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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숙]열흘도 안 지났는데…총선 민심 잊은 여야


[윤미숙기자] 지난 13일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16년만의 여소야대, 20년만의 원내 3당 체제라는 기록을 남겼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양당체제 속, 민생은 뒤로한 채 정쟁에만 골몰하던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회초리를 맞았다. 그 사이 새정치를 외치던 국민의당이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38석을 확보한 것은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그만큼 뜨거웠다는 반증이다.

새누리당은 선거 초반 전체 의석(300석) 3분의 2에 달하는 180석을 바라봤으나 과반 의석에도 못 미쳤다. 이는 집권 여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심판이었다. 특히 텃밭인 영남이 무너진 점은 뼈아프다. 공천 과정에서 극에 달한 고질적 계파 갈등에 기존 지지층까지 등을 돌린 것이다.

새누리당을 누르고 원내 제1당 자리에 오른 더민주도 텃밭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나을 게 없다. 호남 28석 중 3석을 얻는 데 그쳤고, 야권의 심장부라 불리는 광주에서는 단 한 석도 못 건졌다. 호남 민심은 계파 패권정치에 매몰된 더민주를 심판했다.

이처럼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싸우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러나 총선이 끝난 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여야 정치권은 또 다시 집안싸움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새누리당에서는 '김무성 체제'가 무너진 뒤 원유철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는 문제를 놓고 친박계와 비박계 간 파열음이 일고 있다. 공천 결과에 불복, 탈당한 무소속 당선자들 복당 문제도 논란거리다. 차기 당권을 향한 계파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더민주는 '김종인 당 대표 추대론'으로 연일 시끄럽다. 비주류 측에선 내년 대선 때까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당권을 맡기자는 입장이지만 주류 측의 반발이 거세다. 사실상 대선을 겨냥한 주도권 다툼이 시작된 것이다.

이 같은 행태는 총선 민심에 역행하는 것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민심을 겸허히 받들겠다던, 지난 13일 밤 총선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때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야 한다. 선거 때만 머리를 조아리고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고개를 돌리는 구태와는 이제 그만 작별할 때가 됐다.

새정치를 외치며 38석을 확보한 국민의당의 역할도 막중하다. 변화와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담아 대화와 타협의 정치, 생산적인 정치를 구현하는 데 일조해야 한다. 국민의당 마저 총선 승리에 취해 오만한 모습을 보인다면 기득권 세력으로 지목했던 새누리당, 더민주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여야는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 이제 막 문을 연 4월 임시국회에서 민생법안 처리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20대 국회에서는 그간 목소리만 높였던 정치 개혁을 실천하는 것으로 총선 민심에 부응해야 한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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