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운전자가 자동차 핸들을 두들기면 그 자리에서 드럼이 연주된다. 차체 바닥에 부착된 센서를 이용하면 한층 더 풍부한 드럼 소리를 낼 수 있다. 동승자 시트에 추가로 장착된 센서와 태블릿 PC 등을 이용해 타악기와 키보드 연주를 더하면 밴드 공연 부럽지 않은 즉석 합주가 가능하다.
현대자동차 연구원들이 제작한 아이디어 차 '유캔콘서트'가 보여준 미래 자동차 모습이다. 자율주행 모드로 손과 발이 자유로워진 운전자는 차 내 각 부분을 악기로 활용해 연주할 수 있는 신개념 차량을 타고 운전 중에도 비트에 몸을 맡길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13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직접 제작한 신개념 이동수단을 선보이는 '2015 R&D 아이디어 페스티벌(R&D IDEA Festival)'을 개최했다.
올해로 6회를 맞이한 이 행사는 연구원 4~7명이 팀을 이뤄 이동수단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를 실물로 제작해 경연하는 현대차그룹 R&D 부문의 창의 활동 공모전이다.
올해 R&D 페스티벌에는 '유캔콘서트'를 포함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10개의 본선 진출팀이 차세대 이동수단을 선보였다.
특히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을 주제로 새로움과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미래 이동수단 아이디어들이 실제 이동수단으로 제작돼 눈길을 끌었다.
공중에서 물을 생산해 물 부족 지역으로 전달하는 사막화 방지 비행선인 '라이프 제플린(Life Zeppelin)'은 아이디어 측면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자전거 페달을 돌려 정수와 세탁을 동시에 처리해 아프리카를 구하는 '와프리카(Wafrica)', 태양열을 동력원으로 상황에 맞게 3단계로 변형이 가능한 '솔라 드림(Solar Dream)'도 시선을 모았다.
손과 발이 불편한 장애인이 머리와 어깨의 움직임만으로 차량을 조작할 수 있는 '오체불만차'는 휠체어에 모터와 헤드부분을 쉽게 탈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을 인정받았다.
또한 증강현실을 이용해 실제 보이는 환경에 가상의 구조물을 합성할 수 있는 '드라이빙 익스팬션(Driving Expansion)'과 가상현실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원격으로 운전을 대신하는 시스템인 '아바타 드라이브(Avatar Drive)'도 큰 박수를 받았다.
차체 자체가 커다란 바퀴가 된 원통형 자동차인 '오리진(Origine)'도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는 점과 집 안으로도 차가 들어갈 수 있도록 제작됐다는 점에서 점수를 받았다.
이날 참신성, 상품성, 기술력 등을 심사한 결과 '유캔콘서트'가 대상을, '오리진'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심사위원특별상의 영예는 '오체불만차'가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수상작품들을 향후 국내 모터쇼 등 각종 사내외 행사에 전시하고, 연구원들의 창의적이고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들을 홍보할 예정이다.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분야에서 현대차는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제품군의 확대 적용에도 적극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행사와 관련해 "예년보다 작품이 훌륭하다"며 "자동차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