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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수 21-4…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었던 잠실 라이벌전


예상 깬 두산의 일방 우위…선발 전원 안타·득점 진기록

[김형태기자] 4일 잠실구장. 경기시작 수시간 전부터 경기장 주위에는 관중이 몰려들었다. 비바람이 지나가고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청명한 초여름 날씨. 황금의 4일 연휴의 시작. 일찌감치 일과를 마친 관중은 가족, 친구, 연인 단위로 잠실을 찾았다. 마침 이날 경기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라이벌전.

시즌 초반 단독 선두를 질주하는 두산과 달라진 뒷심으로 상위권을 호시탐탐 넘보는 LG의 대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빅이벤트였다. 모든 부담을 내려놓고 연휴의 여유를 만끽하는 수요일 밤. 그러나 짜릿한 승부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경기 시작 1시간 30분여 만에 산산히 무너졌다. 경기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두산의 일방적인 독주로 진행되면서 중반에 승부가 결정났기 때문이다.

유희관과 우규민, 제구력이 좋은 두 기교파 투수의 맞대결. 팽팽한 투수전이 될 것이라던 대체적인 전망과 달리 두산 타선은 LG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1회초 오재일의 투런홈런, 2회 최재훈의 적시타로 3점을 선취할 때만 해도 결과를 예상하기엔 시기상조였다. 그러나 두산의 5회초 공격이 진행되면서 1루측 스탠드를 가득 메운 LG 팬 일부가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두산이 5회에만 모두 12타자가 나서 8안타(1홈런·2루타 2개)로 8득점하는 예상 밖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 정수빈, 민병헌, 오재원, 김재호, 김재환이 안타를 쳐냈고, 두산의 새 선두타자 임무를 맡은 박건우는 5회에만 2번 타석을 밟아 선제 안타와 쐐기 3점홈런을 쳐내는 진기한 장면을 연출했다. 정수빈도 한 이닝 2안타의 주역이 됐다. 3-0으로 5회초 공격을 시작한 두산은 2사 1루에서 민병헌이 우익수 뜬공으로 3번째 아웃을 당하면서 기나긴 이닝을 마감했다. 5회가 끝나자 바뀐 스코어는 11-0. LG가 5회말 박용택의 적시 우측 2루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따라붙기에는 너무 늦었다.

오히려 두산이 6회초 김재환의 우월 3점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스코어가 14-1이 되자 1루 관중석의 약 1/3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LG의 무기력한 패인은 믿었던 투수진의 난조에서 찾을 수 있다. 시즌 초반 토종 최고 투수로 두각을 나타낸 우규민은 이날 전반적으로 공이 몰리면서 4이닝 9피안타 6실점으로 크게 부진했다.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 우규민을 관찰하기 위해 이날 잠실구장에는 3∼4명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투들이 자리했지만 큰 인상을 받지 못한 표정이었다.

여기에 0-5로 뒤진 5회 무사 2루에서 등판한 좌완 진해수는 9타자를 맞아 3점홈런 포함 5피안타 5실점하면서 경기를 되돌릴 수 없는 지경으로 몰고 갔다.

사실상 넘겨준 경기인데다 다음날 같은 팀을 상대로 낮경기가 예정돼 있다. LG 덕아웃으로선 진해수로 최대한 버틸 심산이었지만 결과는 의도와 달리 최악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두산 타선은 최근 보이던 침체 기미에서 벗어나 정신없이 안타쇼를 펼쳤다. 7회까지 무려 20안타를 쏟아내며 저마다 '타율관리'를 톡톡히 했다. 두산은 경기를 끝내기도 전에 역대 66번째로 선발타자 전원 안타와 득점을 동시에 이루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경기의 최종 스코어는 17-1. 안타수는 21-4였다. 2만3천112명의 관중 가운데 절반에겐 최고의 수요일 밤이었지만 나머지 절반으로선 잊고 싶은 144경기 중 하나였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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