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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수] 게임 자체를 바로봐야


[문영수기자] 게임은 해롭고 우리 아이들을 중독시키는 나쁜 것이라는 우리 사회 통념을 뒤집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일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지난 2년간 2천여명의 청소년과 부모를 심층 분석한 결과, 게임 과몰입은 게임 자체가 유발하는 것이 아닌, 개개인의 자기 통제력(self-control)에 달려있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연구진은 부모의 과잉 간섭이 아이들의 자기 통제력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게임 때문에 우리 아이가 공부를 안한다며 자녀를 다그치는 부모가 오히려 아이의 게임 과몰입을 부추긴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적잖은 의미를 가진다. 게임은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이 아니며, 아이들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 입시 환경과 여유를 주지 않는 경쟁 사회가 게임 과몰입을 일으키는 요인이라는 게임업계의 주장에 신빙성이 더해져서다.

물론 이번 연구가 게임 과몰입에 대한 모든 진리를 제시했다고 볼 순 없을 것이다. 지난 2년간의 연구 결과를 정산한 것일 뿐 추가적인 연구 과정에 따라 달라진 발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다만 게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가 의미가 있다고 본다. 게임을 보다 중립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 만으로 가치가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게임에 대해 부정적 입장만을 이어왔다. 이미 게임이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을 정도다. 게임은 '해로운 것'이라는 낙인이 찍힌 것과도 무관치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선 게임 그 자체를 올바르게 바라보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한덕현 중앙대학교병원 교수는 "인류사와 궤를 함께 한 알코올에 대한 중독 현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것이 1900년대 이후"라며 "생겨난지 수십년도 채 되지 않은 게임에 대해 좋고 나쁘다는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했다. 일단 게임 자체에 대한 연구부터 하고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볼지, 긍정적으로 바라볼지 결정하자는 취지다.

정의준 건국대학교 교수 역시 "게임 중독 보고는 주로 한국과 중국에서 이뤄지는데, 미국과 유럽 등 인터넷이 발달한 국가에서는 보고가 거의 없다는 점도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환경적 특수성을 심도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동의했다.

최근 쓰이는 인터넷 신조어 중 '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라는 뜻의 '답정너'라는 표현이 있다. 그동안 게임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이 바로 이러한 답정너와 다를 바가 없다. 충분한 연구가 없이 게임에 대한 답을 내려선 곤란하다. 게임은 무조건 나쁘다는 답을 내리지 말고, 게임 자체에 대해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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