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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림]'냉장고를 부탁해', 맹기용 논란이 남긴 것


'2승' 맹기용, 매 경연 논란 직면…시청자는 장인을 원한다

[권혜림기자] 첫 출연부터 도통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기세 좋게 2승을 차지하며 감격의 별을 달았지만, 안방의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인기 상승 가도를 달리는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유일하게 '문제적 인물'로 언급돼 온 셰프 맹기용의 이야기다.

'맹모닝'으로 한 차례 곤욕을 치렀던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연출 성희성)의 셰프 맹기용은 지난 22일 방송에서 소녀시대의 냉장고 속 재료로 만든 메뉴 '오시지'로 박준우 셰프를 제치고 승리를 거뒀다. 홍진영 냉장고 편의 '이롤슈가'로 김풍의 '흥칩풍'을 꺾은데 이은 두 번째 승리다.

하지만 이번에도 논란은 뒤따랐다. 방송 직후 '냉장고를 부탁해'의 시청자게시판은 그가 한 블로거의 레시피를 도용했다며 들썩이고 있다. 첫 출연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던 맹기용은 '이롤슈가'로 첫승을 이루고도 결과물과 조리 과정을 둘러싼 역량 시비에 휘말렸다. 하차설이 보도되기도 했던 이날 방송분에서도 자질 부족의 의심을 씻지 못했다.

시청자들의 지적에는 '맹모닝' 논란 당시만큼이나 날이 서 있다. 맹기용이 선보인 요리 '오시지'와 한 블로거가 지난 2010년 자신의 블로그에 레시피를 게재한 '수제 오징어 소시지' 요리가 아이디어, 모양새 등의 면에서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오징어를 소시지로 가공한다는 착상이 흔한 것이라는, 즉 맹기용의 요리를 레시피 도용이라 비난하기엔 과하다는 반박도 있다. 흥미롭게도 이런 맥락의 변론은 도용 논란에 반기를 드는 동시에 메뉴의 독창성을 부정하는 양날의 검이 됐다. '오시지'가 도용의 결과물은 아닐지 몰라도, 한 셰프에게 기대할만한 창조적인 레시피 역시 아니라는 이야기다.

잘 나가던 '쿡방'('요리하다'라는 뜻의 Cook과 '방송'이 결합된 신종 합성어)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은 한 순간이었다. 꽁치 통조림으로 요리를 하며 비린내를 잡지 못했던 새 출연자 맹기용은 자질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야심차게 섭외한 '꽃미남 셰프'가 위기에 처하자, 제작진은 비호에 나섰다. 지난 8일 방송분은 비난에 직면한 맹기용의 심경, 그를 감싸는 다른 출연진의 모습을 비췄다. 하지만 시선은 더욱 차가워졌다. '제작진의 맹기용 감싸기'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MC가 대형 통조림을 선물하고, 그가 나서는 매 경연마다 '맹모닝'을 언급하며 '디스'를 해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출연자의 엉성한 실력과 제작진의 특별 대우가 빚은 불균형의 결과였다.

지난 2014년 11월 첫 방송을 시작한 '냉장고를 부탁해'는 최현석, 이연복, 샘킴, 정창욱, 미카엘 등 실력파 셰프들의 활약이 이어지며 안정기를 맞았다. 시청률은 날았고, 체감 반응도 뜨거웠다. '썰전' '마녀사냥' '비정상회담' 등을 잇는 JTBC 간판 콘텐츠의 탄생이었다.

그러나 구성의 안정성이 인기의 지속을 담보하진 못한다. 새 피의 수혈은 활력을 더할 방책이었다. 다행히 '냉장고를 부탁해'의 출연진 구성은 상대적으로 유연하다. 화려한 배경, 출중한 외모를 갖춘 젊은 셰프 맹기용은 제작진이 충분히 탐낼 만한 카드였다.

패인은 누락된 '기본'이었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기존 셰프들은 나이를 떠나 넓은 의미의 장인으로 불릴 만한 실력파들이다. 전직이나 겸직을 한 이들, 혹은 전업 셰프가 아닌 출연자라 해도 실력은 쟁쟁하다. '야매 요리'에 능한 웹툰 작가 김풍, 요식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 홍석천, 박학다식함과 섬세한 실력으로 호응을 얻은 박준우 기자가 이만한 자질 논란에 휩싸인 적은 없다.

세 차례의 요리 경연에서 매번 논란과 비판의 꼬리표를 단 맹기용의 출연은 결국 호평 일색이던 프로그램에 생채기만 남겼다. 제작진은 장인의 등장을 기다린 시청자들에게 셀러브리티를, 그것도 꽤나 고집 있게 들이민 격이다. 비판이 이는 것도 당연하다.

채널 관계자에 따르면 맹기용의 하차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많은 '쿡방' 프로그램들의 제작진은 지금 이 순간에도 대중 앞에 나서지 않은 실력파 요리사들을 섭외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시청자들은 '훈남' 셰프가 아닌, 재야의 고수를 기다린다. 방영 7개월 차, '냉장고를 부탁해'가 시청자의 부탁을 살필 때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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