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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의 한화, SK 만나 증명한 것들


끈질긴 면모 보이며 SK에 2연승…송창식-이동걸 호투도 '눈길'

[한상숙기자] 4년 만에 돌아온 프로 무대. '야신'은 적으로 만난 SK를 사정없이 괴롭혔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5일 대전 SK전에서 7-6으로 이겼다. SK를 이틀 연속 울린 한화는 11승 10패를 기록했다. 5할 승률에 플러스가 붙었다. 반면 SK는 2연패에 빠졌다.

중반 이후 끌려가던 한화가 패배를 당하는 듯했지만, 9회말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한화는 기세가 올랐고, 그만큼 SK가 당한 충격은 컸다. SK는 김성근 감독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지휘했던 팀. 김 감독은 SK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끈끈함을 한화에서 재현했다.

SK 누른 뒷심

한화의 뒷심이 대단했다. 2-2로 맞선 7회초 SK 공격 . 무사 만루에서 임훈의 희생플라이와 이명기의 우전 적시타로 SK가 앞서갔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이재원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5-2로 점수가 벌어졌다. 한화 네 번째 투수로 나선 배영수가 0.1이닝 만에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내주고 3실점하는 바람에 승리가 멀어지는 듯했다.

한화는 포기하지 않았다. 7회말 권용관과 김태완, 이용규의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들면서 SK 에이스 김광현을 끌어내렸다. 이어 바뀐 투수 문광은의 폭투와 최진행의 우전 적시타로 2점을 만회했다.

SK가 9회초 달아나는 점수를 냈다. 2사 1, 3루에서 정상호가 좌전 적시타를 때렸다. 점수는 6-4, 2점 차가 됐다. 이 정도면 쐐기타였다. 그러나 한화는 끝까지 물고 늘어졌고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9회말 2사 1, 2루에서 최진행이 중전 적시타를 날려 1점 차로 따라붙었다. 김태균이 내야안타로 출루해 만루를 채웠고, 김경언이 SK 마무리 윤길현으로부터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타점 끝내기 적시타를 날려 천금같은 승리를 거머쥐었다.

한화는 올 시즌 들어 7회까지 뒤졌던 경기에서 승리 없이 8패만 당하고 있었다. 이날 역전승으로 한화의 새로운 가능성이 피어났다.

"이동걸이 고비 막았다"

한화의 극적인 승리에 주역은 끝내기타를 친 김경언이지만, 마운드의 활약도 뒷받침됐다. 선발 등판이 예정됐던 탈보트가 왼쪽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해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결국 올 시즌 중간 계투로 8경기에 등판해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했던 송창식이 깜짝 선발로 나섰다. 송창식에게 선발은 익숙한 자리가 아니다. 지난해 26경기에 등판했을 때도 선발 등판은 단 한 차례뿐이었다.

그러나 송창식은 갑작스러운 선발 등판에도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냈다. 이날 송창식은 SK 에이스 김광현과 맞대결해 5이닝 4피안타(1홈런) 3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대등하게 맞섰다. 김광현의 성적은 6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4실점(2자책)이었다.

경기 막판 한화 마운드는 이동걸이 지켰다. 지난해까지 1군 22경기 등판에 그쳤던 이동걸은 지난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빈볼 논란으로 주목을 받은 뒤 23일 LG전 1이닝 등판에 이어 이날 시즌 3경기째 등판했다. 그는 2-4로 뒤진 7회초 1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아 2.2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사실상 패전처리로 나간 셈이었지만 큰 흔들림 없이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이동걸은 9회말 역전 끝내기 승리로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데뷔 9년 만에 맛본 감격적인 첫 승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송창식이 너무 잘 던져줬다. 이동걸은 나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 배영수가 좋지 않았는데, 이동걸이 고비를 잘 막아줬다"면서 흐뭇해 했다.

'한 방'도 있다

SK로서는 달아날 기회가 충분했다. 그러나 찬스마다 번번이 만족스러운 점수를 올리지 못해 한화에 발목이 잡혔다. 3회초 1사 1, 2루에서 김성현이 병살타로 흐름을 끊었고, 6회초 2사 2루에서는 브라운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5-2로 달아나고 이어진 7회초 2사 만루에서는 브라운이 초구에 우익수 뜬공으로 잡혔다. 8회초 2사 1, 3루에서 나주환이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됐고, 9회 2사 1, 2루에서는 박재상이 땅볼로 발길을 돌렸다.

SK는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이 터지지 않아 근소한 리드를 이어가면서 한화에 추격을 허용했다. 그리고 한화는 끈질기게 따라붙다가 9회말 마지막 찬스서 김경언의 '한 방'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김성근 감독은 "마지막까지 좋은 시합이었다. 선수들의 힘이 느껴진다"고 달라진 한화의 모습을 말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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