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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LG전 대패…송일수 경질의 결정적 사건


9월초 4연패 후 교체 고민…기대했던 지도력 실종 결정적 이유

[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는 왜 지난 겨울 야심차게 '모신' 송일수 감독을 1년만에 경질했을까.

지난해 12월 두산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팀을 이끈 김진욱 전 감독을 해임하고 송일수 당시 2군 감독을 1군 감독으로 선임했다. 두산은 곧바로 송 감독에게 3년 계약이라는 선물을 안겨줬지만 불과 한 시즌만에 또 다시 팀의 수장을 갈아치웠다.

결정적인 이유는 역시 도마 위에 오른 송 감독의 지도력이었다. 올 시즌 전까지 한 번도 1군 지도자 경험이 없던 송 감독은 선수단 장악에도 실패해 신망을 상당 부분 잃은 상태였다. 프런트는 물론 선수들과도 서먹한 관계가 시즌 끝까지 이어졌다.

인내심을 가지고 송 감독을 지켜보던 두산의 자제력이 무너진 결정적인 계기는 얼마 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휴지기를 마치고 야심차게 잔여시즌을 시작한 9월초. 두산은 첫 경기인 광주 KIA전을 3-1로 승리한 뒤 곧바로 4연패에 빠졌다.

4강 진입의 희망을 살려도 부족할 판에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오히려 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프런트 수뇌부는 감독 교체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김진욱 전 감독 대신 송 감독을 선임한 이유가 '중요한 순간 세밀하게 경기를 운영할줄 안다'는 것에 비춰보면 정반대의 결과였다. 잡아야 할 경기들을 내리 놓치면서 감독 교체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송 감독 경질을 최종 결심하게 된 계기는 라이벌 LG전 완패다. 9월 첫 원정 6연전을 2승4패로 마친 두산은 KIA와 한화를 상대로한 3경기서 2승1패를 거두며 4강 진입의 마지막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숙명의 라이벌인 LG와의 잠실 경기는 두산 프런트와 팬들의 마지막 꿈을 산산조각내고 말았다.

당시 컨디션이 좋은 오른손 투수 마야를 선발로 내세운 두산은 뜻하지 않은 마야의 '욕설 파문'으로 2-0으로 앞서던 경기에서 4회초 4점을 헌납해 2-4로 끌려갔다. 역전의 가능성은 여전히 있었지만 8회초 박빙의 상황에서 내세운 정재훈과 노경은이 합계 1.2이닝 9실점하면서 속절없이 경기를 내줬다. 특히 시즌 내내 부진해 자신감이 땅에 떨어져 있던 노경은을 경기 후반 접전 상황에서 내보낸 것이 결정적 실책으로 꼽힌다.

이 경기를 패하면서 두산은 감독 교체를 내부적으로 결정했고,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돌입한 끝에 김태형 코치를 차기 감독으로 영입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후는 일사천리. 1년 사이에 감독을 2명나 선임한다는 부담이 있었음에도 구단주 결재가 올라갔고, 박정원 구단주의 승인이 떨어지면서 최근 3년간 3번이나 감독을 교체하게 된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9월초 4연패에 빠지면서 감독 교체를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LG전 대패 이후 내부적으로 결심을 굳히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 신임 감독은 오랫동안 두산에 몸담으며 팀 사정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분이다. 우리 팀의 색깔을 되찾아줄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선임의 배경을 밝혔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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