 방문객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11층에 위치한 ‘카카오프렌즈’, ‘라인스토어’ 등 캐릭터샵과 12층에 위치한 YG스토어도 쇼핑객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11층에 있는 쿵푸팬더 포토존에는 아이들과 중국인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고 매장 밖의 스카이파크에서는 정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이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하지만 대표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하는 8층과 보석류와 잡화를 취급하는 9층의 상당수 매장들은 공사 중이었다. 실제로 오픈일 기준으로 입점 진행률은 9층이 70%, 8층은 35%에 불과했다. 신세계 측은 내년 하반기까지 이른바 3대 명품 브랜드로 알려진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모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면세점 외곽에서 만난 한 방문객은 "회전그네처럼 볼거리는 다양하고 동선이 충분해 쾌적한 느낌을 받았다"면서도 "원하는 명품 브랜드가 아직 입점하지 않아 발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과 신세계가 서울 시내 면세점 경쟁에 마지막으로 합류해 다소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시내 면세점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오너일가의 확고한 의지와 지원이 있는 두산과 신세계 모두 기존 업체들과 어떤 차별화 요소와 전략을 구사할지가 관심사"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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