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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틱' 필, 광주에 내린 선물같은 사나이


광주서만 홈런 5방…3월29일 LG전 끝내기 투런, 23일 롯데전 동점 만루포

[정명의기자] 어떤 수식어가 어울릴 지 고민스러울 정도다.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선수 브렛 필(31)이 드라마틱한 장면을 또 한 차례 연출해냈다

필은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2-6으로 뒤지던 9회말 동점 만루포를 쏘아올렸다. 패색이 짙던 KIA는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진 만루 찬스에서 이홍구의 끝내기 밀어내기 사구로 7-6 승리를 거뒀다.

필의 앞에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어준 선수들, 필의 동점포 이후 경기를 끝낸 선수들의 공헌도 있었지만 이날 KIA의 극적인 역전승 수훈갑은 단연 필이었다. 4점의 열세를 한 방에 만회한 필의 홈런이 터지지 않았다면 KIA의 승리는 장담할 수 없었다. 또한 굳이 따지자면 이홍구가 얻어낸 밀어내기 사구보다는 필의 동점 만루포가 KIA 팬들에게는 훨씬 짜릿한 순간이었다.

필은 지난달 29일 있었던 LG 트윈스와의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도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했다. 5-6으로 뒤지던 9회말 상대 마무리 봉중근을 상대로 역전 끝내기 투런포를 터뜨린 것. 0-2로 뒤지던 3회말에도 승부를 뒤집는 3점 홈런을 때려낸 필은 이날 경기에서 홈런 2방으로 5타점을 쓸어담았다.

올 시즌 필은 5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홈런 5개가 모두 홈 구장인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터져나왔다는 점. LG와의 경기에서 2개의 아치를 그린 것을 시작으로 8일과 9일 NC를 상대로 3, 4호 홈런을 터뜨린 뒤 23일 롯데전 만루포로 5호를 기록했다.

NC전 홈런 2방은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하지만 KIA 홈 관중들에게는 패배 속 청량제와도 같은 홈런이었다. 나머지 3방은 모두 결정적인 상황에 터졌다. 역전 3점포, 끝내기 투런포, 9회말 동점 만루포. 문자 그대로만 해석해도 하나같이 극적인 홈런들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홈런뿐만이 아니다. 필은 광주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광주구장에서 타율이 3할7푼8리(45타수 17안타)에 이른다. 타점도 21타점 중 15타점을 광주에서 올렸다. 광주 팬들에게 필은 그야말로 선물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야구 실력으로만 홈 팬들을 감동시킨 것도 아니다. 필이 미국에 있던 임신한 아내를 광주로 불러 첫 딸을 얻은 얘기는 이미 유명하다. 그만큼 한국, 광주, 팀에 대한 애착이 큰 선수다. 팬들의 사인, 사진촬영 요청에도 흔쾌히 응하는 등 매너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인성 면에서 타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필의 활약은 팀도 구해냈다. 이날 KIA가 롯데에 패했다면 9승11패가 되며 5할 승률에서 점차 멀어지는 분위기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필의 만루포로 기사회생한 KIA는 짜릿한 승리를 낚으며 10승10패로 5할 승률을 맞췄다. '선물같은 사나이' 필이 만들어낸 드라마틱한 승리였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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